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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심은록
저자 심은록은 프랑스 파리 고등사회과학대학원(EHESS)에서 2002년 「진리 연습(L’exercice de la verite)」으로 사회학 석사(DEA)를 취득하고, 동 대학원에서 2008년 「오감과 유용한 진리(Cinq sens et verite utile)」로 철학·인문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8~09년 동 대학원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고, 2008~11년에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초청연구원(CNRS -CEIFR[UMR CNRS 8034])으로 활동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미술비평가 및 예술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나비왕자의 새벽작전 -I장 미셸 오토니엘의 예술세계』(ACC프로젝트, 2011) 『내 머리 속의 섬(현대미술동화)』(재미마주, 2012), Daniel Buren, Les Ecrits 1965~2012. Volume 2: 1996~2012 (Daniel Buren, Sim Eunlog, et al., Flammarion, CNAP, 2013) 『양의(兩義)의 예술, 이우환과의 대화 그리고 산책』(출간 예정)이 있으며, 「애니시 카푸어론」, 「장 미셸 바스키아론」, 「쩡판즈론」 등 다수의 평론을 집필했다.
들어가며_ 왜, 도대체 왜?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
마틴 키펜베르거, 열린 자화상
마우리치오 카텔란, 우리가 혁명이라고?
tip1. 미술 애호가들이 명작을 파괴한 이유
장 미셸 바스키아, 외계인의 아이들
나의 죽음과 우리의 사랑
데이미언 허스트, 죽음의 계보학
제프 쿤스, 사랑의 고고학
tip2. 예술의 상업화, 상업의 예술화
디지털 신드롬
리처드 프린스, 된장녀ㆍ된장남의 미학
피터 도이그, 아날로그 세상으로의 도피
서양미술의 혁명, 메이드 인 친디아
애니시 카푸어, 친밀한 숭고
천이페이, 중국과 서구를 잇는 ‘여백’
쩡판즈, 가면 뒤의 참된 가면
tip3. 대륙정신과 대륙의 미술
마치며_ 이우환의 ‘무한의 감각’에 대해 묻다
참고문헌
도판 크레디트
“왜 그들의 작품은 그토록 비싼 것일까?”
세계 미술시장의 톱스타 10인으로 본 작품 가격의 비밀
우연한 걸작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오늘의 예술가들,
슈퍼스타를 넘어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현대미술 작가 10인을 만나다
마르틴 키펜베르거(Martin Kippenberger) 성공을 눈앞에 두고 요절한 미완의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고정관념에 수염을 그려넣은, 혁명 그 자체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근원을 빼앗긴 채 세상 밖을 떠돌다 떠난 젊은 천재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 죽음과 욕망을 재료로 존재하지 않던 가치를 창조한 예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 사랑과 욕망의 번쩍이는 향연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복사’와 ‘붙여넣기’가 일상화된 디자털 시대의 예술가
피터 도이그(Peter Doig) 잃어버린 삶의 원본을 찾아 떠난 아날로그 감성
애니시 카푸어(Anish Kapoor)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거대하고 친밀한 숭고
천이페이(Chen Yifei) ‘여백’으로의 회귀, 노스탤지어의 탄생
쩡판즈(Zeng Fanzhi) 가면 뒤에 가려진 수많은 가면
슈퍼스타 작가들의 작품이 비싼 이유
세상엔 믿을 수 없는 가격의 미술작품이 많다. 더 이해 불가능한 것은 그토록 비싼 작품들의 가치를 때로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가까이, 천안의 버스 터미널 앞 조각광장에만 가도 ‘천문학적인 가격’이 붙어 있는 현대미술 작품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미술계의 천재적 상인’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 「채러티」와 「찬가」는 평범한 도심에 비현실적 풍경을 끼워넣고 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허스트의 작품 곁을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작품 보호용 방탄유리에 둘러싸인 「찬가」가 2002년 당시 23억 원을 주고 구입했으며, 현재 평가액은 10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을까? 가던 길을 멈추고 유심히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환경과 시간의 흔적이 역력한 「채러티」의 구입가도 30억 원에 달한다는 것을 보통 사람들이 ‘진정으로’ 납득할 수 있을까? 흡사 ‘성냥팔이 소녀’ 인형과 아이들의 과학용 교구 장난감을 거대하게 만들어놓은 것 같은(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그 작품들이 도대체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지,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포르노, 키치, 도용, 낙서. 이런 것들도 과연 예술일까? 현대미술은 이런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한다. 더 나아가 이런 작품에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왜, 도대체 왜일까? 우리는 현대미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현대미술 작품들이 그토록 비싼 이유는 무엇인가?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작품을 파는 현대미술 작가들은 정말로 훌륭한 작가들인가? 그들 중 특히 영미권과 중국 출신의 작가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미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현대미술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_「들어가며」에서
일상에서 종종 마주치고 있다는 점에서라도, 현대미술은 우리의 삶과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미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시대상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 매겨지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잘 살펴보면, 결국 그것들이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경이로운 테크닉, 감성, 진정성 등 예술과 감동이란 단어를 같은 연상선상에 놓게 만들었던 기존의 가치들과는 전혀 다른, 존재하지 않던 가치라 할 수 있다. ‘슈퍼스타 작가’들은 그런 새로운 가치 속에서 태어나, 마치 할리우드 스타처럼 나날이 ‘몸값’(작품값이 아니라)을 올리고 있다. 고작 그림 한 점, 조각 한 점의 가격이 그토록 비싼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10』은 현대미술 작가들의 몸값이 그토록 비싼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작품이 팔리는 작가 10명의 면면을 분석한다. 이 책에서 다룬 작가들의 1위에서 10위까지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장 미셸 바스키아(1960~88, 미국), 제프 쿤스(1955~, 미국), 피터 도이그(1959~, 스코틀랜드), 리처드 프린스(1949~, 미국), 마르틴 키펜베르거(1953~97, 독일), 데이미언 허스트(1965~, 영국), 천이페이(1946~2005, 중국), 쩡판즈(1964~, 중국), 마우리치오 카텔란(1960~, 이탈리아), 애니시 카푸어(1954~, 영국).
이 순위는 2010년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 3대 미술시장의 하나인 FIAC(국제현대미술시장)을 계기로 세계적인 미술시장 분석회사인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발표한 『현대미술시장 2009/2010: 아트프라이스 연간보고서』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1945년 이후 출생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세계 옥션에서 1년 동안 팔린 작품들의 가격을 정산하여 그 총액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한마디로 가장 ‘핫’한 작가들이라는 뜻이다.
‘슈퍼스타’를 넘어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현대미술 작가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10』에 등장하는 작가들 10명은 현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권위 있는 갤러리 및 미술관에서의 전시, 아트페어, 옥션(경매)을 모두 휩쓸며 작품세계를 과시하고, 엄청난 가격으로 작품을 파는 이들이다. 이들 작가들은 대단한 유명세뿐만 아니라 뚜렷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이전 세대의 작가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스스로의 이름값, 몸값을 창의적으로 활용,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데이미언 허스트는 예술사업의 규모가 커지자 비즈니스 매니저 프랭크 던피를 고용했다. 던피는 쇼 비즈니스 사업을 하면서 배우들 매니지먼트를 했던 베테랑이었다. 그는 허스트가 갤러리를 거치지 않고 런던 소더비 경매에 직접 작품을 판매해 2,280억 원을 벌도록 도왔다. 또한 갤러리에 슈퍼스타 예술가를 특별 대우하도록 요구하며 좀 더 좋은 조건으로 작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허스트뿐만 아니라, 제프 쿤스, 애니시 카푸어 등과 같은 슈퍼스타 작가들은 이제 갤러리보다 직접 고용한 비즈니스 매니저들과 함께 일하는 추세다. 물론 피터 도이그처럼 미술계의 요지경에서 한 발 물러나 카리브 해의 섬에서 유유자적 풍경화 그리기에 몰두하는 작가들도 있다. 아날로그, 디지털, 도용과 비틀기, 비즈니스 등 온갖 키워드가 난무하는 작가 10인의 작품세계를 이 책에서는 크게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
마르틴 키펜베르거: 성공을 눈앞에 두고 요절한 미완의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고정관념에 수염을 그려 넣은, 혁명 그 자체
장 미셸 바스키아: 근원을 빼앗긴 채 세상 밖을 떠돌다 떠난 젊은 천재
→ 성형 중독, 포토샵을 한 증명사진, 키높이 구두, 학력위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반(反) 나르시스 콤플렉스’가 사람들을 괴롭히는 시대다. 볼록 튀어나온 자신의 ‘개구리 배’를 강조한 마르틴 키펜베르거, 스스로를 어설프고 우둔한 당나귀로 비유하는 마우리치오 카텔란, 자신의 까만 피부색에 평생 적응하지 못했던 장 미셸 바스키아, 이 세 명이 그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응시한다. 일그러짐을 즐기는 키펜베르거, 일그러졌음을 알리고자 하는 카텔란, 일그러짐을 극복하려 하는 바스키아의 삼중주를 담았다.
나의 죽음과 우리의 사랑
데이미언 허스트: 죽음과 욕망을 재료로 존재하지 않던 가치를 창조하다
제프 쿤스: 사랑과 욕망의 번쩍이는 향연
→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죽음에 쫓기고 있는가? 잡을 수 없는 사랑을 좇고 있는가? 죽음과 사랑은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수수께끼다. 데이미언 허스트는 온갖 종류의 죽음과 욕망을, 제프 쿤스는 가능한 형태의 모든 사랑을 시각화한다.
디지털 신드롬
리처드 프린스: ‘복사’와 ‘붙여넣기’가 일상화된 디지털 라이프와 예술적 반복
피터 도이그: 잃어버린 삶의 원본을 찾아 떠난 아날로그 감성
→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를 진단하는 작가들을 살펴본다. 리처드 프린스는 ‘복사’와 ‘붙여넣기’가 무한 반복되는 디지털 라이프의 증상을 집요하게 재현한다. 원본의 상실, 된장녀ㆍ된장남의 미학 탄생, 자동차와 관련된 미국판 ‘김여사’의 철학을 예술로 말한다. 피터 도이그는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억 속으로, 카리브 해의 자연의 품으로 아날로그적 도피를 감행한다.
서양미술의 혁명, 메이드 인 친디아
애니시 카푸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거대하고 친밀한 숭고
천이페이: ‘여백’으로의 회귀, 노스탤지어의 탄생
쩡판즈: 가면 뒤에 가려진 수많은 가면
→ 서양에서 동양으로 현대미술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인도 출신의 영국 조각가 애니시 카푸어는 ‘친밀한 숭고함’으로, 중국의 천이페이는 ‘여백의 정신’으로, 쩡판즈는 ‘가면’(페르소나)으로 노쇠한 서양미술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광대한 인도와 중국 출신의 작가들이 현대미술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끌어가고 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지은이는 현대미술의 의미와 역할을 이우환 작가의 ‘무한의 감각’을 통해 찾고자 한다. 지은이가 이우환 작가를 만날 때마다 꾸준히 나눠온 현대미술에 대한 대화는, 천안의 조각광장에서 허스트의 「채러티」와 「찬가」를 스쳐 지나가며 가졌을 누군가의 의문에 대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해줄 것이다.
시작도 못해본 배우, 실패한 시인, 물려받은 유산마저 모두 날려버린 실패한 사업가, 자칭 음악가, 국제적인 명성과 성공을 눈앞에 두고 암으로 요절한 세계적인 예술가, 어디에서나 문제를 일으켜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 같았던 키펜베르거.
정신없이 부유했던 삶만큼이나 그의 작품들은 독특하다. 새로운 개념의 첫 자화상 「당신들 중의 한 사람, 피렌체의 한 독일인」이 10센티미터의 캔버스들을 채우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남은 것처럼 키펜베르거의 작품은 늘 어딘가 조금 부족한 인상을 남긴다. 수십 개의 초상화로도 자신을 다 표현하기에 부족했던 그는 미완의 자화상,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열린’ 자화상을 제작했다. 그는 또한 우리에게도 이렇게 열린 초상화처럼 살라고 「행복한 결말」을 통해 설득한다. 물론 모두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모든 분야에 뛰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문성’ 혹은 ‘프로’라는 이름 아래 본래 무한했던 인간의 능력이 점점 왜소해지고 단일화(마치 화가가 고유한 하나의 스타일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되는 것이 안타까운 듯, 자신의 못생기고 어수룩한, 그러나 열려 있는 자화상들을 그려 하나의 예로 제시한다.
_「마르틴 키펜베르거, 열린 자화상」에서(p.29)
오늘날 이탈리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카텔란은 놀랍게도 28세까지 미술관 문턱을 밟아본 적도 없고 정규 미술교육도 받지 않았다. 순전히 독학으로 예술가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단지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들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작가가 되려면 미술관 전시, 아트페어, 옥션의 세 과정을 거치고 성공을 거둬야 한다. 먼저 권위 있는 갤러리, 미술관, 대형 기획전을 통해 미술계에 데뷔하고, 다음으로 중요한 아트페어에 참가해 대중의 인기를 얻고, 마지막으로 옥션에서 부유한 컬렉터의 관심을 끌어 작품이 고가에 낙찰돼야 한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의 최고 경매가를 경신한다면 그는 슈퍼스타 작가가 된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인정을 받아도 작품이 안 팔리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경매에서 고가에 팔려 스타덤에는 올랐으나 유명 미술관이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옥션에서는 작품의 가치 기준을 흥행성과 투자성으로 매기는데, 미술관에서는 작품성을 우선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텔란은 작품성과 흥행성, 투자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가다.
_「마우리치오 카텔란, 우리가 혁명이라고」에서(pp.38~40)
「바니 힐의 아들 같은 인생」(1983)은 각각 다른 크기의 패널 여섯 개가 길게 연결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스키아가 태어난 지 1년 후에 발생한 ‘베티와 바니 힐 사건’을 담고 있다. 1961년, 흑인 우체국 공무원인 바니 힐과 백인 사회사업가인 베티가 캐나다에서 일주일 동안 바캉스를 보낸다. 이들은 자동차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오던 길에 비행접시를 봤고, 키가 작은 회색 외계인에게 납치됐었다고 주장했다. 힐 부부는 아들이 없었지만, 바스키아는 그림 속에 붉은색으로 크게 “Son of Barney Hill?”(바니 힐의 아들?)이라고 썼다. 이 글씨 위에 힐 부부의 아들, 즉 바스키아가 상상해 만든 인물인 외계인과 베티의 혼혈아들 초상화를 그렸다. 이 흑인 아들은 입 주위가 힐 부부가 만난 외계인처럼 회색이다. 눈도 하나다.
흑인들은 외계인에게 납치되듯 백인들에게 납치되었다. 납치된 흑인들과 그 후손들은 아프리카인의 외모와 의식을 가지고 백인 사회, 백인 문화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모두 혼혈아다. 흑인의 후손들은 ‘바니 힐의 아들’처럼, 자신이 태어난 고국인 미국에서조차 외눈박이 외계인 같은 취급을 받는다.
_「장 미셸 바스키아, 외계인의 아이들」에서(pp.67~68)
2004년, 이「상어」가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이번에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91년 1억 원이었던 「상어」의 가격이 120배가 뛰어 120억 원이 된 것이다. 13년간 포름알데히드에 푹 잠겨 죽음을 유지해야 했던 상어의 피부는 금방이라도 떨어져나갈 듯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사치 갤러리의 「상어」 판매를 돕겠다고 가고시언 갤러리가 나섰다. 갤러리스트 래리 가고시언은 『아트리뷰』가 2010년 10월 발표한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첫 번째 등장했던 적도 있고, 미술 거상을 넘어 거대 기업의 대표와 같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가고시언이 나서자 상어를 낚겠다고 두 낚시꾼이 나타났다.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니콜라스 세로타 관장과 미국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세계적인 컬렉터 스티븐 코언이었다. 부패한 상어는 650만 파운드짜리 떡밥을 달고 있던 코언의 낚싯줄에 낚였다.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갤러리스트, 영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미술관 관장, 세계적인 컬렉터가 모이자 ?
첫댓글 심은록 지음 / 출판사 아트북스 | 201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