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 소년 엘리오는 여름의 축복을 받은 것처럼 재기와 생명력이 넘치지만 동시에 금방이라도 깨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영혼을 고스란히 드러낸 꽃망울 같은 소년에게 눈길을 빼앗기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건 티모시 샬라메도 마찬가지다. 2008년 엔터테인먼트계에 첫발을 디딘 샬라메는 귀여운 아이, 반항기의 소년 등을 두루 거치다 2014년 <인터스텔라>로 눈도장을 찍고 경력을 쌓아나간다. 그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캐스팅해줬다고 겸손의 말을 건넸지만 실은 엘리오 역에 숨결을 부여하는 건 티모시 샬라메의 역량이다.
<아이 엠 러브>부터 <비거 스플래쉬>까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는 마치 햇살을 머금은 회화 같은 화면 아래 욕망에 대한 결핍을 그린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 욕망의 이름은 사랑, 정확히는 첫사랑이다. 정답도 한계도 없는 아름다운 혼란은 마치 티모시 샬라메의 성장을 위해 준비된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정확한 타이밍에 그에게 도착한다. 그리하여 곱슬머리에 창백한 피부, 의외로 단단한 근육과 아직은 왜소한 골격의 미묘한 밸런스를 지닌 소년은 그 흔들림 혹은 첫사랑의 이미지를 온전히 제 한몸으로 표현해낸다. 비록 90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별들의 잔치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0대 배우가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례적이었다. 그야말아미 해머)의 대사가 당신의 심정을 정확히 대변할 것 같다. “나도 너와 같아. 나도 전부 다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