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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트남 생활 3년 째, 나이가 나이니 만큼 싸돌아 다니는 것도 살짝 지겨울 때 쯤 어디서 푸궉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
피가 끓는 시절이 지난 만큼 빈증에 있다는 그 유명한 놀이공원 같은 곳에는 아예 눈길도 가지 않고 뭔가 조용하고 분위기있는 곳이 아른거렸다. 적지 않은 세월동안 살아오면서 인간들 꼬라지 좀 안보고 조용한 곳에서 자연과 벗삼아 한가롭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언젠가부터 불쑥불쑥 마음 속에서 솟아 오르지만 훌쩍 떠나는게 그게 그리 쉽지는 않다.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끼니 걱정부터 하느라 말이다.
그 와중에 푸궉에 대한 첩보를 접수하고 점령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가장 싸고 재미있게 가는 방법, 시간과 경비, 분위기, 일정 등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능력을 동원해서 알아 본 결과 도대체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기럴..-_-)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은 호찌민에서 뱅기로 가는 건데 돈이 살짝 비싸고, 버스로 가자니 배를 탈 수 있는 락자까지 거의 10시간이고....또 시간도 독립기념일, 노동절이 있는 황금 연휴 외에는 갈 시간이 마땅찮았다 (설에는 한국가야 하고 -_-).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거의 2년을 보냈다. -_-
그러던 중 4월의 중순 어느날, 점심 식사 열라 맛있게 먹고 일하다가 졸음이 와서 살짝 웹서핑을 즐기던 중 우연찮게 에어메콩 웹사이트를 들어갔다가 푸궉을 보고야 말았던 것이 아닌가..........쿠~~~~ㅇ (심장 떨어지는 소리)
인생살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허무한 것이 아니던가? 이렇게 바둥바둥 거리며 살아봤자 뭐할 것인가? 하는 세상 모든 허무감이 물밀 듯이 밀려옴과 동시에 손구락은 예약질(?)을 해 버렸다..... 겁도없이 월요일 오전에 돌아오는 걸로.......
2. 예약한 뱅기는 새벽 6시. 저가항공기에 그것도 새벽 뱅기는 생각보다 쌌지만 새벽 4시 반에 일어나는 고통이 뒤따랐다.
그러나 가슴만큼은 그 어느때 여행보다 설레이는 그것이었다.
에어메콩의 뱅기는 벳남에어라인처럼 쌍발기가 아닌 제트뱅기였다.
그렇지만 사진에서도 보듯이 덩치가 좀 적은 넘이라 트랩에 오를 때는 조종석이 내 키보다 조금 높아서 서양인 기장 여드름까지 보일 정도였었다.
작년에 다낭에서 호지민 올 때 저가뱅기를 처음 이용했었는데 그때는 제트스타였었다. 사실 그때 이용하고 나서는 절대 저가뱅기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 음식서비스는 고사하고(물론 국내선이라서 국제선과는 다르겠지만) 커피까지 돈 주고 사먹어야 된다는 것은 좀 심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근데 이넘의 착한 에어메콩은 내가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고 아침밥도 안먹고 탄 걸 어떻게 알았는지 뱅기가 구름 위로 올라가자 마자 예쁜 상자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박스도 그렇고 빵이래봐야 좀 그렇고 그랬지만 그래도 빵 한조각과 물 한 컵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뱅기도 그렇고 이런 VIP서비스도 그렇고...에어메콩은 더이상 저가뱅기가 아니었다. 가격만 저가였지.....아 참, 단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다른 항공사보다 스튜어디스들 얼굴이 살짝 모자란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_-
하지만 나는 여자 얼굴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그런 수준낮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저질 남자들을 위해서 약간만 개선해 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읊어 본다.-_-
2차대전때 사용하던 쌍발기같은 뱅기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이 제트기의 실내를 보아라! 내가 사진을 좀 잘 찍는 바람에 더 깨끗하게 나온 것도 없잖아 있지만 구름을 통과할 때 아무리 덜덜거려도 결코 불안하지 않았다.
그리고 재수좋게도 비상구에 있는 좌석에 앉는 바람에 내 긴다리를 마음놓고 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이 모두 에어메콩의 완벽한 서비스 덕분이 아니겠는가? 적다보니 에어메콩 광고 분위기가 살짝 나는군... 이해해 주시길 직업이 직업인지라 뭐든지 광고를 해대야 속이 풀리는지라...-_-
(아우~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너무 더워서 글 적는게 노가다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 시원할 때 다시 적어보기로 한다.....기대하시라..푸궉의 허벅지(?)를 보여줄테니.....미성년자 관람불가...쿠쿵~~)
(날이 밝았다.
근데도 그다지 시원하지가 않다.
아침은 빵으로 때우고 다시 글 적는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리조트에서 픽업나왔다. 푸궉 공항이 있는 정동에서 북쪽으로 승용차로 약 20분간 달려 꺼우껀이라는 조그만 마을 위에 있는 리조트에 도착했다. 꺼우껀이라는 마을까지는 포장이 되어있었지만 그 이후 리조트까지는 비포장도로였었다. 섬을 잇는 주요도로는 현재 포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나는 비포장도로가 훨씬 좋았다.
마중나온 사람은 알고 보니 리조트 사장이었다. 조그만 리조트다 보니 사장이 직접 공항까지 픽업나온 것이었다. 내가 신청한 방 가격은 하루 18불 짜리였는데 비수기라서 조금 싼 편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공항까지 픽업비용도 받는다고 하는데 (30만동 정도) 그러면 누가 여기까지 오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냥 공항 가까운 정동(Juong Dong)에 숙소를 정하지...
하지만 나는 일부러 공항 근처는 피하고 싶었다. 가능한 한 사람이 없는 정말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자연과 벗삼아 책이나 읽고 사진이나 찍다가 돌아오고 싶었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공항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리조트를 잡았던 것이다.
내가 마음 속에 그리던 정도의 리조트는 아니었지만 입구부터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리조트는 소박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정말 아무 생각 안들게 하는 그런 한적한 곳이었다.
내가 공개적으로 얼굴을 안올리지만 오늘은 그냥 올리겠다. 또 조폭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아자씨가 시비걸까봐서....(1편만 적었는데 벌써 와서 글 적어놓았네..-_- 완존 스토커야... 난 남자는 싫거덩요.... ) 사진올리면 여자들이 메일, 쪽지 마구 보낼까봐 그동안 참았는데 오해할까봐서 올리기로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리조트는 정말 애인과 함께 와야한다. 너무나 조용하고 소박한 이 리조트에서는 온갖 사랑의 멘트가 저절로 솟아나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이 방이 내가 묵었던 곳인데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무렵에 문 바로 앞에 있는 나무 침대에 앉아 책 보면서 커피 한 잔하는 걸 생각해 보라...이건 그냥 천국이다.
책 읽다가 피로하면 바로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면 될 일이고 아니면 달콤한 낮잠을 즐길 수도 있다.
원래 예약했던 18불 짜리 방은 왼쪽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방갈로였었는데 주인이 외국인이라고 조금 더 비싼 방으로 (30불짜리) 바꿔줬다. 조금더 깨끗해서 좋긴딘 좋았다만 사실 난 첫번째 그 방이 더 정겨웠다. 왜냐면 첫번째 방은 지붕이 양철지붕으로 되어 있어 소나기가 올 때 그 소리가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었다. 새 방은 그런 소리가 전혀 나질 않았다. 그래서 소나기가 올 때는 일부러 밖에 나와 앉아 있었다.
식사 시간 쯤 되니깐 거의 보이지 않았던 손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었는데 거의 외국인 커플들이었고 두 팀은 베트남 단체관광객들이었다. 역시 외국인 커플들도 일부러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 헤매다 이곳까지 왔나 싶었다.
아~~ 난 언제 저런 호사를 함 누려볼까하는 생각에 잠시 짜증이 밀려오기도 했었다. -_-
첫날 저녁 식사시간에는 새우, 게 구이를 주문했다. 메뉴에 가격표가 있었는데 무조건 체크아웃 할 때 계산한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먹었다.-_-.... 될대로 되라...하고는...
여기와서 처음 알게된 말은 게를 지금까지는 그냥 Cua로만 알고 있었는데 게 종류에 따라서 우리나라 말 처럼 똑같이 게(Ghe) 라고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게 종류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것인데 등 껍질에 무늬가 있는 것을 (꽃게라고 해야 하나?) 게 라고 부른다고 한다. 종업원이 하는 소리를 베트남 말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게 맞는 지 아닌지는 확인 불가다.... 베트남어로 대화를 하고 난 후에 나중에 틀리게 알게 된 것이 워낙 많아서....-_-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6시 45분 쯤이고 리조트에 도착한 시간이 7시 35분 정도 되었으니 내가 얼매나 피곤했겠는지는 상상이 될걸로 생각한다. 도착하자마자 두어시간 방에서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서 오후 늦게까지 하루종일 책 읽고 음악듣고 리조트 내 바닷가를 서성거리다가 오후 5시 정도 되어서 주인장이 말해 준 곳으로 마실을 나가기로 했다. 오토바이를 빌려서 타고 가려다가 거리도 얼마안되는 곳이라 해서 그냥 슬리퍼만 신고 나가기로 했다. 오토바이는 내일 빌려서 돌아보기로 하고.
왼쪽 사진이 이 리조트 입구이고 보이는 길로 쭈욱 나가면 공항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 반대쪽으로 약 1.5Km 정도 가면 좋은 바닷가와 잔디밭이 있다고 하길래 걸어 가 보기로 했다.
참고로 이 리조트를 이메일로 예약을 할 때 처음에는 예쁜 아가씨 이름으로 답장이 오길래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이래저래 이메일로 문의가 서너번 왔다갔다 하니깐 마지막에는 웬 넘의 머슴아 이름으로 답장이 오는 것이 아닌가? 살짝 짜증이 나서 그 다음부터는 아무런 문의도 안하고 그냥 왔다. 알고보니 그 예쁜 아가씨는 얼굴도 안보이고 그 남자는 주인장 동생되는 넘이었는데 손님이 없는 우기에는 호찌민에서 일하고 건기에는 이곳에서 형님 하는 일을 돕고 있다고 했다.
그 이쁜 아가씨는 어디 있는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알다시피 내가 그렇게 여자에게 관심 많은 사람이 아닌지라 생략하고 말았다.
괜찮다고 한 바닷가에 도착했을 무렵 해는 사알짝 먼 수평선 너머로 돌아가실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였는데 너무나 한적하고 조용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널려있는 바위와 쓰러진 나무들이 거의 수채화 한 폭을 보는 느낌이었다. 수채화 도구를 챙겨오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담에 애인이 생겨 여기 올 때는 반드시 수채화 도구를 챙겨와 그림 한 장 그려서 그 애인에게 선물로 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뿌듯해졌다. 이런 멋진 남자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 여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돌아 오는 길에 마을 청년들이 축구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울 주인장도 그기서 열심히 뛰고 있었다. 한 오분 정도 지켜보고 있었는데 내가 보는 걸 알아채린 주인장, 죽자살자 날아다녔다. -_- 그날 밤 그 양반 아무래도 다리 좀 쑤셨을 것으로 보인다.
3. 다음 날 여유만땅으로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해물국물이 있는 국수(면발이 라면을 물에 넣자마자 꺼낸 것 같은 -_-)로 간단한 아침을 마치고 오토바이를 빌렸다. 내가 좋아하는 야마하 누보였는데 이넘의 오토바이가 시동이 잘 안걸리는게 아닌가? 하루 20불이라고 하는데 어찌 상태가 이렇단 말인가 하고 컴플레인을 걸었지만 종업원이 뭐라고 궁씨렁거리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어 그냥 타고 가기로 했다. 가다가 고장나면 어떻게 해~~~~ ㅠㅠ
하지만 푸궉의 오토바이는 강했다. 그 험한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도 부숴질 듯 말 듯 숨통이 넘어갈 듯 말 듯 끈질기게 다시 돌아올 때 까지 끄떡없이 나의 무거운 몸(?)을 견디어 냈었다.
오늘 목표는 푸궉 가장 남단에 있는 안터이(An Thoi)라는 곳이다. 원래 생각은 섬 한바퀴를 일주 하는 것이었는데 오늘 따라 너무 더워서 자신이 없었다. 애인하고 같이 간다면 두바퀴도 돌 수 있었지만 내가 무슨 오지 탐험가도 아니고...-_-
물어보니 리조트에서 그곳까지는 50Km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거리 개념을 믿을 수 없어 오토바이 주행계를 읽고 난 후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공항이 있는 정동까지는 20Km였다. 공기가 깨끗한 동네라서 마스크없이 그냥 달리기로 했었는데 정동이라는 마을 그리고 비포장 도로를 달라다가 만나는 차량들 때문에 그냥 마스크 하나 구입해서 입을 막기로 했다.
정동은 조그만 읍 정도되는 곳이었는데 이넘의 동네가 어찌된 판인지 공항가는 길 조차도 이정표가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알았지만 공항 바로 앞까지도 어떠한 표지판이 없었다. 모르면 그냥 물어 가든지 아니면 헤매든지 알아서 하라는 푸궉민들의 자존심 강한 정책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관광지로서 개선을 하려는 시도가 섬 곳곳에서 보이긴 했는데 예산때문인지 빠르게 진척되는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리조트에서 목적지 안터이까지 가는 길 내내 오른쪽으로는 바닷가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는데 특히 정동을 벗어나면서 부터는 정말 멋진 해변들이 쭈욱 이어졌다.
그저 멋있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정동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다시 도로는 전부 비포장도로가 된다. 난 이 붉은 비포장 도로가 더 좋았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이 이곳을 더 이상 훼손시키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해변가로 불쑥 들어갔다.
앞에 펼쳐진 저 아름다운 바다가 바로 타이만이다. 태국만이라는 말이다. 수영을 해서 가면 태국이 나온다는 뜻이고..-_- 물론 왼쪽으로 조금 심하게 꺽어 수영하면 말레이지아로 갈 수 있고 더 심하게 꺽으면 바로 싱가포르까지 갈 수 있다. 좀 머니까 수영해서 갈 생각은 안하시길....
여기서 다시 핸섬한 얼굴을 보여주기로 한다. 이 멋진 자연과 너무 어울리는 얼굴이라서 도저히 안보여드릴 수가 없다.-_-
그리고 작품으로 손색없는 사진들을 계속해서 감상해 보시길,,,,
이 사진을 꼭 벽에 걸어두고 감상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쪽지 때려주시길... 프린트 가능한 원본 사진을 꽁짜로 보내줘 버리겠다. 그러나 남자는 반드시 나중에 막거리 한사발 사야하고 여자는 반드시 데이트 함 해줘야 한다(내가 시간 날 때만).
이곳에서 조금 더 (약 8Km정도) 내려가면 오스트레일리아 아자씨들이 투자해서 만든 까페가 있는데 알고보니 진주양식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 와서야 알았는데 이곳 푸궉이 진주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이 아자씨들이 진주 연구소라고 하는 곳을 만들어 진주 양식과 함께 판매도 할 겸해서 이 까페를 만든 것으로 생각들었다.
이 까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콜라 한 잔을 하고 주인장이 운영하고 있는 진주 갤러리를 둘러 보았다. 갤러리라고 해봤자 지네들 진주파는 곳이었지만...게다가 이넘의 짜석들이 무슨 넘의 중요한 자료라고 실내에서 사진도 못찍게 하고..-_-
처음 까페에 들어가니 호주 양넘 혼자 카운터에 있었다. 콜라라도 한 병 시켜먹을려고 테이블에 앉아 헬멧도 벗고 카메라도 벗어 두며 하는 사이에 이 냥반이 베트남 여 종업원을 부르는게 아닌가... 아마 내가 베트남 사람인 줄 알고 베트남어를 몰라서 그러려니 했지만 콜라를 시키면서 잠시 꼬까라는 말이 생각이 않나 영어로 콕이라고 하니 그 아줌마가 알아듣지를 못하는 게 아닌가. 나도 잠시 머뭇거리다가 겨우 꼬까가 생각이 나서 시켜먹었다. 이런.... 영어를 제대로 하나 베트남어를 제대로 하나..ㅠㅠ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없으니 자꾸 헷갈리고 생각이 안나지..-_-
이 까페에서 바라보는 타이만이다.
쥑이지 않는가?
마음같아서는 여기서도 하룻밤 묵으면서 광란의 삼겹살 파티라도 하고 싶었지만 삼겹살도 쏘주도 함께 할 사람도 없어 그냥 포기했다. 이 집에서 기르는 원숭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사람 손에 자라다보니 낯선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이곳에 오는 도중에 다리가 하나 있는 데 그곳에서 베트남 애들이 몇 명 보이길래 손을 흔들었더니 그중에 한 애가 예쁘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도 귀여워서 나도 미소를 띄우며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걔가 영어로 말을 거는게 아닌가?
"What's your name?"
아! 정말 내가 제대로 듣긴 들었단 말인가?
이 시골 구석에서 그것도 조그만 꼬마 애가 영어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며 물어보다니....
어딜가나 끊임없이 나에게 들이대는 이 빌어먹을 여자들의 관심.............. 그. . .그 . .그러나 상대는 미성년자 어린애다...
냉정을 되찾고 친절하게 내 이름을 말해주었다.
"가. 스. 총"
그리고 걔 이름도 물었다. 걔 이름은 뚜윈이라고 했다. 물론 이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히어링에 문제도 있거니와 내가 여자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알레르기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_-
요 녀석을 보라! 얼마나 귀여운가?
내가 조금만 더 젊었어도....-_-
가슴에 있는 캐릭터가 살짝 촌티가 났지만 요 녀석의 귀여움에 캐릭터도 덩달아 이쁘기만 해 보였다.
"아무리 아저씨가 핸섬하게 보여도 대 놓고 이름부터 물어보면 나쁜 아자씨들은 오해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해 주고 싶었지만 What's your name? 외에는 아무런 영어가 안되는 용감한 뚜윈에게 나의 썩은 미소를 보여주는 것외에는 해 줄것이 없었다.
지나고 나서야 다른 게 없으니 5만동이라도 줄 걸 하는 후회감이 들었지만 때는 늦었었다....
갈수록 순발력이 떨어지는 나를 생각하며 잠시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펼쳐지는 멋진 바다와 붉은 황톳길은 곧바로 우울한 마음을 씻어 주었다.
조금 전 호주 아자씨들의 까페에서 콜라를 마시던 중 외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왔던 택시운전사가 나에게 말을 걸면서 내가 베트남 사람이 아닌 게 드러나자 카운터에 있던 호주 아자씨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냐길래 한국에서 호찌민을 거쳐서 왔다고 했더니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안터이에 간다고 했더니 감옥에 꼭 가보라고 한다. 오토바이로 약 40~45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나머지는 뭔넘의 소리를 그렇게 빨리 지껄이는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 짜슥이 더럽게 빨리 말하고 있네...속으로 궁씨렁거렸지만 겉으로는 모두 알아듣는 척 했다.
그리곤 나가면서 좋은 정보 아주 고마왔고 진주도 멋지다고 엄청 발음 굴리면서 해주고 나왔다. (뿌듯......)
뭔가 다시 물어보지 않기를 바라면서...ㅠㅠ
4. 알고보니 과거 월맹군과의 전쟁시 운영하던 포로수용소였다.
이곳 역시 어떠한 안내 이정표 하나 없어 결국 한참이나 지나서야 다시 물어보고 되돌아 와야만 했었다. 게다가 감옥 앞에 도착했었을 때 시각이 12시 20분 정도되었었는데 바로 앞 가게에는 관광버스가 한 대 주차되어 있었고 관광객들이 죽 앉아있엇다. 이건 보나마나 점심시간이라고 수용소가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베트남에서의 3년 짠밥으로 미리 짐작했었는데 여지없이 맞았다.
이 꿋꿋한 베트남의 주체성......
할 수 없이 나도 그 가게에서 뭘 좀 먹으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베트남 음식이 그다지 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삶은 옥수수를 먹기로 했다. 그리고 두 봉지의 감자링 스넥과 카페다와 함께....
살짝 잠이 오려고 몸이 나른해 질 즈음 사람들이 일어섰다. 칼같이 1시 30분 정각에 문이 열렸다.
이 사진은 도착하자마자 찍은 것인데 일하느라 고생많으신 아자씨 아줌마들 식사하시느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실내는 한국의 거제포로수용소처럼 전시물과 상영관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 규모는 좀 초라하게 느껴졌다. 역사적인 상황까지 전체적인 맥락이 거제포로수용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따라 날씨가 무지 더웠었는데 건물안에는 냉방장치가 되어 있어 그나마 잠시 숨 돌릴만 했다.
영상물를 보면서 피곤해서인지 잠이 오려고 했는데 비록 영어 자막이 없어 확실한 내용 파악은 안되었으나 그들의 아픈 역사를 생각하니 잠시나마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역시 얼마나 많은 가슴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슬픈 역사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왼쪽 바닷가를 따라 군데군데 지은 집들을 보았다. 맑은 하늘, 더럽혀지지 않은 땅과 바다, 길가에 쭈욱 늘어 서있는 야자나무들... 더없이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더이상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빌었다.
돌아오는 길에 정동 근처에 있는 진주전시장과 박물관을 보았다.
진주를 선물해 줄 사람이 아직 없어 더 이상 구경하지 않기로 하고 오토바이 속도를 높여 포장도로를 즐겼다.
정동 시내에 들어서는 순간 있는 다리에서 본 강 풍경이다. 저 끝에 바다와 만나는 곳이 있다.
이곳은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단아한 곳이었다.
바다와 산 그리고 깨끗한 공기...
여느 베트남 강, 바다와는 달리 아직 이곳은 물이 무척 맑았다.
나이들면 여기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5. 호찌민으로 돌아오는 뱅기는 다음 날 아침 10시. 그래서 조금 느긋하게 리조트에서 출발해서 이곳 푸궉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월요일 오전을 땡땡이 치고 온 것이라 마음은 조금 급했다.
푸궉공항 대합실에 도착해서 발권을 하자마자 갑자기 그동안 미뤄왔던 급한 용무(?)를 느끼기 시작했다. 사진 왼쪽 가장 윗쪽에 있는 화장실로 갔었는데 공항 화장실 치고는 너무 소박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뱅기 안에서의 그 짓도 참 힘든 걸 알고 있는 터라 그냥 깔끔하게 볼 일을 보고 편안한 마음과 몸으로 호찌민을 향했다.
그리고 다시 오토바이와 먼지 그리고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 파묻혀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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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캬~~~마감때문에 바쁘니뭐니하더니 전화하면 술마시고있고 나중에준다는 전화도없고 하더니 푸쿽 혼자갔다고 말할려구 한다면 안믿지 그리고 비상구에앉아 편한것은 긴 다리가아니고 긴 얼굴이지라 ㅋㅋ
카페 활동하시는것 보아서 건강하신듯하니 안부는 생략하고, 남의 글에 딴지나 걸지 마시고 새끼조폭 두목은 원제 한국에 오신다요? 한국 비자 받아 놓은것도 기일이 넘었을텐데.... 한국 비자 다시 받아야 입국되는것 아닌가요? 얼굴도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머리에 조림사업이 필요하다는겉밖에.......ㅎㅎㅎ
탐슨형님 조림을 베트남산으로 해야되나 한국산으로해야되나 그게 갑자기 궁금해져요. 아마 호찌민산으로해야 되겠죠
봐 혼자가서는 저런사진못찍지 헬스크럽 엠어이중에 한명델구갔구먼 ㅎㅎ
또 나타났네 조폭스토커...역시 사진에 안보이는 누가 있다에 한표 ㅋ
나도 좀 데리고 갔으면 좋겠는데 도대체 걔들이 나를 겁먹는 이유를 모르겄어.....이 순박한 얼굴을 보면서도 말이여...-_-
댓글을 부르는 총님의 말씀 다른건 몰라도 순박한 얼굴은 아닌것 같은데여
봐 또나를 글쓰게만들면서 뭔스토커운운허고있삼 ㅎㅎ 동안에뎁자이라 호~~~아무리베트남이라고하지만 이건아니잔어 어디봐서 동안이고 뎁자이어 동네과부들이 그렇게불러주는가본데 그러지맙시다 안그렇소 신조햄!!!!
음..... 조금 찔리긴 하네....-_-
조폭스토커는 나를 왜 끌고 들어가는겨 ? 스토커랑 물귀신이 짬뽕이여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다리가 길긴 기시네요 ㅎ
재미나게 쓰셔서 지금까지 쓰셨던 글 모두 뒤적여서 낄낄대며 봤습니다 ㅋ
근데 김대중 전 대통형 추모 글을 읽다가 군생활 년도를 보니 의외로 연세가... ^^;
사진은 동안이셔요~ ㅎ
동안이면서 또 뎁짜이라는 생각은 안해보셨어요? -_-
아... 뎁자이... 선글라스를 쓰셔서 ㅎ
어디에서 예약 하는데요 말해 주세요
에어메콩 홈페이지 가면 됩니다. 그리고 베트남에어라인처럼 예약할 때 결제안해도 되고요, 예약할 때 나오는 구매날짜까지 결제하면 됩니다. 사무실은 호찌민 공항가는 길에 있습니다. 주소도 홈피에 나와있습니다. www.airmekong.vn
리조트는 어떻게 예약하는지
베트남구글에서 phu quoc hotel 치면 무지 나옵니다.....그기서 가격, 위치 등을 보고 맘에 드는걸로 고르면 되죠..
바다의 사진이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 바다와 비슷하네요,,아름다운 사진 감상 잘했습니다.ㅋㅋ
사진에서 설명드린대로 조금난 헤엄쳐가면 시아누크빌이 나오죠....^^ 같은 타이만이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들겁니다.
가스총님은 긴다리에 얼굴도 작으면서 동글하지 않은 서구형 몸매이어서 following 하는 베트남 꽁까이가 많겠네요
ㅋㅋ 나 아는 분들이 이 글보면 전부 돌아가시겄네....ㅋㅋ
댓글에 뻥터진사람중 한명 나머진 조폭스토커에 바톤터치 뭐 유려한문장이나 맛진풍광에는동의하지만 나머지는 ___;
여기 내가 가지 말아야 할 리조트라고 올린 곳 중의 하나인데.....난 여기 $60불 줬음...방에 에어컨,화장실에 순간 온수기 하나 없음.. 음식은 정말 비싸고 맛이 없음...옆에 "여행정보"여기 가면 이 리조트의 실체를 알 수 있음...
ㅋㅋ 확실히 베트남은 사람따라 시간따라 다르다니깐요. 일단 하나씩 짚어보기로 하죠^^ 1. 시간 :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픽업나온 차량으로 저는 약 25분 걸렸습니다. 오토바리로는 40~50분 정도 걸리고요. 제가 직접 오토바이로 타고 나와 봤으니까요. 그리고 저한테는 픽업비 안받았습니다. 30만동이라고 이야기는 하긴 하더군요. 픽업 차량도 약간 낡았지만 도요타고 나름 괜찮았습니다. 한번만에 갔고요. 2. 방 : 저는 18$ 짜리인데 처음 방은 온수, 에어콘 없는 방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일부러 에어컨 없는 방을 했거든요. 호찌민에서도 밤에는 에어콘있어도 절대 안켜니깐요. 선풍기가 제일 좋죠.
온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젊어서그런지 온수가 그다지 ^^. 그리고 홈피에 그런 정보 다 나와있던데요.
근데 글에서도 적었지만 다른 좋은 방으로 공짜로 바꿔주더라구요. 그기는 에어콘도 있었지만 전 사용하지 않았고요. 음식값은 그다지 잘 모르겠어요. 비싼지 싼지...거의 비슷한 것 같은데..호찌민이랑요.. 직원들도 베트남 보통 직원들이랑 비슷하고....아주 친절한 건 아니고 그냥 웃을 땐 웃고 뭘 물어보면 대답잘 해주고..그냥 그렇게....
아마 제가 괜찮게 생겨서 그렇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_- (돌 던지지 마셈.....=3=3)
재미나게 글 잘 읽었습니다...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ㅋㅋ 저도 푸꿕이 좋아서 3번 다녀왔습니다.사진에서 다리를 보니 몇년전에 제가 오토바이타고 지났던 다리가 아직도 그대로 있네요...비포장도로도 그대로고...당시에도 포장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직도 안했네요...사실 자연그대로가 좋은데 말입니다.다행입니다.오랜만에 댓글 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참 메콩에어 왕복 얼마인가요? 올해나 내년에 다시 가보려구요...^*^
언제 예약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심하더라고요. 저는 150만동 쯤 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