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녹색자동차문화교실/녹색교통정책연구소장 정강
[부제] 운전면허취득절차 개선과 하루 만에 면허따기
"앞으로는 하루 만에 면허 딸 수 있다."
"안전을 고려하지 아니한 선심용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김여사 양산안이다."
엊그제(11월17일) 정부의 운전면허취득절차 간소화 방안이 대통령 주제 국무회의를 통과하였음을 알리는 정부발표 보도자료의 내용을 전하는 일부 언론의 시각과 편견이다.
여기에 한 술 더떠서 자신은 물론, 누구도 하지 않을 무모함을 논거로 제시하면서 "경험도 없이 차를 몰고 도로로 진출할 것"이라고 함부로 예단하는 한편으로 "신차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아닌가"라는 식의 의문을 덧 붙이고 있는데,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입방아 수준의 시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새롭게 시행될 정부개정안의 어느 부문이 하루 만에 면허따기를 가능하게 하고 있을까. 그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모르겠으나,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어 언론의 중계(사실보도) 그대로를 믿고 싶어하는 생민의 입장에서 보면 하루 만에 면허따기는 당연히 안전이 우려될 것이고 이러한 단순한 반응을 국민여론으로 호도할 목적의 계산된 언론플레이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과연, 하루 만에 면허따기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언론사와 기자가 있을까. 있다면 몇이나 될까. 금번의 정부개정안에 의하여 하루 만에 면허따기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부가적 설명을 생략하고 하루 만에 면허따기를 언급해도 좋다고 여기는 언론 종사자가 있다면 이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정부발표 자료의 "최소 1일만에 취득가능"이라 함은 단 번에 합격할 정도의 충분한 연습을 마쳤거나 합격할 수준을 뛰어 넘는 운전실력을 이미 갖추고 있는 재취득자(들)의 응시일정을 말하고 있다는 점은 조금만 관심을 기우리면 삼척동자조차도 어렵지 않게 알아 차릴 수 있는 사안이어서 그러하다.
결코 웃어 넘길 수 없는 "앞만 보고 달리는 김여사"라는 비아냥 역시 마찬가지다. '김여사' 라는 신조어의 유례는 "돈으로 면허증 따기"와 함께 한다. 그야말로, 각각이 다른 개성과 무관하게 시간만 채우면 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는 운전전문학원제도가 도입된 1995년(1997년 시행) 이후, 운전전문학원 졸업자와 장농면허가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2000년경부터 회자되기 시작한 속어로써 불안정한 제도가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 함이 적합하다.
금번의 정부개선안은 이러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점진적 문제 해결방안의 시작으로써 본의 아니게 민간자격화로 변질돼 버린 운전면허제도의 중심을 다시 공적기능을 회복하는 쪽으로 이동시키고자 함이다. 다시 말하면, 운전전문학원으로 몰리는 면허수요를 국가가 운영하는 시험장으로 유도하여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한 가운데, 최종 검증절차에 해당하는 도로주행기능시험을 실용적이고 실증적인 방향으로 개선(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더 말할 것도 없이 교습의 효과는 선택하는 자의 필요성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야말로 운전교습의 효과는 그것이 지식이든 기능이든 간에 수요자가 그 필요성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습의 기간이 아닌 시험의 방법에 따라 교습의 질과 효과가 결정된다고 봄이 옳다.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성을 촉진하는 방향의 운전면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지의 교통선진국의 경우와 다르게, 절차적 규제를 강화하여 기득권 형성을 돕고 이들을 통한 행정편의적 정책기조를 유지해 온 일본과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제도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는 OECD 회원국 교통사고 비교통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5년경까지 국가가 직접 관리·운영하던 운전학원의 운영권을 민간으로 이양한 이후에도 운전학원 수료자에 한하여 운전면허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등, 불공정하고 반민주적인 절차적 규제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난무하고 있는 중국의 실상이 그 폐단을 실증하고 있다.
결국, 절차적 규제(응시절차)를 완화하여 개성에 따른 교습의 선택권을 조금이나마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한 오늘 이후의 남은 과제는 여하한 검증수단(시험)을 통하여 안전하고 실효적인 교습선택을 유도할 수 있겠는가에 관심과 초점을 모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 학원을 통하여 지식과 기능을 습득한 사람도 경제적 시간적 여력이 미치지 못하여 독학을 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국가고시에 응시하여 그 자격을 취득하고 있는 것처럼 운전면허 취득시험 역시, 어떠한 방법과 수단을 통하여 운전기능과 지식을 습득하였던 간에 동일한 공적기능하에서 동일한 방법에 의하여 그 능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9. 11. 19. 녹색자동차문화교실/녹색교통정책연구소장 정강
첫댓글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시리 “잘난/아는 척”한마디에 결국 부정부패를 계속 유지해야 할 나쁜*들 세상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륜차의 지금과 같은 세상이 된 것도 어찌보면 괜시리 “잘난/아는 척”이 정치성이 심한 공직자들에게 부정부패의 기회를 제공 및 유지하게 한 결과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