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를 마쳤다'
4일 개막되는 2004년 프로야구 판도를 좌우할 8개구단 감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40대 젊은 감독들이 가세해 그 어느때보다 군웅할거를 이룬 올해. 시범경기를 통해 실험을 마친 각 구단 감독들의 시즌 전략 구상은 제각각이지만 패기있고 재미 있는 야구를 통해 관중몰이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는 한결같다. < 편집자 주>
▶현대 김재박 감독=시즌 초반이 관건이다.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진 심정수가 빨리 복귀를 해야 타선에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중간 계투인 신철인이 팔꿈치가 안좋아 2군으로 내려가면서 투수 로테이션도 변화가 있다. 4, 5선발인 임선동과 신인 오재영이 얼마나 해주는냐도 중요하다. 2루수와 포수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목표는 한국시리즈 2연패다.
▶SK 조범현 감독=전반적으로 팀전력이 안정됐다. 올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마운드는 이승호 제춘모 채병용 김원형 등이 부상후유증을 얼마만큼 털어내느냐에 달렸다. 정대현은 아껴서 사용할 것이고, 카브레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상훈과 조웅천은 우리 마운드의 상징이다. 타선은 박경완과 조경환의 성숙이 절실하다. 톱타자 조원우의 컨디션은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팀타격이 아니면 우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경험이 선수들에겐 보약이 됐다고 믿는다.
▶기아 김성한 감독=투수력이 약화돼 걱정이 되지만,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대진이 복귀했고, 젊은 투수들이 많이 성장해 해볼만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일부 타자들이 슬럼프를 보였는데 게임을 치르면서 좋아질 것으로 본다. 당초 페넌트레이스 목표 승수를 81승으로 잡았는데 팀간 전력이 지난해보다 평준화돼 70승대 후반 정도면 1위가 가능할 것 같다. 지난 겨울 우승을 위해 부지런히 준비했다. 최선을 다하겠다.
▶삼성 김응용 감독=지난해에 비해 방망이 힘은 떨어졌지만 마운드는 많이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전력이 약해진건 인정하지만 충분히 해볼만하다. 타선의 응집력이 관건이다. 홈런타자는 없지만 안타를 칠 선수는 많다. 마운드가 탄탄해진 만큼 팀플레이로 착실히 점수를 뽑는 작전을 구사할 것이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인 선발투수 호지스와 4번타자 오리어리가 기대 만큼 해주는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중위권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
▶한화 유승안 감독=타격에서의 응집력과 파워가 길러진 만큼 기본 목표인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시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장타력과 마무리투수 였는데 외국인 선수 데이비스, 엔젤이 합류했고 현대에서 권준헌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 송진우 정민철이 지난해에는 예상외로 부진했는데 올시즌만큼은 예전의 기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팀 전력에서 가장 큰 걱정은 엔젤이 맡고 있는 3루 수비다. 상대팀에서 수시로 번트를 노릴 것이 예상되는만큼 엔젤의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겨 사전에 기회를 차단할 생각이다. 팀이 우승에 이르기 위해서는 3할 타율에 3루 수비를 완벽히 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LG 이순철 감독=프로야구 열기를 되살리는데 LG가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깨가 무겁다. 따라서 활기있고, 수준 높은 야구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물론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간다는 전략으로 실속도 동시에 챙기겠다. 기본 모토는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야구로 잡았다. 젊은 선수들이 초반에 어떻게 해주느냐가 레이스를 풀어가는 관건이라 본다.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우승이다.
▶두산 김경문감독=무조건 4위내에는 든다. 주위에서 하도 약팀으로 평가를 해 오기가 생겼다. 무기는 철통 수비진이다. 선발 마크 키퍼, 개리 레스, 박명환에다 마무리 구자훈까지 결코 호락호락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초반에는 최소 실점으로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 방망이가 많이 터지지 않아도 괜찮다.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시즌 중반으로 가면서 분명히 상대팀들의 타선과 수비가 언밸런스를 이루는 시점이 올 것이다. 이런 찬스마다 한 게임씩 잡아나가면 따라잡을 수 있다.
▶롯데 양상문 감독=올시즌 롯데는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있고 빠른 야구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함으로써 그동안 우리 팀에 실망했던 팬들을 구장으로 불러 모으겠다. 올시즌 목표는 4강이다. 타 팀 전력이 강한 편이지만 선수들의 의욕과 목표가 뚜렷한만큼 좋은 결실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시즌 초반 선발 손민한과 마무리 이정훈의 공백이 마음에 걸린다. 마무리 투수는 박석진, 임경완, 최대성 등 중간계투진의 컨디션에 따라 신축적으로 메워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