2008년 7월 29일(화) 집 떠난 지 다섯째 날
찬이는 ㅅ 집으로 가고 세오녀랑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가 없는 ㅅ 은 찬이를 비롯한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다.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밖으로 나오는데, 한마음도 오후 일정 없이 숙소에서 쉬고 있다. 승범이가 똑 같은 '돌삐' 밖에 없는 유적을 더 이상 보기를 거부한 까닭이다.
씨와타 거리에 있는 '대박식당'에 들어갔다.
'곰설렁탕' 바로 옆에 있다.
예전에 '신대감 숯불갈비' 집이었는데 주인이 바뀐 모양이다. '신대감숯불갈비'는 6번 도로변 변두리로 장소를 옮겼다. 조아저씨네, 대박식당, 곰설렁탕은 모두 올드마켓과 가까운 씨와타 거리에 있어 자유여행자들이나 현지 거주 한국인들이 찾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국수와 김치찌개를 시켜서 먹다. 낮이라 그런지 한국인은 보이지 않는다. 음식이 너무 짜다. 가격은 5 달러-10 달러 사이.
자전거를 타고 오늘 저녁에 갈 '평양랭면관'을 찾아갔다. 하지만 영업 시간이 아니라고 문을 닫아놓고 있다.
경비원이 우리가 타고 온 자전거가 신기한 지 열심히 구경한다. 씨엠리업에는 현재 두 곳의 북한식당이 운영 중이다. '평양랭면관'은 예전 식당 맞은 편으로 위치를 옮겼다. 예전 식당 자리에는 미술 전시회를 열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대장금' 식당에 들러 명함 가지고 오다.
'하마식당'에 들러 하마 아줌마와 대화를 나눈다.
푸근한 이미지는 예전과 같다. 손님이 없는 오후 시간에는 직원들에게 한국어 교실을 열고 있다.
직원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는 걸 보니 하마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나중에는 큰 기업으로 성장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프놈펜에 고급 한정식 식당을 새롭게 차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뻥튀기 세 봉지를 얻다.
캄보디아에도 쌀값이 올라 공장에서 뻥튀기 납품 가격을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캄보디아 씨엡리업에 한국 음식점은 무려 30여개에 이르고 있다. 기름 값 인상과 한국 경제 위축에 따라 해외 관광객이 줄고 있어 이곳도 불황을 맞고 있다.
하마식당 명함은 한글로만 되어 있어 캄보디아인이나 외국인들이 찾기 어렵다.
6시에 '평양랭면관'에 모두 모였다. 냉면을 포함한 한식 일체다.
단체여행객들이 방문하면 나오는 메뉴들이다. 대박식당이나 하마식당에 비하면 음식 맛은 한참 떨어진다. 평양랭면관에서도 화학조미료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하마식당은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시마 등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있어 음식 맛이 훨씬 담백하다.
패키지 여행팀은 1인당 식사 요금 외에 음료와 술을 시켜 매상을 올린다. 평양에서 온 젊은 여성 접대원들은 우리들에게도 뭔가 비싼 술을 시키라고 권한다. 하지만, 물 조금 외에는 주류를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푸대접을 받는다. 외화벌이도 좋지만, 기본만 한다고 표나게 차별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반갑습니다'로 시작하여 '다시 만납시다'로 끝나는 짜여진 각본대로 그들은 무대에서 화려한 웃음과 솜씨로 재롱부린다. 캄보디아 무용처럼 조개껍질을 가지고 나와서 무용을 하기도 하고 현을 늘인 북한 가야금으로 뱃놀이를 연주한다. 우리 대중가요 '선창'을 멋들어지게 부르기도 한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
비린내 나는 부둣가에 이슬 맺은 백일홍
그대와 둘이서 꽃씨를 심던 그날 밤도
지금은 어디로 갔나 찬비만 내린다"
작사자 조명암이나 작곡을 했던 김해송 모두 월북하였지만, 남쪽에서 '금지곡' 목록에는 들어가지 않은 노래다. 바이올린과 아코디언도 꼭 등장하고, 강원도 아리랑도 부르면서 춤을 곁들인다.
'우리는 하나'라는 노래를 웃으면서 부르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연상되어 전체적으로 관객들의 반응은 조금은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다시 만납시다'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패키지 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나가 기념사진을 찍는다. 매상을 많이 올려준 손님들에게는 웃음도 훨씬 더 많이 판다. 7시 조금 지나 우리들도 자리에서 일어선다.
식사후 모두들 각자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한다. 나와 세오녀는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이 있다는 보레이 앙코르 호텔(Borei Angkor)을 찾아나서다. 6번 도로 예전에 묵었던 프리덤 호텔 가는 쪽에 있다.
호텔 안에 멋진 수영장이 있다. 캔비 책자 지도에는 이 호텔이 실려있지 않다. 캔비에서는 광고비를 내지 않으면 지도에 넣어주지도 않고 안내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어 정보지인 끄로마 트래블 가이드북(Cambodia Krorma Travel Guidebook) 지도에는 보레이 앙코르 위치가 나와있다. http://www.boreiangkor.com
돌아오는 길에 앙코르톰 호텔에 들르다. 종업원에게 사장님이 계신가 물어보니, 전화로 연락을 해준다. ㅊ 사장과 만나다. 지난 여행 때는 만나지 못하였는데, 이번에는 운이 닿았다. 캄보디아 부동산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여행사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점차 부동산 쪽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씨하누크빌에 새로 호텔을 하나 매입했다고 한다. 세오녀가 졸려서 자리에서 일어서다. 금요일 이후에 소주 한 잔 하기로 한다.
하마 식당에서 꼬들빼기 부부와 달쌉과 함께 모여서 술을 마신다. 꼬막 반찬이 맛있다. ㅅ 이 수민이를 맡아주는 바람에 꼬들빼기 부부가 갑자기 신혼부부처럼 홀가분하게 되었다. 수민이 아빠는 술을 조금 마시면 얘기를 아주 재미나게 한다.
비빔국수는 양도 많고 맛도 좋다. 12시 30분쯤 함께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다.
* 여행일자 : 2008년 7월 25일(금)-8월 24일(일) 30박 31일
* 여행장소 : 포항-서울-태국 방콕-아란-캄보디아 뽀이뻿-씨엠리업-바탐봉-씨엠리업-태국 방콕-타이완 타이중-컨띵-까오슝-타이페이-서울-포항
* 함께 여행한 이 : 태국-캄보디아(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회원 17명)
이후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여행
* 환전 : 1달러=1,012.38(2008년 7월 외환은행 사이버환전 70% 우대)
1달러를 4,120 리엘로 바꾸다(2008년 7월 28일, 씨엠리업 HK 환전소)
* 1994년부터 시작된 연오랑의 아시아 여행은 벌써 서른 네 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meetangkor
첫댓글 한국식당에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타국에서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수민아빠는 정말 재미있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