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대학서열은? : 설세대
'제2캠퍼스案' 공식화
경영·자연대도 이전 관심
"교과부와 담판할 것" 시각 해당 단과대 겉으론 '신중'
지난 20일 오전 7시 30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조찬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는 김신복 부총장을 비롯, 주종남 기획처장과 공대·의대·자연대·경영대 등 4개 단과대학의 기획실장 및 부학장이었다.
이날 회의는 전날 교과부로부터 서울대의 세종시 이전 입장을 알려달라는 독촉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열린 것으로, 서울대 본부 차원에서 '세종시 제2캠퍼스안(案)'을 논의한 첫 공식 회의였다. 회의에서는 "서울대가 관악을 떠나면 망한다"는 회의론과 "서울대 발전의 좋은 기회"라는 긍정론,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신중론이 오고 갔다. 한 참석자는 "다음 주에 다시 만나자며 1시간여 만에 끝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서울대 제2캠퍼스 추진설이 언론에 흘러나가자, 서울대 본부는 22일 오후 참석자들에게 다음 주 회의 자체를 무기 연기한다고 긴급 연락을 했다.
◆갈수록 커지는 이전 검토 대상
서울대에서 세종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3월부터다. 강태진 공대 학장이 "세종시에 융·복합 학문을 다루는 '제2공대'를 설립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공대 외에도 세종시 이전에 관심이 있는 단과대들이 많다. 경영대는 연·고대의 절반 이하로 수년간 동결된 모집정원을 확대할 수 있고, 자연대는 연구능력 확대에 필수인 연구소 추가 설립과 기자재 확충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의과대는 병원 증설이 숙원사업인데, 세종시로 갈 경우 이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 한 보직 교수는 "의대만 이전하면 반대지만, 병원 신설과 함께 추진된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모두 신중 내지 반대 입장이다. 그렇지만 학교 사정에 정통한 한 교수는 "공대 등 특정 단과대만 세종시 이전을 추진할 경우 강력 반발이 예상돼 여러 단과대를 묶어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화 앞두고 정부 지원 필요한 서울대
현재 서울대의 최대 이슈는 대학 법인화다. 자율성은 높이지만 당장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어 법인화 과정에 정부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것이 서울대의 당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안 통과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 협조가 필수다. 하지만 "정권 차원의 숙원 사업인 세종시에 서울대가 총대를 메다가는 야당에 미운털이 박히는 게 아니냐"는 반발 논리도 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세종시로 이전을 하더라도 분교(分校)로 가느냐, 연구소만 가느냐도 논란의 한 축이다. 자연대의 한 교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상주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교육시설이 옮겨야지, 연구소만 간다면 세종시 자립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교수는 "분교를 설립하면 신입생 성적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학생 선발권은 서울 캠퍼스가 갖되, 세종 캠퍼스는 기숙사를 구비하고 1학년생의 교양학부를 전담하는 등의 역할 분담론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이전 문제는 결국 서울대와 교과부 간에 '빅딜(담판)'로 해결될 것이란 시각도 많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힘을 쓸 수 있는 대학은 결국 서울대와 카이스트뿐"이라며 "서울대가 안을 마련해 오면 최대한 지원해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첫댓글 이전이 아니라 제2 캠퍼스 만들겠다는거군... 서울대 집현캠퍼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