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에서도 바라는 당신. 지금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비법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발칙한 전략으로 결혼에 성공하는 야무진 여자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수칙.
ⓒmarieclaire 글/사혜정(마리끌레르) Photographed by CHI HAN BI
위에 결혼하지 않은 친구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걸 발견한 것도 벌써 한참 전 얘기다. 가뭄에 콩 나듯이 찾아오는 금쪽 같은 휴일을 친구들 대신 후배들의 결혼식에 헌납하고 있을 때 일찌감치 깨달아야 했는데. 딱히 결혼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는 아니었지만, 입맛이 썩 달지도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서른이 됐든, 마흔이 됐든 싱글이란 사실이 별로 남다를 것도 없는 곳이 있기는 하다. 그건 바로 패션 잡지사 편집부다. 세상 기준대로 하자면 결혼을 했어도 벌써 했어야 할 나이의 싱글들이 유독 잡지사에만 버글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 싱글인 어느 30대 후반 선배의 주장이었다. “바쁜 건 그렇다고 쳐. 남자가 별것도 아닌 일로 헤매는 꼴 보면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직접 해결해야 속 시원하지, 잘못한 일 있으면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후배 야단치듯 하지, 내숭 떨고 연락 오기만 기다리는 법도 없잖아? 일찌감치 결혼한 애들은 남자 만났을 때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구. 결혼, 딱 그 한 가지만 보는 거야. 너 그럴 수 있어?” 물론 못 그런다. 리자 데일리라는 미국의 칼럼니스트가 쓴 ‘야무진 여자, 발칙한 결혼’은 이상형의 남자를 사로잡아서 3년 안에 결혼할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준다고 호언장담하는 책이다. 유달리 남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자신의 엄마와 이모, 친구들에게서 전수받은 비법을 총동원해서 썼다는 이 책을 참고해서 칼럼 하나를 만들어보기로 했는데, 이게 영 쉽질 않다. 에디터는 야무지질 못해서 그런지 발칙하게 결혼하는 건 물 건너간 것 같다. 그래도 야무진 독자라면 다를지도 모른다. 내용인즉슨 이렇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지 않으면 고양이도 못 잡는다 먼저 자신을 가꿔야 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한껏 발산해보라. 자신이 정말로 아름다운 여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선 잘 먹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운동을 하자. 물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건강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센스 있는 여자들은 최소 8주에 한 번은 머리를 자르거나 손질한다. 단,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한 달이 채 안돼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건 절대 금물! 감정이 극도로 격해 있는 시기에는 머릿결 손상을 방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한 달 이상은 기다려라. 외출할 때는 누구를 만나든, 장소가 어디든 항상 남자를 만나러 갈 때의 차림으로 나가자. 미니스커트와 정장용 샌들 차림으로 잠자리에 들거나 식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딜 가든 무슨 일을 하든 간에 항상 가장 멋진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스스로를 가꾸는 일을 인생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
데이트 신청은 여자가 ‘할 짓’이 아니다 남자에게 절대로 먼저 데이트 신청은 하지 마라!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은총을 베풀기만 하면 된다. 아무리 수줍음을 많이 타는 남자라도 정말로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용기를 내서 데이트 신청을 하고야 만다. 그렇지 않으면 진심으로 데이트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라. 당신이 먼저 데이트를 신청하면 남자는 당신의 마음이 상할까봐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을 헤픈 여자로 생각하고 하룻밤의 섹스를 위해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48시간의 법칙 최소한 48시간 전에 데이트를 신청하지 않으면 거절해라. 금요일 밤에 데이트하기 위해서는 수요일 전에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48시간 법칙은 물론 주중에도 적용된다. 이 법칙을 따르면 우선 남자의 전화를 잠자코 기다리는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줄 수 있다. 당신은 매우 바쁘고 활동적이며 당신을 원하는 사람이 항상 많은 여자가 되는 것이다. 한번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하면 다시는 데이트 신청을 하지 않을 거라고 걱정하진 마라. 놀랍게도 그 반대다. 일종의 경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남자가 매 주말마다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더라도 매월 셋째 주말은 항상 친구나 가족과의 약속을 잡아놓는 것이 현명하다. 당신과 함께 있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남자만 만나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당신을 즐겁게 해줄 그 무엇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 함께 있을 때나 당신만의 시간을 즐길 때나 변함없이 당신의 인생을 존중해주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신에게 큰 의미가 없는 사람이다.
흑싸리는 과감하게 버려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사람과는 만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당신을 학대하는 사람도 만나서는 안 된다. 당신을 사랑한다면 깔보지도, 지배하지도, 해를 입히지도 않는다. 한 번이라도 그런 행동을 한 남자라면 진심은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용서를 빌더라도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 한다. 남을 학대하는 사람은 그 짓을 반복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부남과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사귀지 말 것. 바람을 피우는 게 처음이라고 말하더라도 믿지 말고, 부인과 이혼하고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는 다른 여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당신을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이다. 진짜 사랑에 빠진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결코 없는 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당신을 속이는 사람도 만나면 안 된다. 한 번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런 일은 또 벌어지게 마련이다.
남자에게 절대 전화하면 안 되는 이유 먼저 전화하지 마라. 당신에게 빠지도록 만들려면 남자가 쫓아다니도록 해야 한다.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원칙. 전화를 끊어야겠다는 말을 항상 먼저 꺼내라. 그러면 남자는 조금이라도 더 통화를 하고 싶어 할 테니까. 데이트할 때도 마찬가지. “이제 그만 가봐야겠어요”라고 항상 먼저 말하라. 너무 자주 만나도 안 된다. 그가 당신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어 하도록 만들어라. 그리고 술에 취해서 한밤중에 전화하는 것도 금물. 잊지 말자. 10미터만 걸어도 발병 나는 여자가 되어라 남자를 픽업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당신이 집에 있을 때는 집까지 와서 픽업해 가야 한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면 둘 다 편하지 않느냐고 처음에는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집 앞에서 픽업하는 게 더 좋다고만 말해라. 대개의 남자들은 운전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골칫거리가 되는 일은 아니다. 노력을 많이 할수록,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할수록 남자가 느끼는 당신의 가치는 점점 높아진다.
남자는 빈둥대는 백조를 절대 사랑하지 않는다 남자가 헤어지자고 선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여자가 자신의 행복과 사회생활을 한 남자에게만 의존하는 경우다. 그런 여자는 남자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을 멀리하고 취미 생활도 포기한다. 이미 알겠지만, 이런 여자는 남자에게 큰 부담감을 줄 수밖에 없다. 남자도 물론이지만 여자도 자기 생활을 가져야 한다. 남자만을 기다리다가 남자를 만나면 그제서야 진짜 생활이 시작되는 그런 허무한 생활은 곤란하다. 남자가 있든 없든 간에 자기 생활은 꼭 필요하다.
남자들, 결혼의 ‘결’자에도 전율한다 대부분의 남자는 결혼이란 말을 꺼내기만 해도 얼굴색이 변한다. 남자에게 ‘결혼’이란 말을 절대 꺼내지 말아야 한다. 남자들은 당신이 ‘대학생 절반 이상이 결혼이란 말을 한자로 쓰지 못한대’라는 신문 기사를 읽어주면 ‘이 여자가 결혼 반지가 끼고 싶은 모양이군’이라는 식으로 생각한다. 다가오는 사촌 언니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기로 했다는 말, 불편한 하이힐을 신고 결혼식 내내 서 있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말 등등. 이런 수다를 떨다 보면 남자는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게 마련이다. 남자가 결혼하자고 말하기 전까지 결혼의 ‘결’자도 꺼내지 마라.
입 싼 여자들의 망언록과 금언록 데이트 초기에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이 있다. 전 남자 친구에 관한 이야기, 불우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 결혼할 남자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말, 남자가 필요하다는 말, 남자에게 이용당했다는 말, 남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 보이기, 남자의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보고 싶다고 조르지 말 것, 당신에 관한 이야기로 지치도록 떠들지 말 것, 피하고 싶은 주제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거짓말로 대답하지는 말고 미소 지으며 재빨리 화제를 딴 데로 돌릴 것, 정치나 낙태와 같은 논쟁의 소지가 있는 주제도 피할 것. 반드시 지키자.
p.s. 화장기 하나 없이 머리 질끈 매고 마감하는 에디터로서는 ‘24시간 예쁘기’는 완전히 포기다(지난번 건강 검진도 마감 때라 포기했다). 보고 싶을 때 연락도 할 수 없다면 그 남자의 쓸모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으며, 운전하기를 좋아해서 내가 운전하겠다고 나설 때도 부지기수다(심지어 나 운전 잘하지 않느냐고 자랑도 한다). 직장 있고, 성격 모나서 다행히 남자에게 의존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며, 유부남을 만날 의사는 별로 없다는 정도가 그나마 봐줄만하다. 결혼하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야무진’ 여자가 되어야 한다니. 도대체 그 많은 결혼한 여자들은 이 대단한 기술을 모조리 마스터했다는 말인가?
첫댓글 궁금한게있는데 에디터가 모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