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잔지바르 - 시간이 멈춘 역사의 잔향, 스톤타운의 빛과 그림
오래도록 동경의 땅이 있었다. 아프리카 작은 섬나라 잔지바르.
탕가니카와 잔지바르 공화국이 하나되어 탄자니아를 완성했지만, 잔지바르에만 머물러 있는 독특한 분위기는 특별하다.
유러피언들의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지만, 잔지바르는 동아프리카의 자존심이며 아프리카 노예 역사의 산 증인이다.
빛 바래고 낡은 건물과 좁은 골목길은 잔지바르의 향기이며 빛이다.
잔지바르 스톤타운 앞바다 어부들의 아침은 새로운 삶의 활력으로 싱그럽다.
역사의 골목길, 스톤타운 세월의 향기와 마주서다.
뭉게구름 파란 하늘 가르고, 한 점 작은 섬들이 인도양을 가른다.
다르에스살렘을 출발한 유람선이 잔지바르에 가까워 오면 아련한 섬마을의 풍경이 가슴을 두드린다.
바다 위 점점이 흩어진 나룻배와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스톤타운의 깊고 그윽한 풍경은 이방인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출입국 신고를 마치고 풍구니 어시장 근처의 인파를 헤치고 걷노라면, 잔지바르 부둣가 소금 내음이 밀려온다.
모든 여행자는 비밀스런 섬나라의 낡고 비좁은 골목길을 비집고 들어선다.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대륙을 어머니처럼 곁에 두고, 인도양 위에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섬이다.
타운은 섬의 서쪽 돌출된 반도 부근에 자리잡고 있으며,
타운의 중심부는 케냐타 로드, 크리크 로드, 카운다 로드 등 3개의 메인 도로에 둘려 싸여 삼각형을 이룬다.
누구나 삼각형 타운 안으로 처음 들어서면, 얽히고 설킨 복잡한 도로로 인해 방향 감각을 잃고 오도 가도 못하게 된다.
하지만 잔지바르의 묘미는 바로 미로 속을 헤매는 것. 그 오랜 세월을 더듬어 느껴보는 것이 잔지바르에 온 이유다.
한 두 번 길을 헤매고 나면 타운을 오직 감으로도 거닐 수 있게 된다.
초행자는 누구나 스톤타운의 얼굴이 궁금하다. 숙소를 찾고 나면, 카메라 둘러메고 바다로 나선다.
깊은 골목길을 빠져 나와 바다로 향하는 길을 찾는 일도 만만치 않다.
직선길이 없는 스톤타운은 오직 감에 의지하여 바다로 향하게 된다.
우선 선착장과 바다에 면한 해안도로로 나서면, 바닷가의 랜드마크 빅트리를 지나 해안가에 마주선다
야시장이 서는 광장 앞바다는 잔지바르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나룻배 바람에 흔들리고, 외로운 듯 돛단배는 잔지바르의 낭만을 노래한다.
푸른 고목과 파란 하늘 아래, 잔지바르의 상징이자 스톤타운의 얼굴인 경이의 집이 나타난다.
잔지바르는 도시 전체가 마치 박물관인 듯 건물 하나 하나마다 오랜 역사와 깊은 세월의 느낌이 묘하게 전해온다.
스톤타운은 오래 전 아랍인들이 지은 석조 건물들로 대부분 흰색 칠을 한 높은 벽과 각 층마다
돌출된 발코니와 테라스들이 골목 사이로 얼굴을 빼꼼이 내밀고 있다.
여행자 대부분은 이 좁은 미로 사이의 비밀스런 시간과 세월들을 더듬으며 자신만의 여행의 추억을 간직한다.
잔지바르 타운 중심가에 밀집된 석조 가옥 촌을 일컬어 스톤타운이라 부르고 있다.
스톤타운을 거닐다 보면, 대부분의 건물과 가옥에서 티크 목재로 된 커다란 놋쇠 장석과 조각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잔지바르의 대부분의 건물과 주택에서 이와 같은 묵직한 장식대문을 발견하게 된다. 아
랍인들이 오래 전 세운 건물들이기에 육중한 티크 나무에 놋쇠로 장식한 대문은
여행자들에게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시선을 잡아 끈다. 타
운의 주요 호텔 정문도 도시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놋쇠 장석의 고풍스러운 대문으로 장식되어 있어 기품을 더한다.
잔지바르 섬 최북단 캔드와 해변, 갓 잡아 올린 물고기를 옮기는 어부의 손길이 분주하다.
태양이 식어갈 즈음,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잔지바르에서 가장 큰 건물인 경이의 집 The House of Wonder 을 둘러본다
. 하얀 건물에 중앙부는 탑으로 장식된 경이의 집은 1883년 술탄이 지었던 건물로 20세기 초 영국이 점령할 당시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한때는 술탄이 이곳에서 살기도 하던 곳이다.
16세기 포르투갈 청동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대포 2문이 경이의 집 입구를 장식하고 있어
그 역사적 가치와 오랜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바닷가 가로수 이어진 거리는 평화롭고 낭만적이다. 하얀 석조 건물들을 따라 걸으며 스톤타운의 세월을 더듬어 본다.
옛 아랍 성채인 Old Fort는 한가롭게 거닐기에 좋은 너른 공터로 남아있다.
1710년경 아랍인들의 수비대를 위한 요새로 사용되던 곳이었으며,
옛 포르투갈 교회와 포르투갈 인들의 주거지였던 장소로 역사의 흔적만 남아있다.
가만히 성 내 마당을 걷고 있노라면
손님을 유혹하는 호객꾼들의 집요한 권유도, 여행자들의 산책하는 풍경도 정겹게만 느껴진다.
유람선 두둥실 떠 있는 스톤타운 앞바다는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다.
파도 소리에 바다로 눈길 돌리면, 경이의 집과 주빌라 가든이 자리한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조용히 걷고 싶어진다.
한가로이 걷다 보면 물놀이 하는 소년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어른들은 바닷가 벤치에 앉아 삶의 시름을 달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알몸으로 바다로 뛰어든다.
모래 사장이 넓게 펼쳐진 바다위로 나룻배들은 점점이 떠 있고, 붉은 태양 수평선 너머 사라질 때면,
여행자와 행인들은 붉은 노을의 온화한 미소에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잔지바르, 쇼핑을 빼놓을 수 없다.
동 아프리카 네 나라, 케냐, 탄자니아, 르완다, 우간다 중에서 가격대비 양질의 고급 선물을 준비할 수 있는 곳이다.
상점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은 케냐타 로드 일대로 다양한 아이템과 고급 디자인,
독특한 인테리어로 아이쇼핑 자체로도 즐거운 곳이다.
세계 유명 사진작가들의 아프리카 화보집과 올리브 나무, 유칼리 나무로 세공 된
다양한 전통 민예품들을 하나, 둘, 손에 집어 들지 않고는 상점을 나서기 어려울 것이다.
스파이스 투어 중 다양한 향신료와 과일을 체험할 수 있다.
코코아 열매스톤타운 시내 유명 호텔이나, 여행사에서는 잔지바르의 가장 매력적인 투어인 Spice 투어를 매일 진행 중이다. 단
한 명이어도 투어는 출발한다.
다양한 향신료와 허브, 잔지바르에서 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과일을 체험할 수 있는 스파이스 투어는
필수 코스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오전 9시 출발, 12시 반경에 되돌아 오는 투어는
잔지바르 섬 중앙 Kichwele National Forest의 향신료 농장을 둘러보는 투어로
반나절을 할애하고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서쪽 하늘로 노을이 지기 시작하고, 불빛 반짝이면 바닷가 노천 공원 앞으로 가판대가 펼쳐진다.
싱싱한 해산물과 다양한 육류들을 석쇠 위에 굽고 있는 야외 장터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온갖 술안주들을 맛볼 수 있는 해안가 야시장은 여행의 피로를 풀고 잔지바르의 추억을 더하기에 그만인 곳.
바닷가 벤치나 테라스 카페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해산물 안주에
시원한 맥주 한잔 들이키는 일은 잔지바르 나이트 라이프의 필수 코스다.
스톤타운 골목길을 거닐며 자주 마주치는 개구쟁이 꼬마 아이들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서녘하늘로 해가 기울면서, 잔지바르 앞바다는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범선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 둘,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람을 가르고 인도양 앞바다는
황포 돛단배들의 출항으로 아련한 바다 풍경을 연출한다.
한때 노예 매매라는 불법적인 시장이 서 있던 스톤타운.
그 비극의 역사를 지워내고 자유와 평화, 화합과 신뢰의 역사로 아로새겨진 대성당이 들어서면서
잔지바르의 비극은 사라져 갔다.
잔지바르를 떠나는 유람선 위에 서면, 누구나 다시 이 섬으로 돌아올 꿈을 꾼다.
소란한 골목의 추억을 떠올리며 가슴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사진 한장 간직한다.
슬픈 역사의 그림자 속에 사람을 끌어 들이는 묘한 매력의 섬, 탄자니아 하면 또 다시 잔지바르를 떠올릴 것이다.
그것은 푸른 바다와 하늘, 산호초와 녹음으로 우거진 평화의 섬,
잔지바르의 아름다운 낭만과 향기 깊은 시공의 매력을 영원히 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자들과 어우러져 일상을 살아가는 잔지바르 북부 해안가 어부들의 일상은 평화롭다.
잔지바르 여행정보
잔지바르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비행기로 잔지바르로 바로 들어갈 수도 있으며,
다르에스살렘에서 쾌속 유람선이나, 역시 비행기로 들어갈 수 있다.
케냐의 해안도시, 뭄바사에서 배나 버스, 비행기로 입국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로 주 5회 운항하고 있으며 13시간 만에 도착한다.
잔지바르 행 유람선은 외국인 편도 35$이다.
2시간 반정도 소요되며, 부두에 내리자 마자 잔지바르 입국신고를 하고, 스톤타운으로 들어서게 된다.
풍구니 어시장의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새벽이 잔지바르의 아침을 깨운다.
숙소는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와 중급 호텔, 고급 호텔 등 다양하므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잔지바르 최 북단 능궤 해변에서 하루 이틀, 여유로운 시간도 가져보고,
섬 중앙 숲 속으로 떠나는 스파이스 투어도 꼭 참가해 보자
이른 새벽 풍구니 어시장의 신선한 생선들이 경매를 거쳐 시장으로 팔려 나가는 장면도 잊을 수 없다.
겨자와 초장을 챙겨가게 된다면, 도미, 다랑어, 바다가재, 오징어 등, 동해 바다에서 즐겨먹던 횟감을
신선한 아침과 함께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