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은 편지
서정홍 동시
제게도 생각이 있다고요. 어머니만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구요. 공부 잘해야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씀은 마치 공부 잘하지 못하면, 꿈도 꿀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고요. 일 등도 이 등도 삼등도 단 한 명밖에 없잖아요. 나머지는요?
어머니마저 일 등 이 등 삼 등 편에 서면, 저는 갈데가 없다고요. 아무도 저를 인정해 주지 않아도 어머니만이라도 제 편이 되어주면 좋겠어요. 공부 못해도 괜찮다고,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고, 그러니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삼촌도 고모도 이모도 공부를 못하면 농고에 가서 농사짓거나 공고 졸업하고 공장에 다녀야 한데요. 그게 나쁜 일인가요?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잖아요. 저도 그 정도는 안다고요. 아무튼 어른들이 저를 누구랑 비교하면 팍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에요.
오늘, 요한 신부님이 미사 때 말씀하셨어요. 자기가 버리고 싶은 못난 모습조차 스스로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요. 어머니, 너무 걱정 마세요.
공부는 못해도 생각은 자라고 있으니까요.
❤️♡♡♡♡♡♡♡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자기의 자리에서
자기 색깔로
빛날 때 세상은 아름다워지겠죠
감사합니다.~^^~
소백산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