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중국산 한약재를 넣고도 돈만 잘 벌더니만 이놈의 친정은 꼭 국산 한약재만 고집하면서도....'' 혼자 중얼거리면서 [경동시장역]에 도착하니 왠 노골들이 많은지 깜짝 놀랐다. 지상으로 올라오니 오뉴월 뙤약볕에 한약냄새가 진동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몹시 싫고 젊은이들은 한약냄새가 싫지도 좋지도 않은데, 꽃 속의 꿀냄새에 벌나비가 꼬이듯 노골들이 구수한 한약냄새에 이끌리는 것일까? 삶의 틀에 박혀 몇십 년만에 경동시장에 와보니 딴 세상이었다. 1-1문으로 시작해서 6문까지의 한약재시장은 어마어마 했다. 결혼 전에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서울이 좁다고 했더니만 서울에서 60년 이상을 살았어도 내 삶과 무관하면 외국보다 더 먼 곳이고, 더 먼 사람들이었다. 수 많은 한약재로 사시사철 약령인 경동시장에서 염소중탕에 넣을 국산 한약재를 구입하고 다시 지하철로 [종로3가역]까지 오는데 역시 전철내에서도 거의다 노골들이었다. 종로3가 지하도에도 역전의 용사(?)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슴에 훈장처럼 갖가지 자랑스런 배지(badge)를 달고서 군데군데 모여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에서 벗어나면 허탈하여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마치 '동가숙 서가식'인듯 아직은 위풍당당이었다. 그런가 하면 지상의 (탑골)공원에도 어제의 용사들이 여기저기 나무그늘 밑에서 무엇을 기다리는 듯 하였다. 나도 얼마 더 노골이면 저럴까! 외국을 여행하면 '구시가지-신시가지'하는데, 서울에도 과거에 화려했던 종로나 을지로, 명동 등은 이제 구시가지로 노골들이 많고, 강남의 화려한 도시는 신시가지여서 젊은이들로 활기찼다.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3호선으로 갈아타고 [교대역]에서 내렸다. 친정과 단둘이 자주갔던 [이남장]음식점에서 설렁탕 한 그릇으로 점심을 떼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친정과 함께 먹을 때는 그렇게 맛있었던 설렁탕이 왜 이렇게 맛이 없을까? 냄새도 나고. 단짝이 없는 '혼밥'이라서일까! 노골일수록 더욱 단짝이 필요하다는 푸념 한마디!!
첫댓글 사람 사는 풍경을 잼나게 쓰셨네요.
혼밥 식당을 열어서 혼밥 하는 사람끼리 모여 식사하게 하면 어떨지요?
혼밥 뿐만 아니라
나이들수록 한둘정도의
친구가 필요 할듯 싶네요..
푸념석인 글이지만
아주 잼나게 잘 봤네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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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말고 혼밥하러 오신 분끼리 (짝지으면 더 좋고) 한 상에서 식사하시게 할 거예요. 개업하면 많은 이용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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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인지 아닌지 검사하는 로봇하나 주문해 놓고요~~~
불륜 소굴 만들 수는 없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