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외숙과 함께 길을 나섭니다. 원래는 웅상에서 불광산을 계획했는 데 버스에서 잠시 졸다가 비몽사몽 간에 주진에서 내렸습니다. 구시렁거리며 걷다가 외숙이 "회야강을 따라 걸어 볼까?" 하는 말에 콜 GO를 외칩니다. 회야강은 장흥저수지 윗편 무지개폭포에서 시작하지만 주진에서 시작합니다
강변으로 들어서니 이제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풍광입니다.
드문 드문 산책 나온 분들도 보이고
뽐내는 매화가 향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물 만난 오리들도 보고
건너편 천성산 미타굴, 하늘 릿지, 금수굴, 혈수용 계곡이 있는 바위 절벽들이 아련합니다. 젊은 시절의 기억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스치고 지나갑니다.
강변을 산책하는 길손의 반영도 멋진, 날씨가 흐린 것을 빼고는 완벽한 봄날입니다.
천성산 긴 능선을 등 뒤에 두고 강을 따라서 변해가는 강변의 건물들을 보며 상전벽해의 감정도 잠시 지나고
길가의 홍매도 화려함을 자랑합니다
텅 빈 겨울 들판 넘어 들판 대추남만디, 대운산 정상 오른쪽 편으로는 오늘 계획했던 불광산이 바라보입니다
중간중간 안내판은 있지만 조금은 부실합니다. 좀 더 관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난히 검은빛을 띠는 강바닥 돌 ... 오염 때문이 아니라면 좋겠습니다
겨울의 황량함을 털어내고 초록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초목들
가뭄이라 물이 거의 없습니다. 물이 많으면 제법 괜찮은 경관일 것 같습니다
바위가 드러나 있는 삐죽한 우불산 지나고
발길 따라 흐르는 박목월의 나그네가 되어
멀리 뾰족한 배읍봉 ... 오래전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진 기억이 솟아납니다
겨울 지나 봄을 향하는 길
강변길이 끊어져 잠시 용당 사거리로 나와 도로를 조금 걷다가
회야교 지나
강줄기가 바뀌어 울산 CC앞에서 도로를 건너갑니다.
입간판에 입간판에 내원암 계곡의 폭포라는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내원암 계곡을 뒤지며 올라간 적이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모습입니다.
강변에서 풀 뜯고 있는 염소 "한번 붙어 볼래?" 하며 노려보고 있습니다. 거참
강둑에는 냉이꽃, 광대나물, 개불알풀이 봄의 선두를 잡으려 각축하고 있습니다.
매화처럼 조용하고 품위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석천으로 들어가는 길가의 소나무
뒤돌아 보면 벌써 한나절인 허허로운 풍광
참새는 혼자서 놀지도 않고, 높은 나무에는 잘 올라가지 않는 데 높은 나무에서 혼자 뭔가를 바라보고 있는 "조나단 리빙스턴" 참새
가지치기를 잘해 놓아 그런지 유달리 향기 진하고 고운 색을 자랑하는 홍매
산수유
초전교 지나 텅 빈 논 위에 덩그런 웅촌 교회
초전마을 입구의 오리 솟대... 만든 분의 품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억새, 갈대도 닮은 듯 닮지 않은 왕억새라고도 불리는 무늬물대
석천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작은 수중교를 지나야 됩니다. 물이 많을 때는 신발에 물을 적셔야 되는 구간입니다.
아니면 초전리 쪽으로 들어오지 않고 버스 도로를 따라 돌아야 됩니다
산 넘어 산, 비록 나지막하지만우리네 강산의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석천마을, 석계마을 같은 이름의 뜻입니다.
석계서원
이제 회야강의 종착역 진하까지는 너무 멀기 때문에 남창역으로 향합니다
통천교 지나고
망향동산에 들러 회야댐이 조성되며 수몰된 마을의 흔적을 찾아봅니다.
밀양댐처럼 전망대를 만들어 망향비를 설치했으면 좋았을 텐 데 조금 아쉽습니다.
화장산을 바라보며 도로를 걷다가
상큼한 청매와
화려한 홍매를 만나 잠시 인사 나누고
회야댐을 만나지만 철망에 가려있어 답답합니다
철망 위로 한 장
가뭄이 심해 수위가 너무 많이 내려갔습니다
내고산 쪽으로 방향을 바꿔 남창으로 향합니다
자그마한 당산 정도의 동산이지만 이곳 주민에게는 제법 중요한 곳인 것 같습니다. 내고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고산, 중고산, 외고산, 고산천 모두 고산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것을 보니 고산이라는 단어가 제법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추억이 많이 쌓여 있는 폐역
선지국밥 한 그릇으로 오늘의 여정을 마칩니다
집에 돌아오니 매화꽃이 예쁜 모습으로 맞이합니다. 마무리도 매화향과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