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수료식
#1. 1월 25일
여수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전부터 많은 기대가 함께 합니다.
현이와 내가 익산에서 기차를 타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미 여수로 향하는 무궁화호 1503 기차에는
많은 시골팀 동료들이 탑승해있습니다.
기차에 탑승해 짐을 내려놓자마자
각 호실에 있는 동료들을 찾아가 인사하기 바쁩니다.
‘동료’
이 두 글자가 모든 이유가 됩니다.
많은 설명도 지워지게 합니다.
여수역에 도착.
마주서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지는 김동찬 선생님께서
우리를 맞이해 주십니다.
한덕연 선생님의 인자한 미소도 함께 합니다.
20여명이 모두 베타니아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탑니다.
버스를 나눠 타지 않고 모두 함께 탔다는 사소함에서부터
우리의 함께함이 시작됩니다.
베타니아 도착.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베타니아 선생님 모두 우리를 그냥 지나치시는 분이 없습니다.
모두 우리를 따뜻한 인사로 맞이해주십니다.
식당에 둘러앉아 속속히 도착하는 친구들을 맞이합니다.
포옹을 하며, 손을 마주 잡으며 우리는 인사합니다.
그렇게 우리 시골팀은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후, 강당에 모여 이사장님에게 베타니아 소개를 듣습니다.
발도로프 인형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여주는 교육을 하고,
친환경, 유기농 재료들을 사용하여 아이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주고,
함께 살아가는 영성적 생태 공동체인 ‘베타니아 꿈동산’을 꿈꾸는
베타니아에서의 일주일이 기대됩니다.
이사장님의 말씀 중,
“‘방랑, 방황, 방탕⟩방향’ 이것은 청춘의 특권이다.
다른 길로 빠져봐야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다른 길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 차있던 마음에
새로운 궁금증과 용기가 생깁니다.
저녁식사 후 나눈 각 팀들의 잘 먹었던 일, 즐거웠던 일.
모두 잘 누리고, 사랑받고 온 것 같아 제 기분도 좋습니다.
#2. 1월 26일
오전, 실무자 선생님들의 활동 사례 발표.
김동찬 선생님,
항상 우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십니다.
“광활 1기에는 이런 활동을 찾아다니는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방학 6주가 얼마나 큰 시간이고,
알바, 스펙 쌓기 등 기회비용이 큰데 이렇게 와준 광활팀 참 고맙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나타난 사람들,
가족들에게 설 명절 선물처럼 돌아간 사람들.”
선생님이 표현해주신 말씀을 들으며
귀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쁨이 생깁니다.
“인사만으로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다.”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인사를 통해 너무나 많은 것을 누렸습니다.
선생님의 발표를 들으며
철암에서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가 번집니다.
오후, 베타니아 뒷산을 산책하며
다른 팀 동료가 누렸던 4주간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저는 한나와 함께 거닙니다.
한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생일도의 맑은 자연이 머릿속에 펼쳐집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트레킹,
배움, 일상들을 나눕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같은 팀 동료들과
여수 시내 구경을 갑니다.
우리 팀은 이순신 광장으로 향합니다.
이순신 광장에서 보는 돌산대교의 야경, 밤바다.
가로수의 은은한 불빛아래를 동료들과 함께 걸으니
더 멋진 여수 구경이 됩니다.
그리고 향한 여수 시내의 한 카페.
케익을 사와 우리만의 파티를 엽니다.
카페에 둘러앉아 따뜻한 차와 맛있는 케익을 먹으며
편안히 소통하는 지금, 참 좋습니다.
이런 것이 여유와 행복인 것 같습니다.
#3. 1월 27일
오전, 배움 나눔.
윤지, 덕기, 성우와 한 모둠이 되어 배움에 대해 나눕니다.
각자 배우고 온 것들에 대한 나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또 다른 배움이 생깁니다.
내가 놓쳤던 부분들,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상기하며 깨닫습니다.
나만의 배움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배움을 들어주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시간
참 따뜻하고 많은 깨닳음이 있습니다.
오후와 저녁식사 후, 복지야성 세미나.
복지요결, 복지야성, 복지소학을 읽고 있으면
가슴 떨립니다. 두근거립니다.
그것들을 나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한덕연 선생님께 배우는 시간.
뜻 깊고 더 큰 이해와 적용으로 다가옵니다.
동료들과 둘러 앉아 선생님께 집중하며 배우는 시간,
함께 배우는, 걸어가는 이들이 있어 행복한 시간입니다.
복지야성 강의를 듣는 중,
월평빌라 선생님들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처음 사회사업이란 것을 접하게 된 곳인 월평빌라,
광활을 추천해주시고 김동찬 선생님을 소개시켜주신 임우석 선생님.
저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선생님입니다.
너무나 많은 영향력을 준 월평빌라와 그곳 선생님들이 오신다는데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월평빌라 선생님들께서 오시니
설현과 저, 입이 귀에 걸립니다.
듣고 싶은 말, 들려드리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습니다.
둘러앉아 딸기를 먹으며 얘기를 나눕니다.
#4. 1월 28일
토요일, 금오도 여행을 떠나는 날입니다.
지지방문 팀, 월평빌라 선생님들도 함께 합니다.
배에 오르니 모두 신이 납니다.
멋진 바다 위 풍경처럼
오늘 멋진 일들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대부산 산행,
눈이 쌓이지 않은 산길, 오랜만입니다.
흙과 돌로 다져진 산길을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힘차게 오릅니다.
산중턱에 올라 아침 포옹인사를 나눕니다.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입에 귤을 넣어 줍니다.
귤 한 입이 참 든든합니다.
다시 힘을 얻고 정상을 향해 걸어갑니다.
정상에 도착하기 전 한 번 더 쉼의 장소가 있습니다.
거대한 돌이 우리에게 쉴 공간을 제공해줍니다.
돌에서 내려다 본 산 밑,
푸르른 바다가 펼쳐있습니다.
바다와 산을 동시에 배경삼아 오른 정상.
삼삼오오 둘러앉아 주먹밥을 먹습니다.
내려오는 길,
남해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에메랄드 빛 바다, 빨간 지붕, 녹색 풀밭.
모두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합니다.
산행을 마치고 금오도의 또 다른 볼거리 비렁길로 향합니다.
섬의 아름다움을 걸음의 여유로 느껴볼 수 있는 비렁길.
삼삼오오 모여 걸어갑니다.
비렁길을 걷던 중,
갈색 풀밭이 눈에 들어옵니다.
푹신한 풀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풀밭에 누워 바라본 하늘, 청명합니다.
‘우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맑은 자연에서 누리는 평안함, 참 좋습니다.
비렁길을 걸으며
거대한 자연, 아름다운 자연, 평온한 자연을 느낍니다.
비렁길을 걸으며
동료들의 어제, 내일을 나눕니다.
동료들의 경험, 비전, 생각, 가치를 나누며
금오도의 추억이 점점 채워져 나갑니다.
#5. 1월 29일
팀끼리 자유여행을 하는 날입니다.
우리 팀은 순천 낙안읍성으로 향합니다.
낙안읍성 도착,
김동찬 선생님이 어디서 엿을 사 오셨는지
엿을 한입씩 나눠주며 낙안읍성 구경을 시작합니다.
성곽으로 올라가 낙안읍성을 내려다보니
갈색 빛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승 앞에서 사진도 찍고,
읍성 안에서 직접 만든 인절미도 먹고,
소도 구경하고,
활도 쏘고,
춘향이 그네도 타고,
단체 사진도 찍으며
긴 시간은 아니였지만,
우리 팀의 추억을 완성해갑니다.
낙안읍성 구경 후 시골팀 동료들이 모여
여수 여자만으로 향합니다.
계단에 오밀조밀 모여 앉아
바다 위의 일몰을 바라봅니다.
해의 빨간 빛이 저물어 갈수록
달의 노란 빛은 점점 뚜렷해집니다.
그 빛들을 동료들의 노래 소리와 함께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고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해 갑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6. 1월 30일
오늘은 6주간의 시골사회사업을 정리하는 날입니다.
오전, 팀별 종합정리 시간.
김동찬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앨범을 보며
6주간을 추억해보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눕니다.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감사의 시간 이었습니다.
앨범을 보고나서 팀원들에게 롤링페이퍼를 쓰는 시간을 가집니다.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지만,
짧은 글 안에 온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써내려갑니다.
오후, 수료사를 다듬는 시간입니다.
현, 성우와 함께 베타니아 근처의 카페로 갑니다.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지난 6주를 다시 되돌아봅니다.
급박함의 쫓김이 아니라
여유와 함께 쓰는 수료사,
진심을 담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저녁식사 후, 우리들의 수료식.
시골팀 동료 한 명 한 명 자신의 수료사를 앞에 나와 읽습니다.
MC용 선생님의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들려오는 동료들의 수료사.
모두 그 안에 진심이 담겨있고, 추억이 담겨있고,
그리움, 감사, 웃음이 담겨있습니다.
동료의 수료사에 웃음 짓기도 하고,
같이 눈물 흘리기도 합니다.
서로를 안아주며 눈물 흘립니다.
우는 모습이 창피한 것이 아니라
기대어 같이 눈물 흘릴 수 있는 동료가 있어 행복합니다.
일상의 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생각날 것 같다는
김동찬 선생님의 말씀.
앞으로의 일상이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동료들과 떨어져 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저녁 8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4시까지 계속된 수료식.
피곤함보단 가슴 따뜻함이 가득해진 시간입니다.
#7. 1월 31일
이제 정말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한편으론 든든한 동료들이 생겨 앞으로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포옹인사를 나누며 한 명 한 명
꼭 안아주며 진실 된 마음과 말로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합니다.
눈물보단 밝은 웃음이 가득한 헤어짐의 시간입니다.
합동 연수에선 눈물의 헤어짐 이였다면
합동 수료식에서는 서로의 웃음을 기억하며 헤어집니다.
우린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떨어져있는 것이니까.
나의 동료, 우리의 동료.
그들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합동 수료식 1월 25~31일.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