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 독서의 전반부는 “복음을 전하는 것의 권리와 직무에 대해서”이고 후반부는 “복음을 전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입니다.
먼저 독서의 시작은 복음선포가 자랑거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에 자랑거리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자유로이 이 일을 한다면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 하는 것이 되고, 그래서 삯을 요구할 권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 삯은 복음을 거저 전하는 것입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하신 말씀처럼, 우리가 거저 받은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구원의 메시지인 복음입니다. 내가 잘나서, 또는 어떠한 업적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거저 주어진 것입니다. 나에게 가리지 않고 복음이 전해진 것처럼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거저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하지요.
이렇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쁨이 복음을 전하는 이에게 주어진 보상입니다. 내가 오지에 나가 선교를 했으니, 예비자 교리를 했으니, 복음을 전하느라 수고했으니 어떤 삯을 주십시오, 보상을 주십시오 할 게 아니지요. 복음을 전한다는 자체가 기쁨이고 삯이고 보상입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을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하고 보상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선교는 그 자체로 엄청난 보상입니다.
이어서 후반부에는 달리기와 권투가 나옵니다. 바오로 사도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런 비유를 자주 언급합니다. 코린토 지역에서 3년마다 열리는 경기가 있는데 이스트미안 경기, 올림피안 경기, 피티안 경기, 네미안 경기 이렇게 4대 경기가 있습니다. 경마, 격투기, 달리기, 던지기 등 여러 가지 것들을 시합합니다.
갑자기 군생활이 떠오르는데, 제가 포병이라 3,40키로 되는 포탄을 던지기 시합해서 PX 너비아니 내기 했던 게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식한 건데 몸 망가지면서 왜 그렇게 했나 후회되지만, 그때에는 그런게 군생활 낙인 겁니다.
이런 경기를 하면 모두가 다 상을 받는가, 모두가 다 너비아니 받게 되면 재미없지요.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에 값진 겁니다. 2,3등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모두가 1등을 하려고, 상급을 받으려고 달려가는 거고 경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엄청난 훈련을 하고 자기를 단련하면서 절제하고 극기하면서 자신과의 경쟁을 먼저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점을 강조하는 겁니다.
우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목표를 향해 여전히 달려가고 있는 존재인데, 이 신앙의 경주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어떤 누구도 자기는 완벽하다고, 이미 다 완성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필요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느누구도 더 이상의 진보나 발전이 필요없는 존재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코린토 교우들은 그야말로 다 된 것처럼, 다시 말해 더 이상 영적 훈련, 영적 진보가 필요없는 존재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자기가 영적으로 교만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바오로는 이렇게 목표가 필요 없는 존재들에게 여전히 갈길이 멀다 하고 신앙생활을 향상시키려 애쓰던 사도였습니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신부님, 저는 성당에서 온갖 봉사 다 해봤어요. 한바퀴 다 돌았어요.” 자모회, 성가대, 구역장, 전례봉사, 사목위원 다 해봤다고 한바퀴 돌았답니다. 그래서 저는 “네~ 고생하셨네요”했지만, 실제 저는 속으로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네, 자매님~ 돌았군요~... 한바퀴 더 도세요~” 그런 교만과 자만, 그 콧대를 꺾어주려 면전에다가 얘기하고 싶었지만, 또 어떻게 그럽니까... 근데 이제는 바오로 사도처럼 해야 될까봐요.
저는 오늘 독서에 마지막 말씀이 제일 와 닿습니다.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나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런 말을 자신있게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나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아멘..
영적훈련.
영적진보.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