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반가워요 - 원격모의평가고사의 날
원격 모의고사를 실시해요
3월 전국 모의학력평가고사를, 4월 24일에 보게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평가를 시점으로 등교 개학을 하나 했더니, 아직은 때가 아니고 원격으로 실시한다고 했다. 그리고 코로나19 관련 공문과 더불어 모의학력평가 관련 공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교사들은 정말 대단한 인력임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한다는 지침이 내려오기가 무섭게, 교사들은 짧은 시간에 그것을 이루어 내어 현재 큰 문제없이 진행이 되고 있으며, 원격 모의고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문제지를 어떻게 나눠줄지 등에 관해, 순식간에 계획을 세워놓는 것을 보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영훈고의 담임교사들은 먼저 학년별로 집에서 다운을 받아 실시할 학생과, 시험 실시 한 시간 전에 학교에 와서 시험지를 받아갈 학생을 파악했다. 그래서 1,2,3학년 각 약 200명 가량이 시험지를 받으러 온다고 했으니, 70% 정도의 학생들이 학교에 온다는 것이었다.
1,2학년은 정문으로 오게 해서 1학년은 화단 앞에서, 2학년은 농구장 쪽에서 배부하고, 3학년은 후문으로 들어오게 해서 그곳에서 배부키로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잠시라도 온다는 것에 교사들은 마음이 고무되고 있었다. 약간의 흥분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만큼 제자들이 보고 싶었고, 그리웠고, 기다렸다는 것이다.
각 학년 부장을 중심으로 담임교사들은 빈 교실에서 과목별 시험지를 펼쳐놓고, 한 학생당 한 묶음씩을 갖고 갈 수 있도록 분류했다. 또한 아이들의 열을 체크할 선생님, 질서 지도를 할 선생님 등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었다.
간식과 찬양으로
교목실에서도 무엇으로 아이들을 맞이하면 좋을까를 생각했다.
일단 학교에 오는 아이들과 수고할 선생님들을 위해 간식을 숫자에 맞춰 준비했다. ‘오예스’ 한 개씩이지만 양보다 마음이 중요한 것이니까, 기쁘게 준비했다. 그리고 그것을 학년으로 보냈고, 각 학급담임 선생님들은 학급의 수량에 맞게 미리 잘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차목사님은 학교 정문 입구에서 축복합니다 배너 현수막을 세워놓고, “축복합니다” 찬양으로 축복하며 ‘마이쮸’를 나눠줄 계획을 세웠다.
선생님들이 일치단결하여 준비를 잘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토록 하시고, 순간순간 지혜를 부어주시며 감당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사랑과 축복송을 부르며
24일 아이들은 7시 50분 평소의 등교 시간 이전부터 오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신입생들의 얼굴도 보는 즐거움이 컸다.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 수업을 통해 영상으로 만났기에 거리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신입생들은 나를 향해 “뀨”를 외치고 가기도 했다.
물론 아이들이 마스크로 얼굴의 반 이상이 덮여 있어서 얼굴을 다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기쁨의 순간이었다.
학교는 역시 학생들이, 아이들이 넘쳐야 기쁨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하는 날이었다.
아이들의 열을 체크하고, 간식을 나누어주고, 시험지를 배부하는 시간은 한 명당 약 1~2분, 길어도 3분이 되지 않았다. 정해진 7시 50분부터 8시 50분까지 정문 앞에서 차목사님과 나는 마이쮸를 준비하여 나눠주고, 아이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축복송으로 축복했다. 교장선생님은 정문과 후문을 오가며 “사랑합니다”, “반갑습니다”를 아이들에게 외치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에도 활기가 넘쳐보였다. 그렇게 찬양을 하고 있는데, 2학년이 된 두민이가 다가왔다. 그리고 특유의 억양과 느린 말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정말~ 뵙고 싶었어요~.”
또 한 여학생이 다가왔다.
“선생님, 빨리 학교 오고 싶어요.”
순간 내 마음이 찡했다. 이내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곧 오게 될거야.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다 와야 해~. 알았지?”
모의학력평가시험지를 나눠주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지만, 학교는 아이들의 온기에 하루 종일 활기에 차 있었다. 조속히 코로나19가 마무리 되어, 사랑하는 제자들과 학교에서 함께하기를, 오늘도 영훈고, 그리고 모든 학교의 선생님들의 마음을 모아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20. 4. 24.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