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Thames 강 이 강물 어디서 오나 나의 노래여 이 강물 따라 어디로 가나 나의 외로움 노래와 외로움 그 사이로 강물 하나 깊어 누구를 찾아가나, 나의 길이여 어느 가슴에서 솟아나와 어느 가슴 쪽으로 다시 흘러가나 내 마음의 붉은 파도여
67. 템스Thames 강 유람선상에서
강물은 누워서 지금도 영국을 쓰고 있다 잉글랜드의 역사는 템스 강이 쓴 기록 잉글랜드의 역사를 썼다가 지우고 지웠다가 다시 쓰며 오늘도 한 줄씩 한 행씩 바꿔 쓰고 있다 ‘Thames’는 켈트어 ‘Tamesas’에서 유래한 말 라틴어로는 ‘Tamesis’ 원래의 뜻은 ‘어둡다’는 말 어두운 강이여 지금도 어둡구나 황토빛 장강의 굽이 이루어 오늘도 누워서 흘러 사뭇 온몸으로 어둡구나 먼 곳에서 찾아와 문명을 쓰다듬으며 날마다 아프구나 템스 강 강하청江河廳이 오염을 줄이고 런던 항만청이 강의 이용규제를 관활한다지만 인간의 배설물은 너무도 파도 높아라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신화로 흐르는 장강을 따라 흐른다 잔뜩 찌푸리고 스산한 날씨 뱃전을 때리는 파도는 높고 귓가를 불어가는 바람은 차갑다 템스 강 - 코츠월드 구릉에서 발원하여 잉글랜드 중남부를 동으로 흘러 북해로 흘러드는 운하運河 같은 장강 머나먼 시절에 켈트족이 처음으로 발을 담그고 사랑했던 강 런던의 번영은 템스 강이 몰고 온 것 타워 브릿지Tower Bridge도 타워 오브 런던Tower of London도 강물이 안겨준 것 런던아이London Eye도 빅벤Big Ben도 웨스트민스터의 의사당Houses of Parliament도 강안江岸의 영화는 강물이 데리고 온 것 곡류曲流와 직류直流를 두루 보여주며 분지를 지나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제국의 흥망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장강의 길이 336킬로미터 강의 너비여 옥스퍼드 부근에서는 45미터 테딩턴Teddington에서는 75미터 런던 브릿지에 이르러서는 225미터 하구인 노아에서는 너비도 더는 참을 수 없어 9킬로미터
강의 양안은 눈부시다 문명의 현란한 요람은 빛이 부시다 고층빌딩과 관공서와 거대 아파트의 행렬 아직은 이른 오후인데 벌써 불을 밝힌 호화저택들 낙원을 불러놓고 축배를 드는 중일까 유프라테스의 아침이 아닐지라도 황하의 정오가 아닐지라도 나일 강의 만추가 아닐지라도 문명의 새벽은 강물 따라 오는 것 나는 템스 강이 보여주는 잉글랜드의 역사를 한 줄씩 읽어 내려가며 브리튼 섬의 새벽과 저녁을 함께 바라본다 만일 당신의 여정이 너무 바빠 단 한두 시간만에 잉글랜드의 모든 것을 보고 싶다면 유람선을 타고 템스 강을 건너보라 강물 따라 한나절 흘러가보라 강은 하나씩 둘씩 인간의 문명사를 가르쳐 주리라 인류의 욕망사를 무언으로 일러 주리라 우리가 분노하는 시간에도 강은 흐른다 인간이 슬픔에 잠긴 시간에도 물은 제 집을 찾아간다 인류가 희로喜怒의 사이를 흔들리는 시간에도 강은 찾아와서 바다로 가는 길을 일러준다 당신과 나의 그 태초는 한 방울 이슬 모든 이슬의 마음은 강으로 간다 지상의 모든 강은 바다에 뜻을 둔다 한 포기의 풀잎도 하늘을 가리키는 것 어둡고 밝은 인간의 욕망도 어리석음도 혹은 반짝이는 장강의 새벽까지도 바다로 가서 하나가 된다 휘황한 런던의 오후여, 기쁘고 또 눈물겹구나 나는 한 쪽 눈으로는 즐거워하고 다른 쪽 눈으로는 슬퍼하나니 장강은 모든 희로를 쓸어 담고 바다로 간다 바다에 닿을 때까지 쉬지 않는다 항시 외로움에 젖은 우리 삶이 그러하듯
첫댓글 하아상 외로운 것이 우리네 인생, 흐르는 강물이라고 어지 그걸 못 느끼리요. 세월이 흘러도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말이 없어도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이미 인간들의 마음 속에 같이 흐르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