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심청(산문)
나는 효녀인가요?
광주 삼육초등학교 3학년
이서율
“우리 효녀 딸!”
엄마께서 내게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내가 효녀라고? 엄마가 나를 그렇게 불러주시니 효녀가 맞긴 하나보다. 숙제도 열심히 하고 학교에서 꾸중도 듣지 않으니 엄마께 나는 효녀가 맞다. 그런데 효가 무슨 뜻이지? 여전히 효의 뜻은 아리송하지만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학교에서 ‘효녀 심청’이란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버지가 걱정하실까 봐 슬픈 표정도 짓지 않고 애써 웃으며 아버지를 보살피고,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팔아 인당수에 뛰어든 심청이 이야기를 생각하니 나는 효녀가 아닌 것 같다. 청이가 장승상댁에서 잔치가 있으면 일을 도와주고 음식을 받아오는데 아버지가 그 음식을 드시고 얼마나 맛있어하실까 생각하며 단걸음에 뛰어온다. 자신도 배가 고프지만 손도 안 댄다. 그런데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혼자 다 먹고 싶은 생각을 한다.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만두 가게가 있다. 정말 맛있는 만두를 판다. 그런데 이 집 만두는 꼭 짝이 맞지 않는다. 엄마와 사이좋게 나누어 먹지만 마지막 하나 남은 만두가 나를 괴롭게 한다. 엄마가 드세요라고 양보하는 척 말은 하지만 사실 난 내가 먹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심청이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인당수에도 빠졌는데 나는 만두 하나도 양보를 못하니 효녀가 아닌가 보다.
추석이 되어 오랜만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뵈었다. 엄마가 나에게 효녀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 엄마도 할머니에게 효녀인지 궁금했다. 할머니에게 여쭈었더니 할머니는 당연한 듯 엄마가 효녀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엄만 할머니에게 용돈도 드리고 함께 여행도 자주 가니까 효녀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엄마를 효녀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엄마가 나처럼 초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전교생이 다 모이는 큰 행사였기 때문에 사람이 무척이나 많아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사람들 틈에 서 있었는데 무대에 올라온 엄마가 요리조리 보더니 단번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찾아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부모를 알아보고 손을 흔든 엄마가 너무 대견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날 많이 우셨다고 한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니 효녀가 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당수에 빠져 아버지를 구하고자 한 심청이의 마음과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찾아 손을 흔든 엄마의 마음이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는 같기 때문이다. 시대가 달라 목숨을 바치는 효와 지금의 효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도 자신이 있다. 우리 엄마는 내가 머리를 빗겨드리면 좋아하신다. 천천히 오래오래 빗겨드리면 더욱 좋아하신다. 함께 꽃시장에 가서 예쁜 꽃을 고를 때면 엄마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엄마의 행복한 표정이 나를 더 기분 좋게 만들기 때문에 나에게 효는 하나도 어렵지 않은 일들이다.
추석 연휴가 끝이 났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엄마께 물어보았다. 수학시험을 100점 받아 1등 할 때와 함께 꽃시장을 갔을 때 중 어떨 때 더 기분이 좋으신지 말이다. 엄마는 ‘모든 순간’이라고 말씀하셨다. 모든 순간이라고? 엄마 몰래 답지를 베껴 꾸중을 들은 적도 오빠와 싸우다 혼난 적도 많았는데 ‘모든 순간’이라니 머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공부를 잘하고 말썽을 피우지 않아야 효를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께 그렇게 생각하는 답을 듣고 나서야 엄마가 말씀하신 ‘모든 순간’이라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엄마는 우리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사랑하신다고 하였다. 속상해서 혼을 낼 때도 있지만 그런 순간마저도 지나고 나면 그리운 추억이라서 너무 소중하다고, 점점 커가는 오빠와 나를 보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는 것이 아쉽고 붙잡고 싶다고 말이다.
가끔씩 엄마가 미울 때가 있다. 혼이 나면 엄마가 싫어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지만 돌아서면 엄마가 그립다. 나에게는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만두를 포기 못 하기도 하고, 오빠 편을 들어주는 엄마가 얄미울 때도 있지만 어떤 순간에도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소중한 마음이 우리 가족에게 가득하니까 나는 효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효녀 이서율이다.
호남삼육중학교 삼육중학교 불로초등학교 삼육초등학교 송원초등학교 운리초등학교 광주호남삼육중학교 광주삼육중학교 삼육중학교입시 삼육중합격 삼육중대비 삼육중입시 광주논술학원 광주국어학원 국어논술학원 호남삼육중입시 호남삼육중합격자 호남삼육중 살레시오초등학교 화개초등학교 조봉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