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4일 개막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달 28일 끝난 시범경기에서 전력점검을 마친 각 팀들은 컨디션을 조절하며 플레이 볼을 기다리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도 자체 청백전을 갖는 등 개막에 대비하고 있다. 올 시즌 ‘V10’를 노리는 기아의 전력 분석을 ‘마운드’와 ‘타선’으로 나누어 두차례 싣는다.
기아의 마운드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기아는 시범경기에서 3년 연속 팀 방어율 1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핵심 선수가 빠졌지만 선발진은 ‘약화’ 우려를 털어냈다. 불펜진에서는 임준혁이 혜성처럼 등장, 막강 허리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마무리에서 ‘9시 공포’는 더 이상 없을 전망이다.
선발진은 시즌 초반 제1선발 리오스를 축으로 강철민-김주철-이대진-이원식순의 5인 로테이션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 무대 3년째인 리오스는 시범경기에서 3차례 등판, 모두 승리를 챙기며 다승(3승)과 방어율(1.13) 1위를 차지했다. 최고 150㎞ 안팎의 직구 위력은 여전했고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 제구력이 한결 안정됐다.
강철민과 김주철은 마운드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지난 2년간 통산 11승13패, 방어율 5.25의 평범한 성적을 보였던 강철민은 시범경기에 3차례 선발 등판해 2승, 방어율 2.40으로 돌풍을 예고했다.
김주철 또한 2차례 선발 테스트 기회를 잡아 1승무패, 방어율 2.70으로 ‘기대주’ 꼬리표를 뗄 가능성을 높였다.
이대진의 부활은 기아 팬들을 가슴 설레게 했다. 이대진은 조심스런 피칭에도 8이닝 동안 2.70의 방어율을 기록, ‘완전한 재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원식도 시범경기 초반 공이 가운데로 몰려 난타당했으나 마지막 경기서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그러나 선발 로테이션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운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주전들의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기아는 최용호나 이동현 고우석 유동훈 등을 고르게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마뇽이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
불펜의 힘은 단연 8개 구단 최고 수준. 특급 잠수함 듀오 신용운-이강철이 버티고 있고, 조규제를 영입하며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좌완 셋업맨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또한 빅리그(몬트리올 엑스포스) 경력이 있는 마뇽이 클로저를 맡음에 따라 지난 시즌과 같은 어이없는 역전패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임준혁이 시범경기에서 2승3세이브, 방어율 2.07을 기록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그러나 마뇽이 빅리그 경험이 적은 것과 클로저를 맡기에는 제구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다는 불안요소가 있다. 따라서 마뇽이 무너질 경우 신용운과 임준혁을 클로저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김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