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제주생활에 대한 동경과 도전리에서 상처받은 마음 등으로
아내는 여주를 떠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딸과 세 식구가 의논한 결과 미리 살아보고 나서 살만 하다고 느껴질 때
땅이나 집을 사서 이사하자는데 동의했지요.
2013년 5월 환갑여행 때 아내는 살집을 마음에 두고 있었지요.
여행 중에 용수리를 몇 번 방문했으니까요.
아내가 2013년 가을부터 빈집을 얻어 수리하고
수리비용만큼 7년간 세를 살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내는 제주에서 반, 여주에서 반 정도 생활하게 되었고
마을사람들과 교류를 위해 큰일이 있을 때 마을회관에 가서 설거지를 하면서
육지사람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마을 노인회장의 소개로 2014년 초 땅을 사게 되었습니다.
이때 부터 여주 집을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고
3막 인생을 준비했습니다.
여주 노인복지회관과 여성회관에서
중국어,기타,서예, 수묵화, 탁구 등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서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봄
제주에 땅을 사고나서 본격적으로 이사 준비를 했습니다.
전원주택 매매가 잘 안되는 때라
집을 사러 오시는 분들의 마음에 들도록
정원을 잘 돌봤습니다.
충주지씨 관향 방문
8.23
제주로 떠나기 전 충주 지씨 관향을 방문했습니다.
갑자기 선조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
물어 물어 처음으로 찾아갔습니다.
벌초(용인 선산)
8.31
조부모와 부모님 산소에 가서
형님들과 조카들 함께 벌초를 했습니다.
멀리 떠나는 사람이 마지막 인사를 드리며
마음의 정리를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고추잎과 어린 고추는
3개 수녀원(바오로 딸, 스승예수, 까리타스)에서 훑어갑니다.
농약을 거의 하지않아 매년 고추 끝무렵 연중 행사이지요.
3개 수녀원에 고추고랑을 공평하게 분배해 줍니다.
* 태호가족
우리집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언니 동생하는
세 가족이 이웃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5~6년 먼저 이사왔다고 하는데
서울에서도 친하게 지내다 한 분이 교감으로 정년퇴직 후
함께 모여 살려고 왔다고 합니다.
가끔 함께 모여 음식과 술잔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초대하는데 우리가 제일 막내입니다.
태호가족은 아버지가 군대에서 퇴직한 후 사업을 하다 실패해서
이웃들과 함께 이곳에 이사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세가족 모두 가톨릭 신자인데, 태호 어머니 수산나와
노래를 잘 해서 꾀꼬리 할머니로 불리는 마르타 자매가
큰 15단 묵주로 9일 기도할 때 서로 반대 방향으로 묵주 알을 굴려
마주치면 서로 자신이 맞다고 주장하여 웃음을 줍니다.
처음 도전리에 갔을 때는 세 분 모두 70대 중반이셨는데
제주로 이사올 때에는 80대가 되셨습니다.
얼마 전 소식을 들으니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치매 등으로 고생하시는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2015년
여주 집만 팔리면 제주에 신축할려고 하는데
부동산 소개소에 매물로 내 놓았지만 1년간 3명 정도만 다녀갔습니다.
전원주택 거래가 거의 없어 초조하게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1월에는 서울에서 대자가 다녀갔습니다.
새로이 부동산 두 곳에 매물로 내 놓았는데
그곳에서 온 분이 우리집을 보자마자 마음에 든다며
당장 계약을 하자고 하여 저녁 늦게 부동산에 나가 계약을 했습니다.
쉽사리 팔릴것 같지 않더니 너무 쉽게 팔린 것입니다.
그것도 부활 하루 전날 계약이 성사되어
크나큰 부활선물을 받았습니다.
곧바로 제주 바울리나에게 연락하고
건축업자를 알아보고 신축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사는 8월 말에 했으나 입주가 늦어져
11월에야 입주함으로써 본격적인 제주도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주 건축시작(5. 22)
여주 봄(4~5월)
7월
여주를 떠날 때
10년간 정성스럽게 가꾸었던 정원과 집, 그리고 고양이들
헤어지기가 섭섭했지요.
하지만 우리 집을 사신 분들 특히 자매님이
정원과 실내 디자인등이 마음에 드신다고 하여
정원에 있는 야생화를 비롯한 모든 것들
고양이 집과 사료
겨울 벽난로 땔감하시라고 전동톱
정원 잔디깎는 기계등을 흔쾌히 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남의 밭이지만 제가 농사짓던 밭 300여평도
서울에 사시는 밭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물려줬습니다.
잘 가꾸시라는 말을 전하며...
떠난지 8년이 지났지만
그분들과 가끔 안부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여주 도전리의 소식을 전해 받지요.
떠난 후 도전리에서 10여 분 이상이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 제주로 이사오기전 아름다운 우리집 모습(2015.5)
여주에 남기온 고양이들, 새 주인이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고양이 집과 사료를 두고 갈테니 알아서 처리하시라고 하고나서,
제주에 와 나중에 통화하니 잘 키우고 있다고 하면서
특히 형제님이 고양이들 노는 모습에 매일 행복해한다고 껄껄 웃으시더군요.
이상으로 많은 추억을 남긴 여주 도전리 생활을 정리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제주생활을기대하며~
첫댓글
인생의 한 페이지를 쭉 내려오는데
다행이 고향이들을 잘 거둔 다는 소식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중하면
함깨했던 아니 주인을 믿고 함께 했던
그 동물들의 목숨도 소중하지요
참 감사할 일
하여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동물 사랑하는 마음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