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전으로 돌아왔다.
일기를 쓴지도 오래간만.
집에 인터넷이 안되는 관계로.
그렇다고 겜방가기는 귀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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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
12시에 실험실에서 도망나옴.
1시에 충대 근처에서 친구들을 만남.
한 친구는 올 11월에 결혼할 재수씨(?)와 같이 나옴.
7년만에 본 친구인데. 여전히 멋있네.
노블리스 앞의 깔끔한 고기집에서 고추장 불고기를 맛나게 먹음.
2-3명이 먹기에 딱 좋을 듯한 깔끔.
(앗, 티비에서 엽기적인 그녀를 한다. )
재수씨는 돌아가고, 우리 네명은 고향으로 출발.
역시 서->동 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안 막히네.
딱 2시간만에 깔끔하게 문경 City 도착.
친구들 몇한테 전화.
다들 내려오는 중이란다.
길이 막혀서 늦게나 도착할 것이라는...
고등학교 친구녀석.
지난 4년내내 명절 연휴 전날 연락을 담당하는 녀석.
올해도 역시나 전화를 하여서 20일(추석 전날)에 모이라고 함. 흠.
집에 가서는 무엇을 했지 ?
그냥 티비를 보고 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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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친한 동네 친구들과 빈둥.
문경 온천(강력함)에 가자고 새벽 7시에 전화가 왔었으나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음.
목욕탕이라고 가자고 하지만, 눈병의 염려.
친구의 남동생이 이번에 아들을 낳았다며 보러가자고 함.
흠.
할 일도 없고해서, 시내 구경을 나감. ㅋㅋ.
시내를 한바퀴 쭉~~~ 돌고 돌아오니 30여분 흐름. ㅋ.
역시 재작년 추석때와 같이 강력한 변화는 없음.
재작년 추석에 있었던 일 ?
롯데리아 들어오다 !
저녁 7시 친구들을 만나러 나감.
중고딩때의 '만남의 장소'인 국제서점 앞.
그리고는 맥주집으로.
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문경 City에서는
명절때만 되면.. 모든 술집의 메뉴판이 바뀐다. 평상시
가격이 아닌 '명절가격'으로.
맥주 3000이 12,000 원으로 스페셜안주가 25,000원으로.
이런. 그건 그렇다치자. 이렇게 부실한 스페셜 안주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너무하다.
돈까스 한덩이, 사각형 햄 한 슬라이스, 파인애플 한 슬라이스,
어디서나 빠지지 않는 양배추 샐러드(??), 스페셜이면 스페셜답게
이것저것 special 하게 나와야 하는데 이런 젠장. 그 흔한
사과, 수박 한쪽 없네.
다들 분노하며.. 맥주 3천 하나를 먹고는 그냥 나옴.
영업뛰는 직딩 친구.
3년째 횟집을 주장.
의외로 손님이 없다.
무척 잘해준다.
하기사, 술을 많이 마셨다.
순수 백세주를 마셔본게 이 얼마만인가.
(앗... 방금 나온 광고.
코카콜라 라이트 레몬맛.
쯧쯧. 왜 하필이면 코카콜라 라이트에.. 레몬을 넣었을까...
그래도 나의 이 순수한 호기심에 한번은 사 먹을것 같으나..
즐기지는 않을듯..)
여하튼, 순수 백세주를 무지 마셨다.
그래서인지, 안주도 잘 주고.
예년에는 계속 대학동문회를 명절 전날에 하였는데,
요즘 후배들이 빠져서 그런가, 모임이 없네. 이런이런.
그냥 가볍게 얼굴이나 보자면서 92학번 선배가 부른다.
이런이런. 이 아저씨도 지난 5월에 장가갔는데. 지난 설 모임에서
술마시는데, 그만마시고 들어가라는 형수님의 엄청난 견제전화공세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형이 어떻게 빠져나와서 이 늦은 11시까지 시내를
방황하고 있나 의아해하였다.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부모님들이 어디 가셔서 늦게까지 부부동반
땡땡이를 치는 중이라고 하네. 역시 장가를 가나 안가나, 형수님이
옆에 있으나 없으나, '기본 상호 갈굼모드'는 어쩔수가 없네. 간만에
나누는 이 정겨운 '갈굼의 대화'들. 서로 온갖 과거를 들추어내면서
공격을 한다. 항상 바르고 굳세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온 나는 그다지
공격 받을 것이 없으니...
집에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초등학교 친구들 모임을 만났다.
그중 한 녀석. 일단 A라고 지칭을 하자.
A의 어머니와 우리 어머니는 무척 친하시다.
이번에도 내려가자마자 어머님 하시는 말씀..
'A와 A의 동생은 명절때마다 아가씨를 데리고 오고...
얼마전에는 A 동생이랑 깨진 아가씨가 찾아오기도 하는 등...
왕성하게 사회적 활동을 한다는데, 너는 뭐냐.. '
등등의 온갖 구박.
그래서 나는.. A를 만나자마자 하소연을 하였다.
'너때문에 나 맨날 구박당한다. 스트레스 받아 죽겄다...'
그러자 A도 내게 하소연을 한다..
'너때문에 나도 죽겄다.. 공부 안한다고 집에서 엄청 구박당한다.. '
ㅋㅋ..
서로서로 죽어나고 있는 것이다.. 온갖 구박에...
언제나 평화로운 세상이 올까.
21일 추석.
아침에 일어나서 큰집(경상북도 문경City 산양면 불암리 10X번지)에
갔다. 차례를 지내고. 낮잠을 자고.. 등등의 항상 반복되는 무료한
추석당일을 보냈다.
보통때에는 둘째 큰아버지가 마당에 숯 같은 것들로 불자리를 만들고
고기를 구어먹는 자리를 마련하셨는데, 올해는 일이 있어서 일찍
가셨네. 그나마 있던 이벤트도 없는 무난한 추석.
저녁 7시쯤에 집으로 돌아왔다.
나의 대학시절, 소주반맥주반으로 나를 바르게 키워준 선배의 어머님의
가게에 가서 잠시 인사를 드리고, 고등 친구를 만나러 갔다. 매년
두번씩 치루는 그 일을 치루었다.
겜방을 갔다. 스타를 한다. 나는 스타를 혼자서 컴터와 1:1 이길 정도의
초극하수. 친구는 평균정도. 내가 아주아주 무참하게 깨어질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 것이고. 나는 테란 녀석은 프로토스. 지난 반년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내게 푼다. 하나하나 처절하게 부수면서 즐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녀석(이름도 모른다..) 하나를 보내서 깔짝깔짝 scv를 몇
죽이고 돌아가지를 않나... 사람으로서는 하지 않아야 할 일들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렇게, 친구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하여 이 한몸을 희생한 이후. 집으로
돌아갔지. 이번 추석에는 티비에서 재미있는 프로들이 무척이나 많다.
뭔가 보고 있는데.. 대학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술에 반쯤 떡이된
상태다. 술먹으면 상태가 안 좋아지는 녀석인데. 역시. 영어를 쓴다.
죽겠네. 결국 요점은 내가 아는 사람이랑 이번에 회사에서 한 팀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는 주절주절 이해를 하기 어려운 말들을 하고는
나중에 서울와서 같이 술이나 마시자며 '한글'(술김에 영어로 말하자니
이건 무리였나..보다..)로 마무리를 하며 전화를 끊는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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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늘인가.
기본빈둥.
티비에서 성룡의 CIA도 하고. 이것저것.
티비랑 같이 하는 연휴를 만들기 위하여 방송국에서 무척이나 노력을
한 것 같다. 나는 그러한 노력의 희생양이다.
오후 6시에 친구를 만나서 대전으로 돌아왔다. 기숙사에 들어와서
잠시 개그콘서트를 보고... 친구들은 각자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