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사람들이 이 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신청곡으로 쇄도한다는 소문도.
그런데 이 곡은 마약에 대한 곡이다. 하지만 심리적 취약성이란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볼 수 있을지도.
곡의 구성이나 전개가 대곡성향에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인다는 점은 들으면 명백하다.
다만 요새 다시 가사를 들여다보면서 그 뛰어남에 새삼 감탄하고 있다. 라임 맞추는 것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가사의 전후로 호응이 충분하며 그로인해 곡의 이미지나 분위기가 명징하다. 헤비메탈은 백인음악의 적통이라 할 수 있는데, 백인음악을 듣는 재미는 이런 완벽성의 탐닉에 있다.
메탈리카 음악이니까
[시끄러움 주의]
가사 뉘앙스를 따라 약간씩 의역했다.
가사 설명 전에 전체 분위기를 개설하자면, 마약 중독자(Puppets)와 마약 중독자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악령적인 존재(Master
Of Puppets)가 번갈아가며 화자로 등장한다. 이런 악령적 세계관은 쓰래쉬메탈에서는 흔히 보이는 것.
"Master Of Puppets"
End of passion play, crumbling away
수난극은 이제 끝나고, 부서져 나간다
(이하 설명은 괄호안에: 왜 하필 '수난극'이라는 표현을 썼는지는 가사 뒤에 반복적으로 호응하는 부분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악령술사에게 매번 영혼을 바치는 수난극을 뜻한다. 그 수난극의 현실적인 정체는 마약 금단증상에 따른 고통에 불과하기에 거짓 수난극이다.
Crumble은 빵이 가루로 되는 것처럼 덩어리가 가루로 부서지는 것을 뜻한다. 마약중독자가 마악을 가루로 만들기 시작하는 장면이며, 금단증상으로 모든 삶과 인격이 부서져서 떨어져나간다는 뉘앙스를 갖고 있기도 하다)
I'm your source of self-destruction 난 너의 자아 파괴의 원천이야
Veins that pump with fear, sucking darkest clear 공포에 펌프질 하는 핏줄, 절망을 빨아들여
(금단증상에 따른 공포에 마약주사를 놓는 모습인데, darkest 와 clear를 대비시켰고, clear는 마약이 투명하기도 하기에)
Leading on your death's construction 너를 죽음으로 서서히 이끈다.
(단번에 죽는 것이 아니라, 죽음같은 삶을 거쳐서 죽음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모습. 뒤에서 계속 같은 분위기가 호응되는 것을 볼 것이다)
Taste me you will see more is all you need 날 맛보면 넌 더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될거야
You're dedicated to how I'm killing you 넌 내가 널 죽이는 데에 봉헌된다
(악령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부분. 서울을 봉헌한 어떤 마릴린 맨슨 닮은 사람이 생각난다면...)
Come crawling faster, obey your Master 더 빨리 기어라. 너의 주인님에게 복종해라
(Crawling에 특히 come을 붙인 것은 마약 중독자들이 흔히 겪는다는 벌레가 기어올라오는 듯한 환각을 뜻하기도 하는 듯)
Your life burns faster, obey your Master, Master 너의 삶은 더 빨리 타버린다. 너의 주인님에게 복종해
Master of Puppets, I'm pulling your strings
꼭두각시의 악령, 나는 너의 줄을 당길 것이다
Twisting your mind and smashing your dreams
너의 마음을 뒤틀어버리고 너의 꿈을 박살내버릴 것이다
Blinded by me, you can't see a thing
나에 눈이 멀어 너는 아무것도 보지못해
Just call my name, `cause I'll hear you scream 내이름을 부르는 그때, 나는 네 비명을 들을 것이다
(가령 마약 딜러에게 '필로폰 하나 줘'라고 마약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괴뢰의 악령은 그것을 고통에 찬 비명소리로 들을 것이며)
Master, Master
'주인님, 주인님' 이라고
('필로폰' 이 아니라 '주인님'으로 들을 것이라는 악령적 세계관)
Just call my name,`cause I'll hear you scream
Master, Master
Needlework the way, never you betray
주사바늘에 넌 절대 거역할 수 없고
(도치문인데, 도치를 함에 따라서 라임이 살아날 뿐만 아니라 악령적 세계관을 강화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 가사는 'Needle work
the way..'처럼 들릴 수 있는데, work의 뜻 중에는 '점점 어떤 상태로 되게하다'는 것이 있다. 이때의 특징은 사물이 주어로 나온다.
Your shirt has worked out 이라 하면 '너 셔츠 빠져나왔다'는 뜻이다. 주사바늘이 마치 악령이 씌운듯이 악령의 도구가 되어 자기 일을 하고, 사람인 중독자는 절대 배신하지 못하는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Life of death becoming clearer 죽음같은 삶이라는 것이 점점 더 명백해지지
(Work를 앞에서 '점점 어떤 상태로 되게하다'의 뉘앙스가 나도록 썼으니까 뒤에서 clearer로 호응하는 것이다. 마약에 중독되었다고 단번에 죽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파멸해가기 때문에 살아있으되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의 삶이라고 보는 것)
(중독자에게는 삶이 고통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기에 독점을 했다는 것이고, 이 고통은 반복되기에 의식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1절의 맨 처음에 '수난극'이라는 표현을 왜 썼는지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Chop your breakfast on a mirror (영화 같은데서 볼 수 있는, 마약 중독자가 거울위에 마약 놓고 면도칼로 부수는 장면 생각하면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도 안먹고 마약부터 부수기 시작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Taste me you will see more is all you need You're dedicated to how I'm killing you
Come crawling faster, obey your Master Your life burns faster, obey your Master
Master
Master of Puppets, I'm pulling your strings
Twisting your mind and smashing your dreams
Blinded by me, you can't see a thing
Just call my name, `cause I'll hear you scream Master, Master
Just call my name,`cause I'll hear you scream Master, Master
간주
(마약중독자가 화자로 등장한다)
Master, Master Where's the dreams that I've been after? 주인님, 주인님 제가 쫓던 꿈은 어디에 있습니까?
Master, Master You promised only lies 주인님, 주인님 저에게 거짓말만을 약속하셨군요
Laughter, Laughter All I hear and see is laughter 웃음, 웃음 밖에 들리고 보이지 않아요
Laughter, Laughter laughing at my cries 웃음, 웃음, 제 비명을 들으면서 웃고 있군요
Fix me!
(Fix가 속어로는 마약주사를 뜻한다)
간주 (다시 악령이 화자로 등장한다)
Hell is worth all that natural habitat 지옥은 그에 걸맞는 자들을 위해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
(Worth에는 '소유하고 있는'의 뜻도 있다. 바로 뒤로 이 지옥의 재산목록이 나열되기 시작한다...)
Just a rhyme without a reason (영어표현중에서 without rhyme or reason 을 연상하게 한다. 이는 '무의미한, 조리없는'의 뜻이다. 바로 뒤에 나오는 가사 내용을 보면 마약 중독자가 찌들어서 이성이 파괴되어가는 상황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약중독자가 의미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것이 마약중독자가 스스로 어떤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악령이 씌워서 지옥의 재산을 자랑하는 것이라는 표현)
Neverending maze, drift on numbered days 끝나지 않는 미로, 시한부 인생의 표류
Now your life is out of season 이제 너의 삶은 끝이야
(정확한 뉘앙스는 out of season은 '한물간'의 뜻이므로, 앞에서 꾸준히 구축해온 이미지 대로 '죽음과도 같은 삶', '이성을 잃어가며 의미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상태' 와 호응한다)
I'll occupy I'll help you die. 난 (널) 정복할 것이다 네가 죽는 걸 도와주겠어
I will run through you Now I rule you too 난 널 (주사바늘로)찌르고 이젠 너를 지배한다
Come crawling faster, obey your Master Your life burns faster, obey your Master
Master
Master of Puppets, I'm pulling your strings
Twisting your mind and smashing your dreams
Blinded by me, you can't see a thing
Just call my name, `cause I'll hear you scream Master, Master
Just call my name,`cause I'll hear you scream Master, Master
Ha ha ha ha......
마약에 관한 노래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겠지만...
박근혜가 진짜 꼭두각시처럼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몰랐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극단적인 심리적 의존에 있다. 이 경우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해도 가치판단이 안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타인이 자신의 삶을 조종하게 된다.
우리는 어떨까? 우리는 과연 자신있게 우리의 삶의 기준을 스스로 세우고, 자신이 스스로 확립한 관점에 따라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너무나 많은 꼭두각시의 악령들이 존재함을 본다. 그것은 때로는 철학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애국심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혹은 다른 숱한 모습으로 다가와 거짓 유토피아를 제시하며 수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예를 들어서 종교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는 현재 무교이다. 하지만 '나는 죽을때까지 무교로 남을 것이다'라는 말은 교만일 수 있다. 이러다가 갑자기 내일 탁발승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갑자기 내일부터 '매드맥스: 성령의 불길'을 찍을 수도 있겠지.
기독교 자체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고, 종교가 사람들의 심리적 취약점을 이용한다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근데 저 교회 사이비인건 아니겠지 ㄷㄷ 요새는 그쪽으로 불신에 휩싸여서...
사진 출처는 잘 모르겠음. 걍 하드에 들어있었음.
다만, 죽을때까지 무교로 '살고 싶다'고는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가능한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엄청난 일을 벌이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나의 심리적인 맹점들을 알아보고 하나씩 줄여나가는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그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