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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이다.
聲 : 소리 성(耳/11)
東 : 동녘 동(木/4)
擊 : 칠 격(手/13)
西 : 서녘 서(襾/0)
병법 삼십육계 중 승전계의 제6계이다. 한비자 설림 상편에 나온다.
한자 그대로 해석을 하자면,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습격한다는 뜻으로, 다른 행동으로 상대의 주의를 끈 다음 적이 예상치 못한 곳을 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국지연의나 초한지처럼 웬만한 역사 소설들을 읽어보면 나옴직한 말인데, 어떻게 보면 같은 승전계인 위위구조와 비슷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위위구조와는 약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 위위구조는 적들의 취약지점을 직접 공격해서 적들의 전력 분산을 노린 것이라면, 성동격서는 꼭 적들의 취약지점을 공격할 필요는 없고 적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 곳이나 상관없음이 포인트. 그래서 적진에 없었던 빈틈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양동 작전이다.
다만 성동격서에도 커다란 딜레마가 있으니, 바로 적들이 움직일 만큼 소리를 크게 지르고 크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무관심하거나 수비로 일관할 경우, 아예 대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만 소모된다. 또한 상대와 자신의 전력 차가 너무 크게 날 경우, 소리를 내자마자 상대가 소리를 낸 곳을 돌파하면서 역으로 패배해 버릴 가능성이 크다.
성동격서 전술이 읽히면 크게 실패할 수 있다. 곽가의 위격전살지계(僞擊轉殺) vs 가후의 허유엄살지계(虛遺掩殺)
삼국지 조조가 공성전에서 사흘 동안 면밀히 성을 살펴보고 낡은 부분과 새로 지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고 성동격서의 전술을 써서 밤에 낡은 곳을 공략하려 하였다. 그러나 조조가 성을 관찰하는 것을 성 안에서 가후 또한 관찰하고 있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가후도 성의 약점을 당연히 아는 터라 천하의 조조가 성의 튼튼한 부분을 정말로 공격할 리 만무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조조의 함정을 역이용하여 조조를 크게 패배시켰다.
그리고 중요하지 않는 곳에 소리를 크게 질러봤자 상대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역관광당할 가능성이 높고, 중요한 곳에 소리를 크게 지르면 성공률은 급격히 높아지지만 이득이 별로 없다. 성동격서는 기본적으로 승전계, 즉 이기고 있을 때 확실히 승리를 굳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을 타개하는 묘책은 아니다.
성동격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초한쟁패기 시절에 있었던 안읍 전투로 들 수가 있다. 팽성대전에서 유방이 역대급 참패를 당한 직후 서위왕(西魏王) 위표가 항우쪽으로 돌아서 버리고 말자, 역이기를 보내 한차례 설득을 하려 했으나 설득되지 않자 한신을 보내 응징토록 했다. 한신이 군사를 몰고 오자 위표는 포판(蒲坂)의 수비를 강화하고, 임진(臨晉)의 수로를 막아 우주방어 형세를 갖추었다.
위표의 방어가 굳건하자 한신은 아군의 군이 대군으로 보이게끔 위장하며 적군과 대치하면서, 실제로는 포판보다 좀 더 북쪽에 있는 하양(夏陽)으로 일부 군대를 이동시켰다. 그리고 목앵부(木罌缶)에 군사들을 태워 강을 건너게 한 후, 비어있는 안읍으로 군대를 기동시킨다. 이에 위표는 서둘러 군대를 회군했으나, 포판에 있던 부대는 전력이 약해져서 한군에게 박살나고 기세를 몰아 진격하여 위표까지 사로잡았다.
대한민국의 경우 인천 상륙 작전 실시에 맞추어 북한군을 교란하기 위한 기만작전의 일환으로 수행한 장사 상륙 작전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은 9월에 헤르손을 공격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해 러시아군이 동부전선 방위병력을 빼서 헤르손 등 남부전선으로 몰리게 만든 다음 텅 빈 동부전선 러시아군의 허를 찔러 순식간에 이지움, 쿠퍈스크 등을 탈환하며 대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헤르손 전선도 진짜로 밀어서 탈환했기에 성동격서는 러시아군을 헤르손에 묶어두기 위한 심리전 수단에 가까웠고, 실제 작전 전체는 양동 작전에 더 가까운 면이 있다. 이래놓고 왜 23년 대반격 땐 공격한다고 광고했는지 의문이다.
실패한 경우도 있는데, 이탈리아 손에 넘어갔던 구 영국령 소말릴랜드를 재탈환하기 어렵다고 판단, 에리트리아를 공격하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소말릴랜드를 공격하는 척 했지만, 되려 겁먹은 이탈리아군이 에리트리아로 도망가는 바람에 영국군은 에리트리아에서 예상보다 2배나 많은 이탈리아군을 만나야 했다. 하지만 이겼다.
스포츠 팬이라면 허구한 날 볼 수 있는 36계가 바로 이 성동격서다. 한쪽으로 공격하려다가 반대쪽에서 득점을 내는 축구나 농구의 아이솔레이션, 크게 칠 거 같다가 슬라이스, 드랍이나 헤어핀으로 농락하는 배구, 테니스나 배드민턴, 잽/바디/ 딥/ 미들킥 등으로 계속 다지선다를 거는 복싱이나 무에타이 등 격투기 스포츠 (이쪽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가 '셋업'이다) 등 스포츠 팬이라면 상상할 수 있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어찌 보면 스포츠계에서 갈수록 장점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결점이 적은 선수들이 선호받는 현상 (아웃복싱과 인파이팅을 둘 다 자유롭게 구사하는 현 복싱 챔피언 타이슨 퓨리, 각자 공격과 수비에 강점이 있지만 다른곳에서도 평타는 치는 로드리와 KDB라거나, 딱히 결점이 없는 로드리고 데 파울 등 육각형 미드필더, 김민재나 벤 화이트등 신체조건과 발기술을 겸비한 수비수들 등) 이 생기는 이유가 항상 이 성동격서의 계책을 발동시킬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10번 플레이메이커 하나만 보고 축구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먼저 소란을 피운 다음 서쪽으로 공격한다는 뜻으로, 먼저 주된 목표의 반대쪽을 먼저 치는 공격 전술을 이르는 말이다. 통전(通典) 병전(兵典)에 나오는 다음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중국 한(漢유)나라의 유방(劉邦)이 관중(關中)으로 진출해 승승장구할 때 합류했던 위왕(魏王) 표(豹)가 변심해서 항우(項羽)에게 협조하고 있었다. 한(漢)나라의 연이은 패배로 전세가 유방에게 불리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졸지에 항우와 위표에게 협공을 당하는 처지에 놓인 유방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신(韓信)을 보내 위나라를 정벌하게 했다. 그러자 위표는 백직(栢直)을 대장으로 삼아 황허강(黃河)의 동쪽 포판(蒲坂)이라는 곳에 진을 치고 한나라 군대의 도하(渡河)를 막도록 했다.
포관은 강가의 천연적인 지형을 이용해 만든 견고한 요새였다. 한신은 포관으로의 공격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으나, 사병들에게 낮에는 함성을 지르며 훈련하게 하고 밤에는 불을 밝혀 조만간 공격할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러자 한나라 진영의 동태를 살펴본 백직은 한신이 무리하게 포판을 공격하려는 줄 알고 어림없는 작전이라며 코웃음만 쳤다.
한편 한신은 비밀리에 군대를 유회시켜 강의 하류 쪽에 있는 하양(下揚)으로 보내 강을 건널 뗏목으로 강을 건넌 한나라 군대는 신속하게 진군했고 허를 찔린 위표는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사로잡혀 버렸다.
병법(兵法)의 한 가지로, 한쪽을 공격할듯 하면서 악삭 빠르게 상대편을 속여서 방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다른 쪽으로 쳐들어가 적을 무찌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다만 성동격서(聲東擊西)에도 커다란 딜레마가 존재하는데, 바로 적들이 움직일 만큼 소리를 크게 질러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수비로 일관할 경우 대응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만 소모된다. 상대가 수비로 일관할 경우 대응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만 소모된다.
또한 상대와 자신의 전력 차가 너무 크게 날 경우, 소리를 내자마자 당해 버릴 가능성이 크다. 애초에 성동격서는 기본적으로 승전계, 즉 이기고 있을 때 확실히 굳히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을 타계하는 모책은 아니다. 운동경기에서도 상대를 제압하는 반대의 작전을 이용 본 작전을 감행해야 승전하는 36계 병법을 알아야 한다.
성동격서(聲東擊西)
제(齊)나라, 한(漢)나라, 위(魏)나라가 연합(聯合)하여 연(燕)나라를 공격했을 때의 일이다. 연(燕)나라를 돕기 위해 북진(北進)한 초(楚)나라 군사가 위(魏)나라의 중요한 성을 함락시키자 세나라는 모두 놀라서 도망을 갔다. 그런데 목적을 이룬 초(楚)나라 군사가 본국으로 돌아오려 하자 성의 서쪽에 한(漢)나라 군사가 진(陣)을 치고 있고 동쪽에는 제(齊)나라 군사가 진(陣)을 치고 있어서 군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초(楚)나라 군사를 지휘하는 경양(景陽)은 여러 가지로 궁리한 끝에 우선 서쪽 성문을 열고 낮에는 전차(田車)와 군마(軍馬), 밤에는 횃불을 움직여 초(楚)나라의 군사가 한(漢)나라 군사와 자주 연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제(齊)나라 군사는 한(漢)나라가 초(楚)나라 군사와 은밀히 연합하여 자기를 공격해 오지나 않을까 의심하고 군사를 이끌고 철수해 버렸다.
놀란 것은 남아 있는 한(漢)나라 군사였다. 그들은 우세한 초(楚)나라 군사가 반격해 오면 큰일이라 생각하고 야음을 틈타 황급히 도망을 치고 말았다. 그래서 초(楚)나라 군사는 유유히 귀국할 수 있었다.
성동격서(聲東擊西)
고대 병법은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기술을 넘어, 불확실한 상황에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사고를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성동격서(聲東擊西)는 적을 혼란에 빠뜨리고 기만적인 전술로 승리하는 병법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는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친다'는 뜻으로, 적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 혼란을 유도한 뒤 실제로는 다른 곳을 공격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기만과 심리적 효과를 활용한 전술은 현대 사회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성동격서(聲東擊西)의 핵심은 상대를 교란시켜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철저한 준비, 그리고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전략적 사고가 중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요구하며,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접근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초한전쟁 당시 한신의 안읍 전투를 들 수 있다. 한신은 낮에는 큰 소리로 훈련하고 밤에는 불을 밝혀 동쪽을 공격할 것처럼 위장한 뒤, 실제로는 서쪽으로 우회하여 위나라의 수도인 안읍을 기습해 승리를 거두었다.
또 다른 예는 삼국지에서 조조가 원소를 상대로 한 관도대전이다. 조조는 적의 주력군이 집중된 동쪽을 공격하는 척하며 실제로는 서쪽을 타격하여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성동격서(聲東擊西)가 전술적 기민함과 창의적인 전략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도 성동격서(聲東擊西)는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경쟁사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놓고, 실제로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거나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경쟁사가 주목한 시장에서 철수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시장에서 강력한 제품을 출시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리더십 측면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팀의 주의를 필요한 방향으로 이끌고, 혼란 속에서도 명확히 목표를 제시하여 조직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설득과 협상에서는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주목하게 한 뒤, 실제로 원하는 조건을 확보하는 데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원리를 활용할 수 있다.
성동격서(聲東擊西)는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찾고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적 사고의 본질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의 개인과 조직은 이 병법의 지혜를 적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고전의 병법이지만, 그 통찰력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이제 우리의 삶과 일에서 성동격서(聲東擊西)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볼 때다.
삼십육계(三十六計)
승전계(勝戰計)
第6計 성동격서(聲東擊西)
소리는 동쪽에서 지르고 공격은 서쪽에서 한다
성동(聲東)은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격서(擊西)는 서쪽으로 공격한다는 뜻이다. 동쪽을 칠 듯이 말하고 실제로는 서쪽을 친다는 뜻으로, 상대방을 속여 교묘하게 공략함을 비유한 말이다.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술은 내가 공격하려는 목표가 서쪽이면 동쪽에서 소리를 질러 적이 동쪽으로 모여들 때 비어있는 서쪽을 향해 기습 공격하여 공격의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군대에 가본 사람이라면 양동작전(陽動作戰)을 기억 할 것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공격 공격목표를 엉뚱한 곳으로 오해하게 하여 실제 공격은 전혀 예상치 못한 적의 지점으로 하여 작전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예부터 이 전법이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적으로부터큰 피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특히 신중해야 한다. 상대의 지휘 계통을 혼란시키는 것이 이 책략을 성공시키는 비결이다.
1.
초(楚)나라와 한(漢)나라가 서로 다투던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위왕(魏王) 표(豹)의 투항으로 한나라 유방(劉邦)은 항우(項羽)와 위왕 표의 협공을 당하는 국면이 되어 매우 위험한 형세에 처하였다. 유방은 곤경을 벗어나기 위해 한신(韓信)을 보내어 정벌에 나섰다.
이에 위왕 표는 백직(柏直)을 대장으로 임명하여, 황하의 동쪽 포판(蒲坂)에 진을 치고, 한나라 군대의 도하(渡河)를 저지하였다. 한신은 포판의 공격이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나, 사병들로 하여금 낮에는 큰 소리로 훈련하게 하고 밤에는 불을 밝혀 강공의 의사를 나타내도록 하였는데. 백직은 한나라 군대의 동태를 살펴보고 그들의 어리석은 작전을 비웃었다.
한편으로 한신은 비밀리에 군대를 이끌고 하양에 도착하여, 강을 건널 뗏목을 만들었다. 뗏목으로 황하를 건넌 한나라 군사들은 신속하게 진군하여 위왕 표의 후방 요지인 안읍(安邑)을 점령하고, 그를 사로 잡았다.
2.
제· 한· 위가 연합하여 연 나라를 공격했을 때의 일이다. 연 나라를 돕기 위해 북진한 초 나라 군사가 위 나라의 중요한 성을 함락시키자 세 나라는 모두 놀라서 도망을 갔다. 그런데 목적을 이룬 초 나라 군사가 본국으로 돌아오려 하자 성의 서쪽에 한 나라 군사가 진을 치고 있고 동쪽에는 제 나라 군사가 진을 치고 있어서 군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초 나라 군사를 지휘하는 경양(景陽)은 여러 가지로 궁리한 끝에 우선 서쪽 성문을 열고 낮에는 전차와 군마, 밤에는 횃불을 움직여 초 나라의 군사(軍使)가 한 나라 군사와 자주 연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제 나라 군사는 한 나라가 초 나라 군사와 은밀히 연합하여 자기를 공격해 오지나 않을까 의심하고 군사를 이끌고 철수해 버렸다. 놀란 것은 남아 있는 한 나라 군사였다. 그들은 우세한 초 나라 군사가 반격해 오면 큰일이라 생각하고 야음을 틈타 황급히 도망을 치고 말았다. 그래서 초 나라 군사는 유유히 귀국할 수 있었다.
3.
전한(前漢) 경제 때 오·초 등 분봉된 왕족 7국이 연합하여 반란을 일으켰는데, 한나라 장군 주아부(周亞夫)는 성루를 고수하여 결코 밖으로 쳐 나가지 않았다. 오나라 군사가 성의 동남쪽을 공격할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곧 성의 서북쪽 수비를 단단히 하라고 명령했다. 이를 보고 수행 군사가 의아하여 물
었다. "적이 동남쪽을 치려는데 장군께서는 어찌하여 서북쪽의 수비를 명령하십니까?" 그러나 주아부는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에 과연 오왕은 주력 군사로 서북쪽을 공격해 왔는데 미리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공격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것은 지휘자가 침착 냉정하여 적에게 속지 않은 하나의 예이다.
또 후한 말기, 주준(朱寯)이 완성(宛城)에 있는 황건군(黃巾軍)이 공격했을 때의 일인데, 그는 적정을 살필 수 있도록 우선 성밖에 작은 동산을 쌓았다.
그리고는 북을 치며 군사들이 성의 서남쪽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황건군이 당황하여 우루루 서남쪽 수비로 몰렸다. 이것을 바라보고 있던 주준은 친히 주력군 5천을 이끌고 성의 북쪽을 불의에 공격하여 완성을 빼앗았다
현대에 있어서 성동격서(聲東擊西)
일상 생활 속에서도 이런 종류의 전술은 자주 사용된다. 화투를 칠 때 내가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꾸 다른 것을 먹을 것 같은 말과 행동을 하는 것도 성동격서의 전술을 응용한 것이다. ‘이번에는 어떤 것을 먹으려하니 모두들 준비하십시오.’ 아마 이렇게 화투를 친다면 백전백패(百戰百敗)가 분명할 것이다.
사실 성동격서의 전술을 가장 잘 사용하는 사람들은 운동선수들일 것이다. 성동격서의 전술은 운동경기의 페인트 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페인트 모션을 반칙이라고 한다면 그 경기는 재미도 없을뿐더러 선수들 간에 실력 차이도 별로 나지 않을 것이다. 축구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오른 발로 찰 것 같이 하면서 왼발로 차는 것은 반칙이라고 심판이 휘슬을 분다고 상상해보면 정말 우스운 일이다. 호나우드 같은 천재적인 축구선수와 일반 선수의 차이점은 얼마나 극적으로 상대방을 속이는 가에 달려 있다.
기업의 경영이나 상업에서 성동격서의 전술은 다반사로 사용하는 일이다. 회사가 지금 개발하려고 하는 기술을 좀 더 극적으로 발표하기 위하여 다른 기업들의 눈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기술을 미끼로 흘리는 것도 성동격서의 응용이다. 이럴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의 주의를 돌려야 한다. 몇 가지 단계를 설정하여 상대방이 추측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고, 적의 간첩이나 아군의 스파이를 통해 상대방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적을 유도할 수도 있다. 모두 신중한 분석과 세심한 행동으로 임해야 성공할 수 있는 일들이다.
결국 성동격서의 전술은 냉철한 이성과 뛰어난 판단을 할 수 있는 리더들의 인식 태도다. 감정을 정제하지 못하고 아마추어적인 생각으로는 고도의 이런 전술을 사용할 수 없다. 물론 남을 속이는 일에 대하여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떻게 상대방을 속이고 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선수가 고민 없이 상대방의 눈을 다른 속이고 공을 차는 것은 그가 개인의 자격이 아닌 어느 팀이라는 조직의 일원으로 뛰기 때문이다.
조직은 승패를 통해 부침(浮沈)을 거듭한다. 조직은 생존을 목표로 하기에 공격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하여 성동격서의 전술을 아무런 고민 없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여러 조직론자들에게 자주 긍정적으로 표현되곤 한다.
마키아벨리는 "전쟁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일은 비난 받을 일이 아니라 칭찬 받을 일이다"라고 하고 있고,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은 상대방을 속이는 일이다(兵者, 詭道也)"라고 선언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손자는 이 명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능력이 있어도 상대방에게는 없는 것처럼 보이고, 전쟁할 의도가 있어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내 의도가 가까운 곳에 있으면 멀리 있는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반대로 내 의도가 먼 곳에 있으면 가까운데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합니다(能而示之不能, 用而示之不用, 近而視之遠, 遠而示之近)."
내가 수천 명의 병사들을 살리고 그들을 금의환향(錦衣還鄕)할 수 있게 하려면 적어도 조직의 리더는 명분이나 도덕이 아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이런 눈이 싫은 사람은 수많은 직원들의 목숨을 거느린 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이 되면 절대 안 된다. 차라리 어느 평범한 일반인으로 남아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좋다. 이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술은 나의 작(小)은 힘으로 상대방의 강한 힘을 꺾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다.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
▶️ 東(동녘 동)은 ❶상형문자로 东(동)은 간자(簡字)이다. 東(동)의 옛 모양은 전대에 물건을 채워 아래 위를 묶은 모양인데, 나중에 방향의 東(동)으로 삼은 것은 해가 떠오르는 쪽의 방향이 동이므로 같은 음(音)의 말을 빈 것이다. 옛 사람은 東(동)은 動(동; 움직이다)과 같은 음(音)이며 動(동)은 봄에 만물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春(춘; 봄)은 동녘과 관계가 깊다고 결부시켰던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東자는 ‘동쪽’이나 ‘동녘’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東자는 木(나무 목)자와 日(날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해(日)가 떠오르며 나무(木)에 걸린 모습으로 해석하곤 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東자가 보따리를 꽁꽁 묶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東자의 본래 의미는 ‘묶다’나 ‘물건’이었다. 그러나 후에 방향을 나타내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동쪽’이나 ‘동녘’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다만 東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여전히 보따리와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보따리에는 곡식의 씨앗이 가득 들어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니 東자가 쓰인 重(무거울 중)자나 種(씨 종)자, 動(움직일 동)자, 量(헤아릴 량)자, 衝(찌를 충)자는 모두 곡식이 든 보따리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서 東(동)은 (1)동쪽 (2)동가(東家)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동녘 ②동쪽 ③오른쪽 ④주인(主人) ⑤동쪽으로 가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녘 서(西)이다. 용례로는 동쪽 방면을 동편(東便), 동쪽을 향함을 동향(東向), 동쪽의 땅을 동토(東土), 동쪽 지방을 동방(東方), 동쪽의 바다를 동해(東海), 어떤 지역의 동쪽 부분을 동부(東部), 동쪽으로 옮김을 동천(東遷), 동쪽으로 난 창을 동창(東窓),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동풍(東風), 동쪽에 있는 이웃을 동가(東家), 동쪽을 향함을 동향(東向), 동쪽에서 옴을 동래(東來), 동쪽 마을을 동촌(東村), 동쪽의 땅을 동토(東土), 동쪽에 있는 나라를 동방(東邦), 봄철에 농사를 지음 또는 그 농사를 동작(東作), 동쪽 방면이나 동쪽 편을 동편(東便),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동문서답(東問西答),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뛴다는 동분서주(東奔西走),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동서불변(東西不變), 동에서 번쩍 서에서 얼씬한다는 동섬서홀(東閃西忽) 등에 쓰인다.
▶️ 擊(칠 격)은 ❶형성문자로 撃(격)의 본자(本字), 击(격)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손 수(手=扌;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친다는 뜻을 가진 (격)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치다의 뜻이 전(轉)하여 치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擊자는 '치다'나 '공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擊자는 軗(수레 끌 수)자와 手(손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軗자는 車(수레 차)자와 殳(창 수)자를 함께 그린 것이다. 여기에 手자가 더해진 擊자는 전차를 몰며 창을 휘두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擊자는 적을 공격하거나 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擊자는 약자로 撃자를 쓰기도 한다. 그래서 擊(격)은 ①치다 ②부딪치다 ③공격하다 ④마주치다 ⑤보다 ⑥두드리다 ⑦지탱하다 ⑧죽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벌(伐), 칠 타(打), 칠 고(拷), 칠 당(撞), 칠 박(撲), 두드릴 고(敲), 칠 공(攻), 쇠몽치 추(椎), 망치 퇴(槌), 때릴 구(毆), 칠 토(討), 칠 력(轢),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지킬 수(守), 막을 방(防)이다. 용례로는 쳐 부숨을 격파(擊破), 적군을 쳐서 물리침을 격퇴(擊退), 북을 두드림을 격고(擊鼓), 적의 비행기를 쏘아 떨어 뜨림을 격추(擊墜), 몽매함을 일깨움을 격몽(擊蒙), 적을 쳐 물리침을 격양(擊壤), 징이나 꽹과리를 침을 격금(擊金), 쳐서 죽임을 격살(擊殺), 쳐서 끊음을 격단(擊斷), 적을 쳐서 없애 버림을 격멸(擊滅), 적군의 배를 쳐서 가라앉힘을 격침(擊沈), 서로 맞부딪쳐서 몹시 침을 충격(衝擊), 나아가 적을 침을 공격(攻擊), 때리어 침을 타격(打擊), 번개와 같이 갑자기 들이 침을 전격(電擊), 직접 자기의 눈으로 봄을 목격(目擊), 쳐들어오는 적을 되받아 공격함을 반격(反擊), 습격으로 사격을 받음을 피격(被擊), 갑자기 적을 엄습하여 침을 습격(襲擊), 뒤쫓아 가며 침을 추격(追擊), 공격해 오는 대상을 기다리고 있다가 도중에서 맞받아 침을 요격(邀擊), 급히 침을 급격(急擊), 총이나 대포 따위를 쏨을 사격(射擊), 태평한 생활을 즐거워하여 노인이 땅을 치며 노래함을 이르는 말을 격양노인(擊壤老人), 땅을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라는 뜻으로 매우 살기 좋은 시절을 일컫는 말을 격양지가(擊壤之歌), 무릎을 치면서 탄복하고 칭찬함을 일컫는 말을 격절탄상(擊節歎賞), 종을 쳐서 식솔을 모아 솥을 걸어 놓고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격종정식(擊鐘鼎食), 북을 치고 징을 울림을 일컫는 말을 격고명금(擊鼓鳴金), 무릎을 손으로 치면서 매우 칭찬함을 일컫는 말을 격절칭찬(擊節稱讚), 대나무를 다 사용해 써도 그의 악행을 다 쓸 수 없다는 뜻으로 필설로 다 할 수 없으리만큼 죄악을 저질렀다는 말을 격죽사난사(擊竹事難事), 배를 두드리고 흙덩이를 친다는 뜻으로 배불리 먹고 흙덩이를 치는 놀이를 한다 즉 매우 살기 좋은 시절을 일컫는 말을 고복격양(鼓腹擊壤), 계란으로 돌벽을 치듯이란 뜻으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당해 내려는 일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이란격석(以卵擊石),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일컫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남의 장점으로 나의 단점을 고침을 일컫는 말을 이장격단(以長擊短), 수레의 바퀴통이 서로 부딪치고 사람의 어깨가 스친다는 뜻으로 거리가 번화함을 이르는 말을 곡격견마(轂擊肩摩), 스스로 장수가 되어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 싸움 또는 어떤 일이든지 남을 시키지 않고 손수함을 일컫는 말을 자장격지(自將擊之), 물결이 밀려왔다가 밀려가듯이 한 공격 대상에 대하여 단속적으로 하는 공격을 이르는 말을 파상공격(波狀攻擊), 급히 쳐서 때를 놓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급격물실(急擊勿失), 돌로 돌을 때린다는 뜻으로 힘이 거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이석격석(以石擊石), 문지기와 야경이라는 뜻으로 신분이 낮은 관리를 이르는 말을 포관격탁(抱關擊柝) 등에 쓰인다.
▶️ 西(서녘 서)는 ❶상형문자로 卥(서)는 고자(古字), 卤(서), 覀(서)는 동자(同字)이다. 옛 자형(字形)은 새의 둥지나 그와 비슷한 꼴을 나타낸다. 그 옛 음(音)이 死(사; 사람이 없어지다)나 遷(천; 옮아가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西(서)는 해가 지는 것을 나타내는 데 쓰여지고, 해가 지는 방향(方向), 서녘의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 나중에 西(서)의 자형(字形)을 새가 둥지에 있는 모양으로 잘못 보아 저녁 때 해가 서쪽에 기울어 새가 둥지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西자는 ‘서녘’이나 ‘서쪽’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西자는 襾(덮을 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덮다’라는 뜻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西자는 새의 둥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西자를 보면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새집이 그려져 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새의 형상이 추가되어 지금의 西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西자는 새의 둥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새집’이나 ‘둥지’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서쪽’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栖(새 살다 서)자나 巢(새집 소)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西(서)는 ①서녘, 서쪽 ②서양(西洋), 구미(歐美) ③(서쪽으로)가다 ④깃들이다 ⑤옮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동녘 동(東)이다. 용례로는 서쪽에 있는 바다를 서해(西海), 동양이라고 불리는 아시아에 대립되는 유럽을 일컫는 말을 서양(西洋), 어떤 곳의 서쪽 부분을 서부(西部), 서쪽에 있는 지방을 서방(西方), 서는 가을이라는 뜻으로 가을 농작물의 수확을 일컬음을 서수(西收), 서쪽에 있는 산을 서산(西山),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서풍(西風), 서쪽 끝을 서단(西端), 서쪽으로 가는 길을 서로(西路), 집안의 서쪽에 있는 마당을 서정(西庭), 동쪽과 서쪽 또는 동양과 서양을 동서(東西),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하여서 그 서쪽을 이서(以西), 서쪽의 맨 끝을 극서(極西), 서시가 가슴을 쓰다듬는다는 뜻으로 함부로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서시봉심(西施捧心), 수박 겉 핥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떤 일 또는 물건의 내용도 모르고 겉만 건드린다는 말을 서과피지(西瓜皮舐),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는다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제사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는다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제사 때 제물을 차려 놓는 차례로 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차리는 격식을 이르는 말을 홍동백서(紅東白西),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뛴다는 뜻으로 사방으로 이리저리 바삐 돌아 다닌다는 말을 동분서주(東奔西走),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전혀 엉뚱한 대답을 이르는 말을 동문서답(東問西答),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때와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옛날과 지금 동양과 서양을 가리키는 말을 고금동서(古今東西), 동쪽을 가리켰다가 또 서쪽을 가리킨다는 뜻으로 말하는 요지도 모르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는 말을 지동지서(指東指西), 아침에는 동쪽에 있다가 저녁에는 서쪽에 머문다는 뜻으로 일정한 거처가 없이 여기저기 옮겨다님을 이르는 말을 조동모서(朝東暮西), 해가 서산에 가깝다는 뜻으로 나이가 들어 죽음이 다가옴을 이르는 말을 일박서산(日薄西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