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님들,
지금 오후 2시 20분 독일 본 지방의 날씨도 끝내 준답니다.
어제 저녁에 친구가 전화를 해와서 오늘이 낚시협회 始釣會 날이니 잊어 버리지 말고 나오라고 했다가 그것도 못 믿어웠던지 새벽에 또 전화로 연락이 와서 낚시질 갔다 왔답니다.
전에 같으면야 아직도 죽치고 앉아 술이나 퍼 마시고 있겠지만(클럽에 맥주와 슈납스, 콜라와 쥬스 같은 음료수가 다 있답니다.) 점심먹고(오늘 메뉴는 이태리식 마카로니) 약속이 있다고 핑개대고 빨리 집으로 왔답니다. 사실은 사랑방에 무었이 올라 있는지 궁금해서 였지요.
오늘 아침엔 카메라를 가져가서 수선화를 한컷 담아 올려 했는데 가서 생각하니 카메라를 집에다 놔두고 왔다는걸 그곳에 가셔야 알았지요.
낚시 협회의 수선화는 응달이 져서 그런지 아직 필려면 적어도 두주일쯤 더 있어야 되겠더군요. 그리고 입구쪽에서 클럽건물로 들어가는 길목에 많이 자생하던 수선화는 작업을 하면서 그위로 불도저가 지나가 많이 손상이 되어 있었답니다.
작년 가을에 같이 낚시질 했던 회원 한명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도 들었고 내가 협회에 가입할 당시 (28년전) 회장으로 있던 사람은 지금 안달루시아(스페인)지방에서 살고 있는데 옛날 본마누라는 죽고 새로 장가를 들어 벌써 몇년째 그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뇌일혈로 쓰러져 말도 잘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네요. 나랑 특히나 친한 87세나 되는 회원 한 사람은 오늘 나이 탓인지 좀 늦게 나왔는데 아직도 자동차를 손수 운전하고 노익장을 과시했는데 나랑 옛날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왔답니다.
그런데 여러대감들 한가지 얘길 할테니 잘 들어 보시구려.
동양사람, 특히나 한국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이 사람이 나랑 특히나 친한 사이란건 얘길 했으니 아시겠지요.
지난 가을 정기 총회때 나의 제의로 명예회원에 추대 되기도 했답니다.
명예회원은 년 회비 납부의무도 없어지니 약 십만원의 경비절약 효과도 있지만 명예회원의 특권보다도 명예로운 일이지요.
사실은 입회 40년 되는 사람만 명예회원으로 추천되는데 현재 우리협회에 이 친구까지 4명이 있답니다. 다른 3명은 다 이 친구보다 젊지만 모두 40년 이상 회원이었으니 자동으로 명예회원이 된거지요.
그렇지만 나의 제의로 이 친구는 나이도 많고 36년 간이나(지난해) 회원이었고 햇수보다 여러 면에서 모범적이고 우리가 본받을 만한 모볌회원이니 명예회원에 추대를 한다고 제의를 했더니 한 사람도 이의없이 만장 일치로 명예회원에 추대를 했답니다. 그러니 이 친구가 나에게 감사의 말을 했고 또 한잔 하자고 해서 오늘 둘이서 한잔 걸쳤지요.
며칠전에 이 친구가 전화를 해 와서 자기가 어차피 낚시점에 가서 미끼(구더기)를 사 올테니 그리 알라고 하기에 그러마 하고 오늘 아침에 협회에 가니 이 친구는 아직 오지않아 다른 친구에게 구더기를 얻어서 낚시질을 했답니다. 9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다고 휴식시간에 빵을 먹는 시간에 이 친구도 왔더랬습니다. 그래서 구더기를 한통 받았는데 내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다른것 같이 한꺼번에 사서 구더기 한통에 얼마나 하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내가 2 유로를 주면서 나도 요새 그런거 산지 오래되어 얼마인지 모르는데 2 유로 주겠다고 했더니 돈을 덥석 받아 챙기는 겁니다. 아마 구더기 값은 1 유로 정도 하지싶은데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대감들이나 한국의 친구 들이라면 그것 받으려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건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생활해온 나는 아직도 거북스럽게 느껴지니 습관적 사고방식은 어쩔수 없는가 봅니다.
여러 대감들 무슨 얘긴지 이해 하시겠나요?
그래서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게 되는가 봅니다.
지금 햇살이 따끈하고 영상 15도 정도의 푸근한 날씨 이랍니다.
여러님들은 잠자러 갈 시간이 닥아 왔네요. gute Nac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