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용정마을은 마을 양 옆에서 길이 들어와 마을 중심부에서 만나는 형태다. 마을 중심부에는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가진 용샘이 있으며, 지금도 물이 나오고 있다. <사진 = 해남군 제공> | 목마른 용이 찾아왔었던 곳… 재건사업 모범마을 자부심옥천면 용정마을은 '김이 뭉게뭉게 나는 마을'로 불렸다. 먹을 것이 흔치 않았던 어려운 시절에도 사람 사는 따뜻한 온기가 피어올라서다. 전라남도 모범마을로 지정됐을 정도로 선도적인 마을이다.
용정마을은 행정구역상 용산리에 속하며 옥천면에서는 중심부, 용산리에서는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소쿠리 형국의 마을이다. 용 형국을 가진 제봉산 줄기가 용정마을을 향해 있어서인지 마을 이름에 대한 유래는 용과 관련이 있다.
구전에 따르면 마을에 목마른 용이 찾아와 물을 마시던 용샘이 있어 '용정(龍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용샛골', '용샘골'이라 불렀다고도 전한다.
용정마을 남주철(65)이장이 어릴 때만 하더라도 80여가구가 살았던 마을이었지만 지금 실세대수는 33호로 크게 줄었다. 300여명이 살던 마을에 60여명만 남아 용정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 최고령자는 이찬수(93) 씨이며 주민은 줄었어도 마을의 따뜻한 온기는 그대로다.
해남문화원에서 발간한 '우리마을의 삶과 문화'에 따르면 지난 1962년에는 전남 모범마을로 지정돼 재건사업을 펼쳤다. 3성 모범마을로 지정돼 전남에서 가장 먼저 재건사업을 실시했으며, 인근 지역에서 용정마을을 견학하기 위해 방문했을 정도다.
양성만 이장을 중심으로 지붕개량, 마을안길 넓히기, 잉어기르기 등의 사업을 펼쳤다.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고, 정미소·마을회관·정부양곡 보관창고도 지었다. 이후 새마을운동이 시작돼 주택개량, 부엌·화장실 개량, 마을 골목길 확장 등의 사업이 이어졌다.
재건사업과 새마을운동 후 용정마을은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집촌 형태의 구조를 이루게 됐다. 마을 중심에는 농협창고, 공동우물과 대통령 하사금으로 지은 새마을공장과 마을구판장이 있다. 현재 새마을공장은 개인이 사용하고 구판장은 운영되지 않는다.
용정마을은 벼농사 위주의 농촌마을이며 17곳의 농가가 옥천농협과 계약해 봉황벼를 재배하고 있다. 약 15년 전부터는 특작물로 겨울배추를 심기 시작해 지금은 13곳의 농가가 겨울배추를 재배하며, 옥천면에서 겨울배추를 가장 많이 재배한다. 축산농 1농가가 100두 이상의 한우를 기르고 있다.
농업용수는 일제강점기에 만든 용정저수지를 이용하고 있다. 용정저수지를 관리하기 위해 수리계를 조직했으며, 농사짓고 있는 가구는 모두 수리계에 가입했다.
대동계는 매년 12월경 연 1회 총회를 열고 있다. 다른 조직으로는 향우청년회, 재경향우회 등이 있다.
향우청년회는 용정마을 출신 외지 청년들을 포함해 20여명이 가입했으며 어버이날 잔치 등의 마을 행사에 협조하고 있다. 재경 향우회는 2003년 마을 비석을 기증했다. 상포계는 주민 수가 줄어들면서 계를 없앴다.
용정마을은 1932년쯤 용정학원이 설립돼 교육역사도 깊다. 용정학원은 야학으로 시작해 김운규, 김응두 선생이 7~8명의 1기생을 가르쳤다. 건물 뒤편에 운동장까지 갖춘 큰 규모의 학교였으며 일본어·산수·지리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쳤다.
이후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주학으로 바뀌었다. 옥천뿐만 아니라 계곡과 강진에서도 학생들이 다니면서 학생 수는 40~50명까지 늘어났다. 학비는 당시 월사금 15전이었다. 용정학원은 해방 직전에 폐교됐으며 폐교 후 건물은 마을회관으로 이용됐다. <마을회관에 항공 사진 액자를 기증할 향우를 찾습니다. 전화 061)534-9171>
| 내가 이장이랑께 | - 용정마을 남철준 이장 젊은이들 돌아올 때까지 마을 지키겠다 남철준(65)이장에게 용정마을은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마을이다. 전라남도 모범마을로 지정됐던 역사 덕분이다. 남 이장이 어릴 적에는 주민이 많아 북적북적한 마을이었다고 한다. 대부분 한 가구에 5~6명의 대가족들이 살았지만 외지로 떠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을이 한산해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남 이장은 어머니 한광례(89)씨를 모시며 마을을 지키고 있다. "예전에 인근 마을에서 용정마을로 딸 시집보내고 싶다던 사람 많았어. 그 정도로 풍족한 마을이었고 젊은 피들도 많았지. 지금은 가장 젊은 사람이라고 해봐야 40대 후반이여" 농로 포장도 거의 완료됐고 마을 저수지는 수리계에서 돌아가며 관리하고 있어 큰 걱정거리가 없다. 다만 마을주민 절반가량인 25명이 65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된 점이 걱정이다. 내년에는 마을 노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기구를 설치하는게 남 이장의 목표다. 남 이장의 바람은 앞으로 젊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농촌으로 바뀌기까지 용정마을을 보존하면서 주민들끼리 화목하게 사는 것이 목표인 남 이장. 어떤 식으로 유지해나갈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