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복귀는 불가능, 내년 시즌 파드레스와 재계약도 불투명.’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LA 다저스가 치열한 페넌트 레이스 격전을 치르는 가운데 노장 구원 투수 덕 브로케일(39)이 지난 주말 다저스전에 등판했다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습니다.
박찬호 부상 이후 영입한 좌완 선발 투수인 데이빗 웰스(43) 또한 브로케일과 똑같은 16일 다저스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5이닝 2실점 후에 강판됐습니다. 커브볼이 주무기인 웰스는 “발목 통증으로 커브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다.”고 밝혔는데, 17일 정밀 검사를 위해 샌디에이고로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두명의 노장 투수들의 부상을 당하고, 브로케일은 목발을 짚고 다닐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각하자 박찬호의 복귀 가능성이 국내에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드레스 내부 팀 상황으로 볼 때 박찬호의 복귀 가능성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파드레스를 전담 취재하는 MLB.com의 라일 스펜서 기자는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찬호의 복귀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팀 내부에서도 그것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 찬호는 현재 스프링 캠프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정규 시즌에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며, 포스트 시즌에 복귀한다는 것 역시 실현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스펜서 기자는 “본인은 복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지만 솔직히 시즌 내 복귀한다는 것이 찬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너무 위험한 일이다. 만약 찬호가 올 시즌 복귀한다면 그것은 정말 쇼킹한 뉴스가 될 것.”이라며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전망했습니다.
올해 초 혈관형성 수술을 받았던 브로케일은 7월15일 현역에 복귀해 25게임에서 2승2패 4,76으로 기여했습니다. 28.1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으며 피안타율 2할5푼2리를 기록했습니다.
박찬호가 정상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브로케일 이상의 활약을 기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파드레스 브루스 보치 감독은 브로케일의 대역으로 이미 25인 로스터에 올라있는 스캇 캐시디나 40명 로스터에 포함된 브라이언 스위니를 기용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찬호의 복귀는 무리이기 때문에 아예 고려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박찬호는 지난 7월말에 장출혈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각종 검사를 받고 출혈이 멈추면서 15일 만인 8월12일 현역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두번의 등판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이 기운 빠진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출혈이 생겨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8월24일에 두번째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실제로는 거의 두 달간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셈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2주밖에 남지 않은 정규 시즌에 복귀한다는 것은 본인의 건강에도 큰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몸무게도 5~6kg이 빠졌고, 현재 몸이나 팔, 어깨의 상태도 전혀 실전에서 피칭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두달 이상을 쉰 투수를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 포함 시킬 가능성도 없다고 봐야합니다.
파드레스는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18일 다저스전을 앞두고 현재 반게임차로 NL 서부조 선두이며, 와일드카드 쟁탈전에서도 다저스에 반게임, 필리스에 1.5게임, 자이언츠에 4게임차로 앞서 있습니다.
그러나 스펜서 기자가 전한 팀 내 분위기는 박찬호의 포스트 시즌 복귀 역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찬호 본인이나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현실은 냉정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박찬호는 내년 시즌 파드레스에 복귀할 수 있을까요?
스펜서 기자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고, 시즌이 끝나야 논의가 시작되겠지만 돌아가는 분위기가 박찬호와의 재계약 쪽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다는 판단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박찬호의 의지에 따라 파드레스 복귀 가능성은 50-50 정도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부상 전까지 박찬호는 7승6패에 평균자책점 4.63으로 쓸만한 선발 역할을 해냈습니다. 19번 선발 등판에서 121.2이닝을 던져 게임당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했습니다. 퀄리티 스타트도 9번 기록했고, 7회 넘게 던진 경기도 8번 있었습니다.
물론 연봉 1500만 달러짜리 투수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능력은 과시했습니다.
파드레스의 팀 분위기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지역 사회에도 만족하고 있으므로 박찬호는 파드레스 복귀를 원합니다. 그러나 결국 내년 시즌은 백의종군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일단 부상과 수술에서 완쾌된 모습을 다시 입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찬호의 내년 시즌은 두가지 가능성으로 집약됩니다.
첫째는 많지 않은 연봉에 인센티브 보너스 조항이 많이 포함된 계약을 맺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선발 등판 숫자와 이닝 수, 승수, 올스타 출전 여부 등 다양한 보너스 조항이 포함돼지만 기본 연봉은 많지 않은 그런 계약 조건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기본급 100만 달러에 보너스를 다 받으면 5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그런 계약 말입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더욱 힘이 듭니다.
박찬호는 내년이면 34세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 중반의 부상과 수술 타이밍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20대 중반이라고 한다면 그 정도의 부상과 수술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라는 스펜서 기자의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어떤 구단이든 거액 연봉을 주고 계약하기에는 나이나 정황 등이 위험 부담이 너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박찬호가 별 탈 없이 시즌을 무사히 마치고 10승 이상을 거뒀으면 내년 시즌의 거취를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올 시즌에 비하면 많이 삭감되겠지만 FA 시장에서 400~500만 달러 연봉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는 입장이 됐습니다.
최악의 경우 박찬호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감수하고 내년 스프링 캠프에 참가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시범 경기에서 수술과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다는 것을 입증을 하고 25명 로스터의 한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험난한 도전을 시작해야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박찬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라면 그런 도전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 투수가 돼버린 박찬호의 2007년은 마지막 불꽃을 태울 도전의 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첫댓글 이러다 박찬호도 은퇴하겟네..ㅠ.ㅠ
한화로 돌아와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