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철학이야기‘신선이 되는 방법’-포박자(2)
앞의 제 70화에서, 수십 년 동안 서랍 속에 갇혀있던 거북이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버젓이 살아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하여야 불로불사의 신선이 될 수 있을까?
포박자에 의하면, 세 가지를 행해야 하는데, 그 세 가지란 보정(寶精-정기를 보전함)과 행기(行氣:숨결을 잘 통하게 함), 그리고 한 알의 대약(大藥)을 먹는 일이다.
먼저 보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이를 순리적으로 쓰면 아들딸을 낳아 잘 기를 수 있지만, 함부로 쓰면 더욱 늙어버리거나 또는 어린아이로 되돌아오고 만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느 정도 욕망을 누리되, 그것을 적당히 절제하여 음양이 서로 조화되도록 함으로써 타고난 원기를 보호해야 한다.
다음으로 행기란 곧 기(氣)를 운행하게 하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기란 흔히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가 아니라, 선천적으로 혼합된 진정한 기를 말한다. 그리고 행기하는 방법은 코로 들이마셔 내뿜는 양이 들이마시는 양보다 적게 하는 것인데, 이렇게 천천히 하다 보면 숨 쉬는 데 감각이 없어져 어느 틈에 순수한 자연의 경지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때는 마치 어머니 뱃속에 있는 태아처럼 거의 코로 숨 쉴 필요가 없어지므로 이것을 태식(胎息:가만가만 숨을 쉬어서 기운이 배꼽 아래에 미치게 하는 것)이라고 부른다.
태식의 효과로서는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며, 스스로 신통한 능력을 갖추게 되어 물과 불 속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칼에 맞아도 몸이 상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보정이나 행기는 오직 우리의 수명을 연장시킬 뿐이고, 신선이 되는 길은 따로 대약을 먹는 데 있다. 그 약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하급의 약은 다만 병을 치료할 뿐이고, 중급의 약은 양성(養性:재능을 키워 자라게 함)할 수 있는 데 그친다. 오직 상급의 약에 의해서만 장생불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약은 풀과 나무가 아니라, 단사(丹砂:붉은 모래)와 황금(黃金), 백은(白銀), 오옥(五玉:다섯 가지 빛깔의 구슬), 운모(雲母:화강암에 분포. 전기 절연체나 유리 대신으로 널리 쓰임) 같은 광물질을 원료로 하며, 그 가운데서도 단사와 황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제일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는 열을 가하면 가할수록 더욱 이상야릇하게 변하며, 불 속에 넣고 거듭 단련하여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면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므로, 금단(金丹:장생불사의 영약)을 먹은 후에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선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도달하는 신선에는 다시 세 종류가 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선인(仙人)은 하늘로 올라가 천관(天官:하늘을 다스리는 최고의 자리)이 되고, 그 다음의 선인은 곤륜산(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신성한 산. 불로불사약의 주인인 서왕모가 살고 있다고 함)에 가서 불로장생하며, 세 번째의 선인은 영원히 인간 세계에 남아 천년이 넘도록 산다고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포박자는 인간이 얼마든지 신선이 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구도(求道)의 믿음을 불어 넣어주었다.
또한 미신을 타파하기 위하여 도기(導氣:기를 모아 끌어들이는 일)와 연금설(鍊金說:질이 낮은 금속으로부터 귀금속이나 불로장생의 약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는 이론)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며, 선인(仙人)은 반드시 착한 일을 행해야만 추구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것이 부족하면 아무리 선약을 많이 먹어도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리하여 모든 사람에게 착한 행위와 덕 쌓기를 권유한 포박자의 윤리사상 가운데에는 유가 사상이 보태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동진(東晋)의 도교 이론가였던 포박자(抱朴子, 본명은 갈홍)는 의학자이자 연단술사로서 화학 및 의학의 발전에도 상당한 공헌을 하였다.-포박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