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이 시인의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 여행』
약력
김석이 시조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201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으로 등단하였고,
시조집으로 『비브라토』, 『블루문』,
『소리적꽂이』(아르코 나눔 도서 선정),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4권을 출간했다.
천강문학상, 중앙시조 신인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번에 30년 동안 피아노교습소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써온 첫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을 출간한다.
kuksinnae@naver. com
시인의 말
동심은 늘,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그리움이다.
2024년 8월
김석이
빗방울 기차 여행
소나무 잎사귀에 매달린 빗방울
기차놀이 오종종종 찾아가는 구석마다
메마른 나무 입술을 촉촉하게 적셔요
힘이 없던 나무들이 반짝하고 눈을 떠요
고맙다고 손 흔드는 그 마음에 신이 나서
빗방울 기적소리로 토독토독 달려가요
참새 나무
참새 떼 겨울나무를 뒤덮고 앉았어요
나무가 추울까 봐 잎이 되고 열매 되고
곧 봄이 다가온다고 희망 가득 날라 줍니다
책 속의 여행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이 넓어져요
물음표가 빙빙 돌아 느낌표로 바로 서고
가슴을 열어젖히며 두 손 번쩍 들어요
모르는 것
궁금한 것
차곡차곡 쌓아놓고
오늘도 책 속에서 꿈의 씨앗 골라가며
생각에 풍선을 띄워 높이 높이 날려요
옹기종기
보도블록 틈새에 민들레꽃 냉이꽃
쪼그리고 앉아서 소꿉장난 하나 봐
바쁘게 날아온 나비
끼워 달라 팔랑팔랑
물 위에 둥둥
빗줄기 타고 내려와 가지 끝에 매달리고
웅덩이에 숨어들어 하늘도 갖다 놓고
지웠다 다시 그렸다 옮겨놓는 별자리
등꽃 모빌
여기 한번 쳐다봐
보랏빛 종을 흔들자
아이들 눈망울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향기가 쏟아집니다
마음으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