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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13
S#1. 재영의 집앞
도착하는 달식의 차. 나란히 타고 있는 준희.
달식,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준희 : 달식 오빠..
달식 : 넌 여기 있어. (차에서 내리더니 재영의 집쪽으로 들어간다)
혼자 차에 남은 준희. 본다.
S#2. 재영의 집 안.
문을 두드리는 소리.
달식E : 재영아. 서재영!
문이 열려있는걸 발견하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오는 달식. 고요함에서 오는 긴장감. 흐트러짐 없이 차분한 실내.
달식, 천천히 돌아본다.
S#3. 재영의 집밖.
차 안에 앉아 있는 준희. 자꾸만 불안하고 무서운 느낌이 든다.
준희, 천천히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다 뭔가 자꾸 뒷꼭지가 땡기는 느낌으로 돌아본다. 아무것도 없다.
다시 불안한 기분으로 돌아서는데 갑자기 얼굴로 확 불어오는 영풍. 준희 놀라서 보면 바로 앞으로 다가와 서 있는 지승돈.
준희 : ! 다.. 당신은..
지승돈 : (재영의 집쪽을 한번 보더니 다시 준희를 본다) 그 녀석을 데려왔군. (빙긋 웃으며) 아주 잘했어.
준희 : ! (본다)
S#4. 재영의 집안.
달식 여기저기 살펴보지만 재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달식 : 재영아! 재영아? (하는데)
바로 그 때! 바깥쪽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비명소리. 꺄아---악!!!
S#5. 재영의 집앞.
밖으로 뛰어나오는 달식, 보면 준희, 쓰러져 있는 재영을 공격하고 있다. 재영, 속수무책으로 준희에게 밀려 한쪽에 쓰러져있다.
달식, 재빨리 달려가 준희를 뒤에서 안아올리며
달식 : 준희야! 왜 이래! 그만해! 그만해! (하는데)
준희, 몸부림을 치다가 달식의 뺌을 툭 친다. 그 바람에 달식의 뺨에 상처가 난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듯 멈칫해서 달식을 보는 준희.
준희 : 오빠... (달식의 상처에 겁먹은 표정으로 보면)
달식 : (숨을 몰아쉬며 저음으로) 이제 그만해!
준희 : ! (본다)
금방이라도 울것처럼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보면 달식, 그대로 외면하면서 재영을 돌아본다.
달식 : 재영아 괜찮니? (손을 내밀어 재영을 일으켜준다)
준희 : (이럴수가.. 하는 표정으로 재영쪽으로 시선을 주면)
재영 : (그런 준희를 한번 본 뒤 달식을 보며) 괜찮아 난.
준희 : !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주춤주춤 뒷걸음을 친다)
달식 : ? (해서 보면)
준희 : (그대로 냅다 어둠속으로 뛰어간다)
달식 : 준희야! (따라가려는데)
재영 : (턱! 달식의 팔을 잡는다)
달식 : (돌아보면)
재영 : 그냥둬.
달식 : (재영을 본다. 멀어진 준희를 돌아본다)
S#6. 재영의 집.
재영 : 그렇지 않아두 준희 날 찾아올때부터 좀 이상했어. 잔뜩 불안해하구 안절부절못하구.. 고개 들어봐.
달식 : (상처난 얼굴을 들어보인다)
재영 : 쯧쯔.. 아프겠다. 여자애가 어디서 그런힘이 나오는거야. (발라주면)
달식 : (소독약이 닿자 찡끗하는 표정. 그러면서 재영의 얼굴을 보며) 준희가 왜 저러는지.. 정말 몰라?
재영 : (계속 소독약을 발라주며) 꿈에서 또 살인장면을 봤대. 정신병원에 있는 스토커를 누가 죽였다더라.
달식 : (본다)
재영 : 굉장히 겁먹고 있었어. 교수하구 친구들때처럼 자기가 그래놓구 기억 못하는거면 어쩌냐구.
겨우 진정시켜 재워놨더니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거야.
달식 : (그랬군...)
재영 : (약을 치우며) 걱정되서 찾으러 나갔다가 오는데 니 차에 타고 있잖아. 그 다음은 니가 본 대루야.
말 그대루 아닌밤중에 홍두깨. (힘없이 웃으면)
달식 : 그랬으면 진작 나한테 연락을 했어야지. 난 정말루 준희말만 믿구 너한테 무슨일이 생긴줄 알았잖아.
재영 : 준희가 부탁했어. 너한텐 말하지 말아달라구.
달식 : 뭐?
재영 : 니가 자길 의심할까봐 무섭대. 눈치챘는지 모르지만.. 준흰 널 좋아해.
오늘 저녁 사건두.. 따져놓고 보면 니 관심을 끌고 싶었던거야.
달식 : (보면)
재영 : (달식을 똑바로 보며 묘한 표정으로) 난 정말 준희가 걱정돼. 달식아.
달식 : ... (본다 생각하는 표정에서)
S#7. 어두운 거리.
어둠속에서 비틀거리며 걸어오던 준희. 갑자기 벽을 짚고 심한 구토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그대로 주저앉는다.
소리를 죽인 채 흐느끼기 시작한다. Fade-out.
S#8. 빵집 전경. (아침)
S#9. 대협의 집.
대협 : 그래서 결론이 뭐야.
식탁에 마주앉은 대협과 달식. 아침식사중.
대협 : 이번엔 지승돈이 이준희한테로 다시 돌아갔다는거야?
달식 : (한쪽 뺨에 작은 밴드를 붙힌채) 허를 찌른거지. 이미 한번 빙의됐던 사람은 오히려 아무런 의심도 안할테니까.
그걸 노린거 같아.
대협 : (잠시 간격을 두고) 서재영은 어때?
달식 : ? (고개들어 본다)
대협 : 그 여자는 아무문제 없냐구.
달식 : 재영이한테 들어갔다면 내가 모를리 없잖아.
대협 : 모를 수도 있지.
달식 : (본다)
대협 : 넌 서재영이라면 무조건 믿잖아. 처음부터 지승돈같은 건 들어갈리 없다고 가능성조차 배제했어.
달식 : 그래서?
대협 : 과장님이 아니라면 그 다음 의심해봐야 할 사람은 서재영 아냐?
달식 : 친구를 의심하란거야?
대협 : 개인적인 감정때문에 판단을 흐리지 말라구한건 너야. 일단 주위의 모든 사람을 의심해야한다고 말한것도 너구.
아무래도 내 생각엔..
달식 : 잘한다 장대협.
대협 : (보면)
달식 : 이게 바루 지승돈이 노리는거야. 모르겠어?
대협 : 뭐?
달식 : 서로 불신하게 하는거.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거. 계속 이러다간 너하구 나, 우리 두 사람조차두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지승돈이 치는 북장단에 알아서 놀아주는 꼴이 되겠지.
대협 : (보면)
달식 : 정말로 지승돈이 재영이 안에 들어갔다면 계속 너 좋다구 쫒아다니면서 생일까지 같이 보내진 않았을거야.
대협 : (멈칫.. 고개 들어 보면)
달식 : (말해놓고 금방 후회스럽다. 제길..!하는 기분으로 밖으로 나간다)
대협 : (보는 위로)
쿵! 닫히는 문.
S#10. 대협의 집 앞.
쿵! 문을 닫고 나와버린 달식. 곧 후회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들어가긴 싫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린다.
S#11. 대협의 집안.
들고 있던 냅킨을 툭 던지며 천천히 의자에 기대앉는 대협. 달식이 나간쪽을 한번 돌아본 뒤 다시 시선을 돌린다.
S#12. 도서관 전경.
S#13. 도서관 안.
현수, 잔뜩 일이 밀린 듯 정신없는 모습으로
현수 : 시어머니 간병하느라 지난 며칠 신경 좀 못썼다구.. 세상에 이 일 쌓인것좀 봐라. 어이구 지겨워.
재영 : 원래 소띠들은 일복이 따라다닌다잖아.
현수 : 그나저나 준희 얜 어떻게 된거야? 출근도 안하구 연락두 없구. (재영을 보며) 혹시 너 무슨 연락 못받았니?
재영 : (흘끗 보더니) 글쎄. 잘 모르겠는데. (그러면서 아주 태연한 표정으로 책을 들여다본다)
펼쳐보는 책. 단테의 신곡 <지옥편> 뱀모양의 지옥사자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그림..
재영, 바라보면서 사과를 사각! 씹어먹는데 똑똑. 소리에 재영과 현수 동시에 돌아본다.
달식, 씩 웃으며 손을 든다.
S#14. 도서관 일각.
누군가 지켜보는 시선으로 나란히 밖으로 나오는 달식과 재영이 보인다.
두 사람, 뭔가 재밌게 얘기를 하는 듯 툭탁툭탁거리며 지나간다.
그 일각으로 프레임-인 되서 보는 준희. 안타까움과 약간은 두려움 어린 시선으로 그 두 사람을 본다.
아주 멀찌기 떨어져 그 두 사람을 따라간다.
S#15. 야외 일각.
달식 : (하늘을 본다) 아. 날씨 조타.
재영 : (하늘을 같이 올려다 본다)
달식 : (올려다 본 채) 서재영. 너 기억나냐?
재영 : 뭐?
달식 : 그 때두 아마 여름이었지? 저녁먹구 나와서 땅거미 질때쯤인가... 동네애들끼리 어울려서 숨바꼭질하는데
니가 너무 꼭꼭 숨어버려서 찾지 못한적 있었지. 왜?
재영 : 아아.. 그 때. (생각나는 듯) 마루밑에 숨었다가 잠들었을때 말이지?
달식 : 그래.
재영 : (빙긋 웃는다)
달식 : 바로 마루밑에 있는걸 못보구 밤새도록 널 찾아다녔어. 그 때 속으로 얼마나 겁났었는지 몰라.
이러다 영영 널 못보게 되면 어쩌나.. 나한테 친구는 너 하나뿐인데.
재영 : ... (그 말에 달식을 돌아본다)
달식 : 그 때 하늘하구 약속한게 있어. 제발 너한테 아무일도 없게 해달라구. 그렇게만 해주면.. 내 목숨을 하늘이 원하는 일에
바치겠다구. 막 그 다짐을 하는데 니 울음소리가 들리드라. 그러더니 마루밑에서 기어나오는거야. 막 엉엉 울면서.
재영 : 그랬었나? (픽 웃더니) 근데.. (보며) 새삼스럽게 그 얘긴 왜 꺼내는건데?
달식 :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재영 : 그냥이 아니구만 뭘. 너어. 도사 옆에서 이십년이면 풍월이 아니라 굿판을 벌인다는거 몰라? 뭐야? 무슨일인지 이실직고해.
달식 : (재영의 심연을 들여다 보듯 두 눈을 응시하더니) 만에 하나 너한테 무슨일이 생긴다해두 너무 걱정말란 얘길 하러 온거야.
왜냐면 내가 하늘하구 약속했으니까. 넌.. 괜찮을거야.
재영 : 나한테 무슨일?
달식 : 미래란.. 워낙에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재영 : (본다. 보더니) 혹시.. 지승돈하구 관계있는 일이니?
달식 : (멈칫. 보면)
재영 : 그렇구나. 너희들.. 날 의심하구 있지? 지승돈이 나한테로 옮겨오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지? 맞지?
달식 : (시선 돌리면)
재영 : (본다 보더니 픽 웃으며) 어이구 바보.
달식 : (?해서 보면)
재영 : 뭘 그런거 가지구 고민해. 야 서재영, 혹시 모르니까 예방접종차원에서 니가 지승돈한테 감염됐는지 안됐는지.
어디 한번 좀 보자. 그러면 될걸가지구 괜히 분위기 잡긴..
달식 : 재영아..
재영 : 넌 그게 문제야. 안그런척 하면서 맘은 약해가지구. 너 그거 모르냐? 계속 의심받는것보다 한번 기분 더러운게 낫다는거?
(그러더니 양반다리로 앉으며) 어떡하면 돼? 그냥 이러구 있으면 되냐? (그러더니 두 눈을 감는다)
달식 : (그 얼굴을 잠시 본다 보면)
재영 : (한쪽을 눈을 뜨고) 뭐해? 빨리 해치우지 않구. (그러더니 다시 눈을 감는다)
달식 잠시 망설이다가 재영의 손을 잡는다. 잡고 염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왠일인지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달식 재영을 한번 쳐다본 뒤 눈을 감는다. 그제서야 집중하는 달식의 얼굴위로 쉬-익 불어오는 영바람.
Flash-back1>
한강고수부지에 나란히 재영과 나란히 있는 대협.
달식, 멈칫한다. 맞은편에 앉은 재영, 슬그머니 두 눈을 뜨고 달식을 본다. 입가에 머금는 묘한 웃음.
달식, 계속 눈을 감고 염사하는 위로.
Flash-back2>
재영이 선물한 라이터로 재영의 케잌에 불을 붙여주는 대협. 재영의 웃는 얼굴.
달식, 계속 멈칫. 멈칫하는 표정에서.
Flash-back3>
재영의 집. 대협과 재영, 천천히 입을 맞추는 장면에서 번쩍 눈을 뜨는 달식.
재영, 이제까지 달식을 쳐다보던 표정을 싹 감춘채 걱정스러운 듯.
재영 : 왜 그래? 뭐가 이상해?
달식 : 어? (고개들어 재영을 보다가 이내 외면하며) 아니야. 아무것도..
재영 : 나 이상없는거지?
달식 : 그.. 그래.
재영 : (씩 웃으며) 거 봐. 들어올 사람이 따루 있지. 너. 가서 대협씨한테두 분명히 알려라. 괜히 쓸데없이 사람 의심하지 말라구.
알았지?
달식 : ...
재영 : (빙긋..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본다)
일각. 숨어서 지켜보던 준희, 얼른 벽뒤로 돌아선다. 잠시 혼란스런 기분으로 보다가 뭔가 자신이 해야할 것만 같은 표정.
그러더니 결심한 듯 얼른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S#16. 경찰서 전경.
S#17. 강력계 안.
대협, 걸어오다가 저만치 앞서 가는 과장을 본다. 얼른 뛰어서 과장옆에 나란히 서는 대협.
과장 : (흘끗 보면)
대협 : 따님하구 또 통화하셨습니까?
과장 : 음.. 오늘 아침에두 왔었어. 내달에.. 지 에미하구 한번 들른다는구만. 그 전에 나두 대충 정리 할건 해야겠지.
대협 : ...
과장 : 다른 사람한테 내색할거 읎어. 되도록이면 조용히 마무리하구 싶으니께.
허고 내 앞에선 그런 죽상은 짓지말어. 또 그런 얼굴이믄 빨리 저세상이나 가라는걸루 생각할텨.
대협 : (힘없이 웃는다) 알겠습니다. 대신 과장님도 약속하나만 해주십쇼.
과장 : 뭔데?
대협 : 병원다니시는거 포기하지 마시구 치료 계속 받으시라구요.
과장 : (너털 웃음으로) 알었어. 알었어.
두 사람 그렇게 나란히 걸어오는데 저만치 마주걸어오던 정반장. 과장을 본다.
잠시 시선을 피하더니 이내 예의 그 가면같은 표정으로 씩 웃으며 가볍게 목례하며
정반장 : 이제 출근하십니까.
과장 : 음 그려. 그나저나 필적조회는 어떻게 됐어? 방문기록에 있던 이름이 내가 쓴 글씨 맞대남?
정반장 :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감추며) 물론 과장님의 글씨가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전 과장님 필체가 아니라는걸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대협 : (본다. 거짓말..)
정반장 : (그러나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다만.. 수사상 필요한 절차였기때문에 견례를 하게된것뿐입니다. 제 입장.. 이해하시죠?
과장 : 그럼 이해하지. 근데 말여. 정반장.
정반장 : 네.
과장 : 앞으론 자기 입장만 이해해달라 그러지 말구 다른 사람 입장두 좀 살펴가며 혀.
정반장 : ! (본다)
과장 : (안으로 들어간다)
대협 : (웃음을 감추며 따라 들어가는데)
정반장 : 장경위.
대협 : (본다)
정반장 : (기분은 나쁘지만 최대한 체면유지를 하려는 듯) 과장님의 이름을 사칭해서 스토커를 방문했던 사람이 누군지
조속히 밝혀내도록.
대협 : (본다) 그럴 생각입니다. (그리고는 쓱 안으로 들어간다)
정반장 : (본다. 심사가 불편하다)
S#18. 강력계 안.
나형사 : (수화기를 든 채) 지금 자리에 없는데요.. (하다가) 아아.. 잠깐만요. 지금 들어옵니다.
(대협이 들어오는 걸 보며) 어이. 여기 전화.
대협 : (수화기를 받아들면)
나형사 : 여잔데? (씩 웃으며 쳐다본다)
대협 : (수화기를 받아들다가 나형사를 흘끗 본다)
나형사 : (? 보더니. 그제야 얼른 자기 일로 시선을 돌린다)
대협 : (수화기를 귀에 다고) 네. 장대협입니다.
준희F : 저.. 이준희예요.
대협 : (멈칫.. 저쪽의 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나형사 : (흘끔 본다)
S#19. 공원 일각.
주위를 둘러보며 쭉 걸어오는 대협 그러다 저만치 혼자 앉아 있는 준희를 본다. 준희, 뭔가 잔뜩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경과)
손을 꼼지락거리며 앉아 있는 준희.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대협.
대협 : 나한테 할 말이 있다구?
준희 : 저기.. 그게.. 물어볼게 있어서요.
대협 : (보면)
준희 : (망설이다가) 그 사람 말이예요. 지승돈이라구 하는 그 사람..
대협 : (본다)
준희 : 그 사람이 어디있는지만 알면.. 잡을 수 있는건가요?
대협 : 그건 왜?
준희 : 잡겠다고 약속해준다면 그 사람.. 아니 그 귀신이 있는델 알려드릴께요.
대협 : ? (본다. 뜻밖의 표정으로 보면)
준희 : 그 사람을 잡아서 없애버리고 나면.. 저두 죄값을 치룰거예요. 이유야 어찌됐든.. 내가 교수님하구 친구들을 죽인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지승돈을 잡기전까진 그럴수가 없어요. 왜냐면.. 그 사람이 있는곳을 알고 있는건 저뿐이니까요.
대협 : (가만히 보더니) 그래서. 지승돈은 지금 어딨지?
준희 : (본다. 보더니 결심을 굳히고) 재영이 언니요.
대협 : 뭐? (놀란다)
준희 : 재영이 언니한테 있어요.
대협 : (보면)
준희 : 난 알수 있어요. 그 사람을 느낄 수가 있다구요. 몇번씩이나 구토를 잃으키면서 발작한것두 재영언니를 만난 뒤거나
만나는 도중이었어요. 처음엔 내가 잘못된건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라 내가.. 내가 그 사람을 느끼고 있었던 거예요.
재영언니안에 있는 그 사람을요.. 지승돈을요!
대협 : (믿어지지 않는 시선으로 보면)
준희 : 날 믿으셔야 해요. (그러면서 자신의 어깨에 나 있는 다윗의 별 문신을 보여준다) 이것두 그 사람이 만들어논거예요.
아시겠어요? 절 의심하도록 해서 달식오빠의 마음을 어둡게 만든거라구요. 재영언니속에 있는 자기를 감지하지 못하도록요.
대협 : (전혀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더니) 그런걸로 달식이 영빨을 막을 순 없어.
준희 : 가능해요. 왜냐면 달식오빤..
대협 : (보면)
준희 : (시선을 떨구며) ...재영언닐 좋아하니까요.
대협 : ! (본다)
잠시의 정적. 대협 준희가 한 모든말을 정리중인 듯 잠시 아무말 없이 준희를 본다.
대협 : (본다 보는 시선에서 최대한 동요를 누르며) 지금 니가 한말을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어.
넌 지승돈한테 이미 빙의됐던 사람이구 또 다시 놈이 널 이용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준희 : 하지만 전부 사실이예요.
대협 : (본다. 망설이는 눈빛으로 보면)
준희 : (단호하게) 그렇게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절 죽이세요. 그럼 모든게 확실해지겠죠. (본다)
대협 : (멈칫..해서 본다. 그 시선에서)
S#20. 재영의 집앞.
앞에 와서 멈추는 달식의 차.
재영 : 정말 안들어왔다 갈래?
달식 : 어. 들어가.
재영 : (웃는 얼굴로 들어간다. 들어가는데)
달식 : 재영아..
재영 : 응?
달식 : (본다. 보다가) 난 너한테 뭐냐?
재영 : (본다 픽 웃더니) 그거 언젠가 내가 너한테 했던 질문같은데? 그 때 니가 뭐라구 대답했는지 기억나?
달식 : 뭐라 그랬는데?
재영 : 우리? 그야 물론 우린 친구지. 아니.. 웬수였던가?
달식 : (본다)
재영 : 잘 가라. (차에서 내린다)
달식 : (멀어지는 재영을 본다)
집쪽으로 걸어오는 재영의 표정 웃는 얼굴에서 금새 싸늘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프레임-아웃.
차 암에서 바라보던 달식, 천천히 차를 출발시킨다.
달식의 차가 프레임-아웃되는 그 뒷쪽으로 눈에 잘 띄지 않게 주차되어 있는 대협의 차.
대협, 달식의 차가 완전히 사라진것을 확인한 후 재영의 집쪽을 주시한다. 바라보는 모습에서 dis.
(밤) 여전히 차 안에서 재영의 집을 주시하고 있는 대협.
달칵달칵 지포라이터(재영이 선물한)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그러면서 재영의 집을 본다. 재영의 집 불이 하나하나 꺼져간다.
잠시후. 불꺼진 집에서 조용히 나오는 재영의 모습. 대협, 잠시 긴장해서 보면 재영, 쭉 걸어나간다.
S#21. 거리 (밤)
몽타쥬 느낌으로. 재영 밤쇼핑을 시작한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방패삼아 거리를 두고 쫒아오는 대협.
옷가게. 그 안에 들어가서 야한 검은색 원피스를 사 입는다. (머리는 묶지 말것)
화장품 가게. 진하게 메이크 업을 한다. 메니큐어도 칠해보고. 악세사리 가게. 귀걸이와 목걸이등등을 해본다.
대협, 그런 재영의 변해가는 모습들을 눈여겨 본다.
재영, 다시 사람들이 분주한 거리를 걷는다. 그러다가 한쪽으로 불쑥 프레임-아웃 된다.
갑자기 재영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대협, 재빨리 이만치 달려온다. 레코드 가게앞이다.
대협, 멈칫해서 올려다 본다. 언젠가 선영과 함께 했던 그 레코드점이다. 보면
S#22. 레코드점 안.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대협, 재영의 모습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고개를 움직인다.
그러나 재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두리번 거리다가 끝내 재영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막 돌아서다가
대협. 멈칫하면서.. 앞을 본다. 대협의 시선이 멈추는 곳에 해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재영의 옆모습.
사람들이 재영앞으로 지날때마다 선영과 재영의 모습으로 서로 교차되서 보인다.
대협 그렇게 잠시 멍하니 서서 보는데 이쪽을 돌아보던 재영과 시선이 마주친다. 재영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본다. 그 표정에서.
S#23. 대협의 집.
탁!탁! 다트던지기를 하고 있는 달식. 표적을 맞추지 못하고 계속 주변에만 꽂히는.
봉구 : (쓱 보더니) 네. 우리의 차달식 선수 컨디션의 난조로 계속 표적을 벗어나고 있군요. 이거 문제예요. 문제.. (하는데)
봉구의 입에 와서 퍽! 박히는 다트. 우물우물하면서 보면 달식, 뭔가 잔뜩 심난해서 소파에 툴썩 앉는다.
봉구 : 아. 옛날이 그립다. 나이트 뛰는건 내 적성에 맞진 않았지만 그래두 지금처럼 따분하진 않았는데. 그치? 그치 달식아?
달식 : ... (못들은 척 하자)
봉구 : 차달식. 너두 변한거 알아? 옛날부터 싸가지없는건 똑같지만 그래두 이정돈 아니었어.
달식 : ...
봉구 : 체. 이젠 대협이같은 사람친구 생겼다 그거지? 그래서 나같은 귀신나부랭이는 거적취급하는데 2002년 월드컵만 끝나봐.
나두 이승에 더 이상 미련없는 귀신이야. 그 땐 니가 붙잡아두 승천하구 말거다. 알았어?
달식 : ... (딴 생각)
봉구 : (슬그머니 눈치를 보더니) 짜식.. 정말 이상하네 오늘?
달식 : (생각하는 표정에서)
플랫쉬 백>
아까 낮에 봤던 대협과 재영의 키스하는 장면이 자꾸 머리에 떠오른다.
봉구, 쓱 쳐다보는데 달식,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봉구 :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엄마야..?
달식 :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쐰다)
봉구 : (보더니) 너 밖에서 무슨 일 있었구나. 왜? 재영씨하구 뭔 일 있었어? 아니면 대협이 때문에 그래?
달식 : 누구때문이 아니야. 내 자신때문에 이러는거지.
봉구 : 뭐?
달식 : 난 내가 좀 특별한 놈인줄 알았어. 근데 역시 불쌍한 중생에 불과하드라.
자기 감정하나 조절못하구.. 불안해하고 조바심이나 내고..
봉구 : 달식아..
달식 : 나.. 재영이가 원한다면 끝까지 친구로 남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막상 재영이가 다른 남잘 생각한다는걸 알구 나니까 참기가 어려워. 자꾸 그 녀석이 미워질라 그래.
봉구 : 설마.. 그 남자라는게.. 대협이?
달식 : ...
봉구 : (손가락을 입에 넣으며 이럴수가!)
달식 : (작은 한숨을 내쉬더니 답답한듯 그대로 돌아서서 나간다)
봉구 : (돌아보며) 야아! 달식아아...
달식 : (쿵!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봉구 : 세상에. 불쌍한 우리 달식이... (정말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보면)
S#24. 달리는 달식의 차 안. (밤)
운전하는 달식.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놓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속력을 높힌다. 부서질듯한 롹음악.
플랫쉬 백>
대협과 재영이 키스하는 장면.
달식, 잊어보려는 듯 볼륨을 높이고 속력을 높힌다. 한쪽팔을 창밖으로 빼고 시원하게 바람을 가른다. 부감으로 길게.
S#25. 거리 일각. (밤)
대협, 머뭇거리고 서 있으면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재영 슬래쉬를 두개 들고 와 하나를 대협한테 내민다.
대협, 본다. 그대로 무시하고 걸어오면 옆으로 따라오는 재영. 두개를 들고 먹어가며.
재영 : 뜻밖이예요. 이 시간에 레코드가게에서 대협씰 만날 줄 꿈에도 몰랐거든요.
대협 : ...
재영 : 근데 표정이 왜 그래요? 위경련 일어난 사람같아요. 인상좀 펴요.
대협 : 낮에 준흴 만났어.
재영 : (본다. 그러다 이미 짐작가는 표정으로) 또 이상한 말을 한모양이군요.
대협 : (본다. 걸음을 멈추고 보면)
재영 : (같이 멈추고 대협을 본다) 뭐라든가요? 또 나한테 지승돈이 있다 그러던가요?
대협 : 그래.
재영 : 달식이한테도 그런 거짓말을 했어요. 나를 의심하게 하려구요. 달식이가 속지 않으니까 얼굴에 상처까지 내고 도망쳤죠.
그런데 이번엔 대협씨한테 갔군요.
대협 : 준흰.. 놈을 느낄 수 있대. 자기안에 한번 들어왔었기때문에 가까이 다가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거야.
재영 : 아직도 모르겠어요? 전부 거짓말이예요. 그 애가 하는 말은 믿지 말아요.
대협 :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난.. 달식이 말고는 그 어느 누구도 믿지 않아.
재영 : 나도 못믿겠단 건가요?
대협 : 난 지승돈때문에 과장님까지 의심했던 사람이야. 다행히 과장님은 아무 이상없었지만.
어쨌든 상대가 부모님이라 하더라도 이 상황에선 일단 의심해볼 수밖에 없어.
재영 : (본다. 잠시 똑바로 보더니) 알았어요. 맘대루 의심해요. 그렇게 주위사람들 다 의심하면서 혼자 잘해보라구요!
(그러더니 돌아서서 가버린다. 가버리려고 하는데)
대협 : (재영의 팔을 턱 잡는다)
순간 재영 너무나 거칠게 뿌리친다. (** 붕대감았던 그 팔.. 상처 자국 없을것)
대협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뿌리침에 놀라서 보면 재영의 두눈 가득 눈물이 고인채로 올려다본다.
대협 : (보면)
재영 : 그거 알아요? 대협씨.. 정말 나쁜 사람이예요.
대협 : (보면)
재영 :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난 내 마음 전부를 숨김없이 대협씨한테 털어놨어요. 여자가 남자한테 좋아한다구 말하는거..
쉽기만 했다고 생각해요? 난 그렇게까지 내 마음을 다 보여줬는데 대협씬 뭐예요?
준희가 하는 말은 믿으면서 내가 하는 말은 믿을 수가 없다는거예요?
대협 : 그 문제하구 이건 전혀 별개야. 잘 알잖아.
재영 : 알아요. 그러니까 잘해보라는거예요! (또다시 가려는데)
대협 : (돌이켜 세우며) 대체 왜 이래?
재영 : 최소한.. 나에 대한 예읜 지켜줄 줄 알았어!
대협 : (본다)
재영 : 정말 뻣뻣하구 멋대가리 없는 남자지만.. 자길 좋아한다구 고백한 여자한테 조금쯤은.. 정말 조금쯤은 배려해줄줄 알았어.
그런데 고작 한다는게.. 이게 뭐야? 몰래 감시하구 미행이나 하구..
대협 : (본다)
재영 : 그래요. 나.. 집에서부터 알고 있었어요. 대협씨가 집근처에서 배회하는거.
대협 : ...
재영 : (보며) 왜.. 왜 달식이처럼 솔직하게 얘기못해요? 지승돈을 찾고 있다고 왜 말 못하구 몰래 감시하구 미행해요?
그건.. 의심이 아니라 확신했기 때문 아닌가요? 지승돈이 있을거다 확신하구.. 그래서 증거를 잡기 위해 그런거 아니었냐구요.
내 말 틀려요?
대협 : (본다. 보더니) 틀리진 않아. 확신까진 아니었지만.. 뭔가 지승돈의 흔적을 찾고 싶었던건 사실이었어.
재영 : (너무나 솔직한 대답에 잠시 보더니) 정말루 내가 지승돈이라면.. 대협씨 지금 이자리에서 때려눕혔을거예요. 알아요?
대협 : (본다)
재영 : (손등으로 쓱쓱 눈물을 닦으며 시선을 돌려버린다)
어색하게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DIS.
S#26. 포장마차.
소주를 따라 마시는 재영. 병에 남은 걸 끝까지 잔에 따르더니
재영 : 아줌마.. 여기요! 소주 한병 추가!
대협 : 너무 많이 마셨어.
재영 : 판깨지 말아요. 나 지금 한참 오르는 중이니까. (돌아보며) 아, 아줌마 뭐해요? 여기 소주 없다니까.
아줌마 : 네.. 가요. (소주병을 가져다 준다)
대협 : (본다)
재영 : 대협씬 왜 안마시구 그러고 있어요? 이젠 나한군 술도 같이 안마시고 싶다 그거예요?
대협 : 너 취하면 데려다 줘야하잖아.
재영 : 하! 걱정도 팔자셔. 누가 대협씨보구 데려다 달랠까봐 그래요? 천만에. 치사하구 더러워서 내가 사양한다.
귀신만 쳐다보구 사는 남자 이젠 내 쪽에서 지겨워요. (그러면서 또 한잔 넘긴다. 알싸하게 넘어가는 표정)
대협 : (본다)
재영 : (탁. 잔을 내려놓더니 잠시 말없음.. 그 빈잔을 바라보며) 대협씨 그거 알아요? 이제까지.. 내 이름 한번도 불러준 적 없는거?
대협 : (본다)
재영 : 재영아. 서재영.. 한번도 그렇게 불러준 적 없었어요. 그냥 어이.. 거기.. 그 쪽.. 너. 그게 전부였다구요.
대협 : (본다)
재영 : 나요. 어떤 생각까지 했는지 알아요? (픽 웃더니) 대협씨 죽은 약혼녀 대신이라도 상관없다..
누구 대신이다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대협씨 빈자리에 내가 들어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까지 생각했었어요.
정말 치사하죠? 근데 그게 사실이예요. 진짜 그랬었다구요.
대협 : 선영일 대신할 사람은 없어. 선영인 선영이구 넌 너니까.
재영 : ...(흐릿한 눈으로 보면)
대협 : 그리구 난 다신 사랑같은거 안해. 나 그럴정도로 괜찮은 놈두 아니구. 지금 그런 감정 감당할만큼의 여유도 없어.
재영 : 대협씨 인생엔 온통 지승돈뿐이군요. 그렇죠?
대협 : 지승돈이 그런말을 했어. 우리 두 사람은 닮은데가 많다구 우리 둘 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구 둘 다 서로를 증오하고 있다구.
맞는 말이야. 나 역시 그 놈을 증오했구 선영이에 대한 복수만 생각했으니까. 따져놓고 보면 나나 그 녀석이나 다를게 없었어.
재영 : (본다)
대협 :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하구 그 녀석이 달라질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
재영 : 뭔데요?
대협 :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 너를 포함해서 달식이 그리구 과장님까지..
재영 : (보면)
대협 : 지금 내가 지승돈한테 집착하는건 복수심이 아니야. 죽은 사람들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서야.
책임감때문에.
재영 : (표정이 야릇하게 변한다) 책임감이라.. (본다. 잠시 간격을 두고 보더니 픽 웃더니) 거국적인 발전이군요. 축하해요.
(그러더니 잔을 비우고 그 잔을 대협한테 넘겨준다) 자자. 거국적인 기념으루다 한잔! 대협씨의 책임감과.. 내 미련을 위해서.
대협 : (보면)
재영 : 우리 오늘 진탕 취해버려요. 나.. 다신 이런부탁 안해요.
대협 : (본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 술잔을 받는다)
그러더니 대협, 원샷으로 마신다. 재영, 다시 그 잔에 술을 붓는다.
그러면서 대협을 한번 쳐다보는 눈길.. 한순간 번뜩인다. 전혀 취한 눈빛이 아니다.
S#27. 몽타쥬.
차를 타고 방황하는 달식. dis.
함께 술을 대작하는 대협과 재영. dis.
어두운 거리를 터벅터벅 걷는 준희. dis.
뒤를 돌아보지만 준희가 갈곳은 어두운 길뿐.. dis.
대협, 비틀거리며 재영과 함께 나란히 어깨동무를 한 채 걸어온다. dis.
차를 타고 질주하는 달식의 모습에서 dis.
S#28. 재영의 집앞. (몽타쥬 연결분위기로)
준희, 어느덧 재영의 집앞으로 다시 와 있다. 피곤하고 지친 표정.
한쪽구석 가로등불빛도 닿지 않는 곳에 쭈그리고 앉는 준희. 바로 그 때 준희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불빛.
준희 무심코 보다가 주춤하면서 일어선다. 달식의 차다.
달식의 차 재영의 집에서 얼마쯤 떨어진 곳에 멈춰선다. 달식 역시 재영의 불꺼진 창문을 바라본다.
준희, 다가갈까 어쩔까 망설이는 듯.. 바라보는데 그 떄 또 한개의 불빛이 비춰든다.
재영의 집앞에 와서 멈춰서는 택시. 그 택시안에서 재영과 잔뜩 술취한 대협이 내려선다.
달식 : ! (본다)
준희도 계속 몸을 숨긴 채 지켜보면 재영, 대협을 부축해 집안으로 들어간다.
준희, 달식의 차 쪽을 보면.
달식 : ....
S#29. 재영의 집안.
재영의 침대에 털썩 걸터앉는 대협. 몽롱한 듯 자꾸 여기가 어딘가 눈을 뜨고 보는데 그의 시야로 나타나는 재영의 얼굴.
재영 : 대협씨? 괜찮아요?
대협 : (안떠지는 눈을 겨우 뜨고 본다) 이상해.. 별로 많이 마신것같지 않은데 머리가 무겁구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
재영 : (대협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럴거예요.
대협 : (재영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는 듯 고개를 숙인다)
재영, 바깥쪽을 한번 의식한 다음 뭔가 음흉한 웃음을 짓더니 다시 대협앞에 무릎 꿇고 앉는다.
침대에 걸터앉은 채 두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있는 대협. 계속 괴로운 듯한 표정이다.
그 때 대협쪽으로 쉬-익하고 불어오는 바람의 여운. 대협, 안떠지는 눈을 겨우 뜨고 보면 순간 재영이 선영이처럼 보인다.
선영, 맑게 대협을 향해 웃는다.
선영 : 대협씨..
대협 : (애써 눈을 부릅뜨며 본다) 누구야..
선영 : 나야. 대협씨.
대협 : (멀끄러미 본다. 보더니) ... 선영아..
선영 말없이 쳐다보더니 대협의 이마에 키스한다. 그의 이마에서 콧잔등.. 그리더니 그의 입술로 내려와 입을 맞춘다.
S#30. 재영의 집앞.
바라보는 달식의 시선으로.. 커튼에 비치는 대협과 재영의 모습. 서로 끌어안으며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림자로 비친다.
달식, 숨이 막히는 시선으로 본다. 순간 그의 주위로 몰아치는 바람..!
일각에서 준희 안타까움으로 지켜보는 위로 급출발하는 차바퀴 소리. 달식의 차 그대로 멀어진다.
준희, 휘몰아치는 바람을 맞으며 멀어지는 달식의 차를 본다. 그리면서 다시 재영의 집쪽을 돌아보면.
S#31. 재영의 집 안.
침대위로 나란히 눕는 대협과 재영. 대협에게 안긴 재영, 싸늘하게 짓는 냉기어린 웃음에서.
S#32. 한강고수부지.
쿠구궁..!!! 나즈막히 울리는 천둥벼락.
한강고수부지에서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을 맞고 서 있는 달식. 점점 오르는 분을 삭이지 못한 채 기함을 지른다.
달식 : 으아아아아아!!!!! (길게)
일순 격하게 불어오는 바람! 흔들리는 나무들... 쿠구궁!!!! 암전.
S#33. 재영의 집안.
천천히 화면 밝아지면 재영의 침대위에 누워있는 대협. 눈을 뜬다. 그러다 벌떡 일어난다.
돌아보면 얼마쯤 떨어져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재영. (허벅지쯤까지 내려오는 웃옷만을 입은 채로 대협을 보고 있다)
대협, 믿어지지 않는 표정으로 재영을 본다.
재영 : 잘 잤어요?
대협 : 어떻게.. 된거야?
재영 : (잠시 시선을 피하다가 다시 본다) 어젠.. 우리 둘다 너무 취했어요.
대협 : (믿기지 않는다) 설마.. 우리. 아니지? 그럴리가 없지?
재영 : (본다. 가만히 보더니) 신경쓸거 없어요. 내가 원한거니까.
대협 : ! (본다)
재영 : (조용히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대협 : (혼자 덩그라니 남아 욕실안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는다)
절망적인 표정으로 턱.. 숨을 내쉰다.
S#34. 샤워실.
물을 틀어놓은 채 거울을 바라보는 재영. 전혀 다른 서늘한 미소로 거울을 본다.
재영 : 바보들..
S#35. 빵집전경. (이른 아침)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는 가운데 아침 길청소를 하던 혜령. 꺼칠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대협을 본다.
혜령 : 어? 대협아저씨..
대협 : (듣지 못한 채 자기 생각에 잠겨 지나쳐간다)
혜령 : (? 이상해서 본다)
S#36. 대협의 집.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어 아직도 어두컴컴한 실내.
안으로 들어서던 대협. 발끝에 뭔가 걸리더니 데구르르 굴러간다. 보면.. 양주병이다.
대협 고개를 들어 안쪽을 본다. 한쪽 소파에 고개를 푹 숙인채 앉아 있는 달식. 그 한손엔 또 다른 술병이 들려져 있다.
대협, 보면. 프레임-인 되는 봉구.
봉구 : 대체 어디갔다 이제 온거야?
대협 : (천천히 걸어들어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달식앞에 선다)
봉구 : 어젯밤에 난리두 그런 난리가 없었어. 지난 십년동안 저 녀석 술먹는것두 첨봤구 그렇게 이성 잃구 깽판치는것두 첨봤어.
대협이 이자식 죽여버린다구 닥치는대루 부수고 집어던지구. 어젯밤 내내..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어?
대협 : (달식앞에 다가가 앉는다) 달식아..
달식 : ...
대협 : 침대에서 자라. 일어나 어서. (하면서 손에 쥐어져 있는 술병을 뺏어드는데)
달식 : (턱! 친다)
대협 : (본다)
달식 : (천천히 고개를 든다 무서운 눈빛)
대협 : (보면)
달식 : (픽 웃더니 술병에 있는 술을 꿀꺽꿀꺽 마신다)
대협 : (억지로 그 술병을 뺏는데)
달식 : (이번엔 대협을 턱! 밀어버린다)
대협 : (멈칫해서 보면)
달식 : 나쁜새끼...
대협 : (다시 일어서는데)
달식 : (그대로 턱! 대협의 멱살을 잡아채며 한쪽 벽까지 밀어부친다) 이 나쁜새끼.. 똑바루 말해. 너 뭐야?
너 무슨 생각으루 재영이한테 간거야! 대답해! 어서어어!!! (하는데)
동시에 주위에 유리도 된 유리잔이며 거울등등이 일순간에 금이가거나 깨져버린다.
대협 : (동요하지 않은 덤덤함으로 본다. 보더니) 내가 대답하면. 니 기분이 나아지겠니?
달식 : (본다. 순간 멍한 기분으로 보면)
대협 : (멱살잡았던 달식의 손을 툭 쳐낸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젯밤 일은 어디까지나 나하구 재영이 일이야.
내가 너희 두사람일에 간섭하지 않듯 너도 간섭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달식 : (본다. 어이없이 픽 웃더니) 겨우 이거였나 장대협? 이 세상에 사랑은 하나뿐인척..
죽은 약혼녀에 대한 사랑밖에 없는 놈인척 온갖 고상하고 순수하게 굴더니만 결국은 이정도였어?
대협 : (거슬리고 있다 보면)
달식 : (도를 넘어서) 그래. 죽은 니 약혼녀한텐 뭐라 그럴래? 어? (하는데)
퍽! 달식의 턱을 날린다. 쓰러지는 달식, 턱을 쓱 문지르며 올려다 보면
대협 : 사정도 모르면서 함부로 지껄이지 마!
달식 : 그 따위말루 변명할 생각하지 마 이 새꺄!!!
하더니 이번엔 달식이 몸으로 대협을 밀어부친다. 두 사람의 육탄싸움. 때리고 부수고 던져버리면서 싸우는 그 두사람.
그렇게 치고박다가 서로 지치고 마는 두 사람. 서로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노려본다.
대협 : (숨을 몰아쉬며 노려본다) 나두 변명같은거 하기 싫어. 여자한테 그래놓구 아무기억 안난다구 하는
그 따위 비겁한놈은 되기 싫으니까. 하지만 정말이야. 나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달식 : (역시 숨을 몰아쉬며 본다. 보더니) 형편없는 녀석.. 너같은 놈을 믿구 내가 목숨을 걸려고 했었어.
대협 : (노려본다)
달식 : (천천히 일어선다. 일어서더니) 됐다. 이걸루.. 너하구 나.. 인연 끝내자.
대협 : !
달식, 그대로 비틀비틀 걸어 나간다. 대협, 그대로 멍하니 바라본다.
중간에서 봉구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봉구 : 어떻게 좀 해봐. 이러면 안되는거잖어 두 사람..
그러나 대협, 달식이 나가고 문이 닫힐때까지 꼼짝안한 채 앉아만 있는다. 그러다 시선을 옮겨 한쪽을 바라본다.
대협과 선영이 함께 웃고 있는 사진.. 대협, 점점 눈시울이 벌개져서 바라보고 있다. 그 시선에서.
S#37. 성당안.
힘없이 찾아오는 달식. 아무도 없는 본당으로 쭉 걸어들어간다. 휘청휘청.. 그러다 얼마쯤 못가고 풀썩 쓰러지고 만다.
달식 : (완전히 초췌해진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다) 저 왔습니다. 이젠.. 다 귀찮아져서 왔어요.
지승돈두 대협이두 다 귀찮아졌습니다. 차라리.. 이 세상따위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천천히 그 앞에 엎드려버린다)
엎드린 달식에서 틸-업하면 성당의 십자가.. 침묵한 채 달식을 내려다 본다
S#38. 이미지1 (인써트)
어린 남자 아이, 어둠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고 있다. 그 위로 여아의 해맑은 웃음소리.
남자아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점점 더 어둠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S#39. 다시 성당.
순간 툭.. 떨어지는 달식의 눈물. 그대로 고개를 숙인다. 그 모습에서 fade-out.
S#40. 도서관 전경.
S#41. 도서관.
사람들을 헤치고 똑바로 걸어오는 준희. 더 이상 겁날것이 없는 표정으로 걸어온다.
그 뒤로 지나치던 현수 ?해서 본다.
현수 : 준희야?
준희 : (듣지 못한 채 곧장 걸어간다)
S#42. 일각.
책장에서 책들을 꺼내 살펴보고 있는 재영. 그 앞으로 곧바로 걸어가는 준희.
재영, 분위기가 변해있다. 준희를 흘끗 본다.
재영 : 오랜만이구나.
준희 :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어요?
재영 : (?해서 본다) 무슨 말이야?
준희 : 당신이 꾸민 일이라는거 다 알아요.
재영 : 내가 꾸미다니? 뭘?
준희 : 너무 잔인해요. 당신은 재영언니를 이용해서 달식오빠와 장형사님을 떼어놓으려는거죠? 그렇죠?
재영 : (보면)
준희 : 더 이상 달식오빨 괴롭히지 말아요. 부탁이예요.
재영 : (준희를 본다. 보다가 그 뒷쪽으로 시선을 주면)
저 뒷쪽에서 현수,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보고 있다.
재영 : (보더니 빙긋 웃으며) 준희야 세상에는 말야 이런 사랑도 있고 저런 사랑도 있는거야. 난 달식일 좋아해.
그 친굴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어. 하지만 어디까지나 친구로서일뿐이지 결혼이나 사랑은 아니야.
준희 : (? 본다)
재영 : 내가 달식이의 애인이 되줄 수 없다고 해서 우리 만남이 거짓이라고 말할 순 없는거잖아?
우리 사이에는 연애니 사랑이니 하는것과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소중한 무언가가 있어. 알겠니?
사람 사이의 일들은 니가 생각하는것보단 좀 더 복잡하고 섬세해.
현수, 무슨 얘긴지 감잡은 표정으로 픽 웃더니 에고고.. 하면서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재영, 현수가 멀어지는 걸 본 뒤 다시 준희를 보며.
재영 : 내 말 무슨뜻인지 알겠어? (하는데)
준희 : 그만해요! 재영언니인척 그만하란 말이예요. 나까지 속일 수 있다구 생각해요?
재영 : (표정이 점점 굳는다)
준희 : 차라리 날 괴롭혀요. 재영언니.. 달식오빠.. 장형사님.. 모두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잖아요.
재영 : (순간 싸늘해지는 표정이더니 목소리가 일그러지듯 변하면서) 죄가 있고 없고는 내가 판단해.
준희 : ! (보면)
재영, 준희의 손을 턱 잡더니 갑자기 으슥한곳으로 사정없이 끌고 간다. 준희, 그 힘에 질질 끌려간다.
S#43. 어두운 실내.
햇볕도 들지 않는 어두운 방. 그 한쪽으로 쿵! 넘어지는 준희, 돌아보면 문을 닫고 돌아서는 얼굴. 지승돈이다.
준희, 순간 숨이 막히듯 지승돈의 본색을 본다.
지승돈 : 이준희. 이젠 제법 자기 의견을 말할정도가 됐군. 그래 이게 모두 차달식. 그 녀석의 영향인가?
준희 : 달식 오빨 내버려둬요.
지승돈 : (본다 보더니) 넌 날 아직 모르는군. 난 말야.. 니가 이럴수록 더욱 더 그 녀석을 괴롭혀주고 싶어.
사람들이 애걸복걸할수록 더 방해하고 싶고 사람들이 원할수록 더 망가뜨리고 싶다구. 알겠어? 그게 내 본성이야.
준희 : 대체.. 바라는게 뭐예요?
지승돈 : (고개를 한번 삐딱한다. 그러더니 준희를 보며) 혼란. 혼돈. 사람들이 못견디게 괴로워하는 모습. (씩 웃는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다윗의 별이 혼탁한 기운으로 가득찰거야. 그렇게 되면 이제까지 보여준 일련의 것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난 강해지겠지. 그러기 위해서 이 여자몸에 들어왔어. 이 여자라면.. 내가 원하는 걸 얻어낼 수 있으니까.
준희 : (고개를 가로젓는다) 설마.. 달식오빠..
지승돈 : 그래. 내 다음 타겟은 차달식이야.
준희 : ! (보면)
지승돈 : (웃는다 흡족한 미소를 짓더니) 너를 위해서도 잘된 일 아닌가? 내가 차달식의 몸에 들어가면.. 넌 차달식을 가질 수 있게
되는거고 나 역시.. 널 가질 수 있게 되겠지. 지금처럼 다른 여자한테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녀석은 재미가 없잖아?
준희 : (덜덜 떤다) 그러지 말아요..
지승돈 : (조용히 준희앞에 다가선다) 무서워할거 없어. 넌.. 이제부터 내 옆에서 조용히 구경만 하면 돼.
내가 장대협과 차달식을 어떻게 쓰러뜨리는지. 이 세상에 어떤 혼란을 가져올건지.. 지켜만 보라구.
준희 : (고개를 가로젓더니) 안돼요.. 그러지 말아요... 그러지 말아요... (흐느끼면)
지승돈 : (씩 웃는다. 천천히 준희가까이 얼굴을 대면)
준희 : (잔뜩 몸을 움츠린 채 눈을 질끈 감는다)
지승돈 : (귓가에 대고) 넌 나한테서 벗어나지 못해.
그러더니 다시 준희에게서 몸을 뗀다. 그제야 천천히 두 눈을 뜨고 돌아보면 일어서는 모습. 어느새 재영으로 돌아와 있다.
재영, 짧게 웃더니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나간다.
구석에 주저앉아 있는 준희 절망적인 표정으로 본다. 그 표정에서.
S#44. 준희의 집.
방으로 들어오는 준희. 오한이 일어나는 듯 덜덜덜 떨며 불안정하게 방안을 왔다갔다하더니
한쪽에 딸린 샤워실로 무작정 들어간다. 들어가서 물을 틀어놓고 어깨에 보이는 표식을 지운다. 옷이 젓는것도 상관하지 않고..
어깨가 새빨개져서 피가 나도록 문질러도 표식은 지워지지 않는다.
준희 : 없어져.. 없어져.. (그러나 문지르고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대로 제 풀에 지쳐 주저앉고 마는 준희. 얼굴위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문득 한쪽에 놓인 면도칼을 본다.
준희, 순간 서럽고 슬픈 생각으로 그 칼을 본다. 그러더니 그 칼을 손목에 대어본다.
몇번이고 시도하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대로 면도칼을 놓치며 흐느껴 우는 준희. 급기어 엉엉.. 소리내어 운다.
그 모습에서 DIS.
S#45. 대협의 집.
아직도 혼자 앉아 있는 대협.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고개를 든다.
뭔가 생각이 정리된 느낌으로 한곳을 응시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선다. 밖으로 나간다.
S#46. 정신병원 전경.
S#47. 간호사데스크.
간호사 : 글쎄요. 그 때 근무하시는 분이 얼마전에 돌아가셨는데요.
대협 : (죽었어? 보며) 어떻게요?
간호사 : 흔한 심장마비였어요. 워낙에 심장이 약한분이셨거든요.
대협 : 그럼 그 때 이 이름을 대고 방문한 사람이 누군지.. 전혀 알 방법이 없습니까?
간호사 : 없는데요. 죄송합니다.
대협 : (본다 보다가) 그럼 부탁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환자 한사람하구 면회를 좀 해야겠는데요.
S#48. 면회실.
주춤주춤 간호사를 따라 안으로 들어오는 환자1. (12부의 그 환자1) 미리와서 앉아 있는 대협을 한번 본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앉는다.
대협 : 안녕하세요? 절 기억하시겠습니까?
환자1 : 당연하지. 내가 무슨 바본줄 알어?
대협 : 그 날 살해된 남자의 병실로 들어가는 여잘 봤다고 했었죠? 그 여자.. 얼굴도 봤습니까?
환자1 : 말 안해줘. (토라진 얼굴로 고개를 돌린다)
대협 : (주머니에서 젤리상자를 꺼내 책상위에 내민다)
환자1 : (눈빛이 반짝해서 보면)
대협 : (뚜껑을 연다)
환자1 : (조심스럽게 하나를 꺼내 입에 넣고는 상당히 기분이 좋아짐) 난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줄 알았어.
그 때 같이 왔던 뚱뚱한 아저씬.. 욕심쟁이야.
대협 : 이제 말해줄래요? 그 때 병실로 들어가는 사람. 얼굴 봤죠?
환자1 : ... 봤어.
대협 : 사진을 보여주면 혹시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환자1 : (보면)
대협 : (사진을 꺼내 보여준다. 준희의 사진이다) 잘 보세요. 이 여자가 맞는지.
환자1 : (본다. 좀 유심히 보는 얼굴. 그러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협 : 확실히 아닙니까?
환자1 : 아니야.
대협 : 그 때 남자도 봤다 그랬죠? 혹시 그 남자 얼굴도 기억합니까?
환자1 : (그러자 옆에 있는 간호사 얼굴을 흘끔 본다)
대협 : 왜요?
환자1 : 사실은.. (얼굴을 대협앞에 바싹대고) 그 남자는 귀신이었어.
대협 : ! (본다)
환자1 : (얼른) 쉿! 이건 비밀이야. 이거 의사가 알면 나 미친놈이라구 퇴원 안시켜줘.
대협 : (고개를 끄덕인다) 비밀은 지켜드리겠습니다.
환자1 : (씩 웃는다) 확실히 아저씬 뭣 좀 통하는군. 지능이 떨어지는 인간들은 도통 우리 얘길 안믿거든.
우리가 자기들을 지배할까봐 이렇게 강제로 가둬놓는거야. 미개한 놈들..
대협 : (보면)
환자1 : 또 물어봐. 내가 다 얘기해줄께.
대협 : 아뇨. 됐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뭔가 생각난 듯) 마지막으로 한사람만 더 봐주시겠습니까.
환자1 : (보면)
대협 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낸다. 그 안에 선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한번 들여다 본 뒤 환자1에게 보여준다.
환자1 : (본다 선영의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어. 맞어. 머리가 좀 뽀글뽀글하구.. 그래 이 얼굴하구 비슷해. 아주 비슷해.
대협 : (가벼운 현기증으로 보며) 확실..합니까?
환자1 : 내 목숨을 걸어도 좋아. (웃으며)
대협 : (순간 느껴지는 현기증. 잠시 망연하게 보면)
환자1 : (계속 젤리상자에 관심을 보인다)
대협 : 감사합니다.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더니 천천히 뒤로 돌아 나온다. 그 뒤에서)
환자1 : (얼른 젤리상자를 챙기며) 또 놀러와요.
S#49. 복도.
성큼성큼 걸어나오는 대협. 하나하나 모자이크들이 맞아떨어지는 기분으로 대협 회상한다.
Flash-back1> 12부.
재영 : (붕대감은 팔을 보이며) 난 팔 한쪽 긁힌걸루 끝났지만 그 아저씨 자전거는 완전히 찌그러져버린거 있죠.
Flash-back2> 13부.
재영 : 전부 거짓말이예요. 그 애가 하는 말은 믿지 말아요.
가려는 재영의 팔을 턱 잡는 대협. 이미 그 팔엔 붕대가 감겨있지 않다.
Flash-back3>
재영 : (건배하듯) 당신의 책임감과 나의 미련을 위해서.
Flash-back4>
선영처럼 대협을 유혹하던 모습에서.
대협, 쿵! 문을 박차고 나온다. 그 모습에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