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 복지시설 행복둥지를 틀다
삼성, 101억원 투입 미신고시설 신축…올 6월 자립기반 구축까지 A/S
‘행복둥지’. 그동안의 서러움과 열악함을 떨치고 새롭게 보금자리를 튼 미신고복지시설의 새 이름이다. 4여년의 대장정 끝에 전국의 41개 미신고시설이 행복둥지를 틀며 지역사회의 일원이 됐다. 행복둥지사업은 삼성사회봉사단이 주관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집행을 맡은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사회복지시설 설치기준에 미달한 미신고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르신과 장애인, 아동 등이 지역 내에서 어울려 살아가도록 일반 가정의 주택과 비슷한 규모인 약 200㎡ 규모의 쾌적하고 안전한 소규모 복지시설을 신축하는 대공사가 바로 행복둥지사업.
정부는 2000년을 전후해 미신고복지시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이를 일제히 정비하기로 하고 사회복지시설신고시설 설치기준에 맞추어 신축, 증․개축, 개보수 등 양성화 정책계획을 수립, 2005년부터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이 민관협력으로 ‘행복둥지사업’을 제안하고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비롯 복지학계, 언론계, 종교계 등을 파트너로 삼아 복지시설을 새로 짓기 시작했다.
노인 장애인 아동위한 쾌적한 주거환경 제공
삼성은 이를 위해 그동안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 중인 소규모 복지시설 거주자의 쾌적한 생활공간 제공은 물론 화재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예방 등 생활거주자 안전의 시급성을 감안해 총 101억원을 투입했다.
2004년 8월부터 행복둥지사업을 추진한 삼성은 서울부터 제주, 울릉도 등 도서지역에 이르기까지 41곳<표 참조>에 이르는 건축현장을 일일이 돌며 안전성과 편리성을 점검하는 열정을 쏟았다.
삼성이 심혈을 기울인 것은 복지시설이 지역 내의 ‘외딴섬’이 아닌 마을주민과 상호유기적인 유대관계를 맺으며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도록 하는 미래지향적인 선진형 복지시설의 모델을 구축하도록 하는 것.
이러한 삼성의 정성덕분에 행복둥지로 탈바꿈한 복지시설은 지역주민에게 시설을 개방하고 그들과 어울리며 소중한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행복둥지 사업으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시설의 한 관계자는 “입소하던 날 아이들의 기쁨은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그동안 시설이 열악해 지역민과 교류가 없었는데 이제는 떳떳이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챙기는 주민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그러나 행복둥지사업이 이 같은 결실을 맺기까지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지역사회의 님비현상은 난제중의 난제였다. 일부 지역주민들이 복지시설은 으레 ‘혐오시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반발하고 나선 것.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해당 복지시설과 삼성,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는 발이 닳도록 건축현장을 찾아 다녀야만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역주민들은 이내 행복둥지사업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의했지만 민원이 해소되지 않은 한 시설은 끝내 신축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맛봤다.
건축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은 많았다. 복지시설까지의 진입로 확장 문제로 인한 갈등, 예기치 못한 시공사의 부도 등 4년여의 시간은 항상 가슴을 졸여야하는 세월이 됐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41채의 건축물을 새로 지워야 하는 대규모 공사는 이렇게 한 순간도 방심을 허락치 않았다.
주민과 어울려 살아가도록 한 선진형 복지시설
행복둥지사업은 새 건물을 신축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부 복지시설에서 ‘시설을 잘 지어놓으니까 후원금이 줄어들고 있다’며 지원책을 호소하고 나선 것. 삼성은 또 다른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행복둥지 운영자립 육성지원사업’.
복지시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삼성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2008년 4월부터 행복둥지 운영실태 조사와 함께 설문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지원을 꼭 필요로 하는 7개 시설에 맞춤형 사업 선정에 들어가 양봉사업, 한우목축사업, 양계장 설치 지원, 양록사업 등의 아이템을 선정하고 3억9000만원을 들여 복지시설의 자립기반 조성에 나서 지난 6월에 사업을 끝냈다. 삼성으로서는 애프터서비스까지 완료한 셈.
삼성사회봉사단의 한 관계자는 “행복둥지는 시설장,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르신, 장애인 뿐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에게 행복과 기쁨을 나누는 둥지가 되고 있다”며 “삼성은 직원 자원봉사 등을 통해 행복둥지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 출처 복지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