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으로 제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날 입니다.
오늘을 보란 듯이 예상하기라도 한 듯, 어제는 꿀꿀한 날씨로 인하여 괜한 외로움이 엄습해 오더니, 결국 오늘,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면서 저를 채찍질하고 있네요.
이유인 즉, 이러합니다.
장기적 시각으로 보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질적으로 성장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결론 내리고, 10대 초반부터 관심 가져온 심리학과 편입(저는 경영학 전공자입니다.) 혹은 대학원 입학을 계획하고 5년 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였더랬죠. 퇴사 후, 과연 편입이냐 대학원 입학이냐를 두고 고민하다, 정도(正道)로 가자!! 라는 신념 하에 편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제가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자 했더라면 현재 심리상담사인 친한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으면 좋았겠지만, 저의 아주 유치한 감정으로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았더랬죠. 그리고 10월부터 편입 학원을 등록하여 오늘로 정확히 보름 동안 수업을 들었습니다.
근데,, 보름 만에 일이 터진거죠. -_- 아,,,,,,,, 써글 ㅠㅠ
그 일이란, 학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나이도 있고(31살), 학사편입을 할꺼면 그냥 돈만 주면 붙여 주는 대학원을 가지 뭣하러 편입을 준비하냐, 편입 준비하는 시간에 비해 대학원 전공 시험 준비가 상대적으로 수월할꺼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런 선생님의 말씀에 저는 '나도 많이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냥 학벌 하나 더 얻자고 대학원을 가는게 아니라 체계적이고 심도 깊은 학문으로 심리학을 배우고 싶어 학부 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어서 그런다.' 라고 말씀을 드렸더랬죠. 아주 똑부러지게 말씀 드렸습니다. 근데,,, -_-;;;; 아, 근데, 그때부터 계속해서 딱 한마디가 마음에 남더군요. 돈만 주면 그냥 가는 대학원이란 말 -_- 솔직히 저는 단 한번도 대학원을 돈만 주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꽤나 고지식한 스타일입니다.) 물론 뭐,,, 30년이나 살아본 결과, 돈으로 입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건 잘 알죠. 하지만, 제가 가고 싶은 대학원이 돈만 내면 입학 시켜 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기에 저의 편입 선택을 의심해 보지 않았습니다. 아, 두번 있군요 -_- 의심한 적이. 그래서 공대 박사과정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니가 가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이라며 응원해 주었기에 잠깐의 의심을 접었더랬죠.
여하튼, 선생님의 그 말씀 이후로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아 결국 저의 유치한 감정을 접고 심리상담사인 지인에게 연락을 하였습니다. 근데 지인 역시 대학원으로 가는 길을 좀 더 추천해 주었습니다. 지인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대학원엔 그 선생님의 말씀 처럼 돈만 내면 붙여주진 않을 것이지만, 전공이 세분화된 대학원에선 학부에서 배운 심리학 내용이 크게 적용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학부에선 상담심리학을 다루지 않는다. 물론 다루는 학교가 있을 테지만 몇군데 안된다. 그리고 석,박사를 모두 계획하고 있다면 시간과 학비를 조금은 절약한다는 측면에서(그 돈 아니여도 심리학 전공을 위해 많은 돈이 든다고) 이 카페를 추천해 주며 대학원 준비를 할 것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자, 그냥 심심해서 남의 일이라 쉽게 이야기 했을 지도 모를 학원 선생님이야 그렇다 치고, 심리상담 전공자인 저의 지인도 저에게 이렇게 말해 준 마당에 현재 저의 마음은 패닉 상태입니다. -_-
첫번째로, 알량한 감정 따위로 정보 수집을 소홀히 한 점과 또 하나는 ㅠㅠ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2012년 전기대학원 입학원서 접수일이 바로 5일 전(대체적으로)인 10일까지 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준비도 안된 제가 원서 접수를 한다고 합격할 확률은 없겠지만, 그래도 대학원 입시에 대한 경험은 해 볼 수 있는 기회였지 않습니까. 근데 그 기회를,,, 대쪽같은 저의 성격 때문에, 저의 신념에 충실하겠다며,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지 않았다는 건,,, 이 자괴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 넓은 신랑은 지금이라도 안게 어디냐, 만약 편입하고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어쩔 것이냐, 학원비와 시간은 좀 낭비했지만 이 기회를 통해 다음 부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라며 절 위로해 주었습니다만,,, 아,, 저는,, 오늘의 제가 무척이나 원망스럽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떠한 결정을 내리시겠습니까?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들은 과연 어떤 결정을 선택하실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긴 글이지만, 혹시라도 다 읽어 보셨다면 짧게나마 답변 부탁 드립니다. (_ _)
첫댓글 저도 고민하다 대학원결정했어요 ㅠㅠ 물론 대학교부터시작하면좋지만 전 공부는 찾아하는거니까 세부전공공부하면서 부족한거 찾아가려규요 -정말고민많으시겠어요 오일남았다면..흔들리지않고 편입밀고나가시는것도?ㅠㅠㅠ
남일같지않네요 ㅠㅠㅠ
심리학과 편입을 상담학과 편입으로보고 길게 썼다가 다 지웠네요^^ㅋ 심리학과와 상담대학원에서 배우는 커리큘럼이 다르니...배우시는것도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심리학과 학부때는 신경,호르몬,통계 를 중심적으로 배운다고 알고있는데 아무래도 상담대학원에서 그런부분을 그렇게 깊게 다루지는 않으니까요... 시간을단축하느냐, 심리학을 깊게 배우느냐 본인 스스로 잘 생각해보시고 결정해야할 문제 인것 같습니다. 만약에...저라면...음...대학원 입시를 준비할것 같아요^^; 신경,호르몬은 아무래도 심리상담보단 임상심리에 가까우니...잘 생각해보시고 뭘하시던 잘 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아 글구..그 편입학원 선생님... 혼쭐을 내주세요... 편입학원 샘이라, 대학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분인가본데...요즘 상담대학원 경쟁률이 장난이 아닙니다..돈만 주면 붙여주는 대학원이라니;;; 상담은 기본이 석사라서 학부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하답니다. 재수는 기본이라는 말도 있다고 가서 말해주세요!ㅋㅋ
혜미님 승리님 ^^ 감사드립니다. 제 선택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 복 받으실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