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시(民謠詩)는 민요인가요, 詩인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는 「진달래꽃」을 민요시라고
하는데 민요시가 무엇을 뜻하는 말인가요? 민요도 시가 될 수도 있나요?
민요시 : 전통적 리듬, 향토적 정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보면 민요시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것이 1922년 『개벽』이라는 잡지를 통해서였다고 합니다. 이 잡지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발표되었는데 작품이 실리는 과정에서 제목 옆에 부제목으로 ‘민요시’라는 말이 쓰였다고 하네요. 이처럼 김소월이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민요시라는 명칭은 그 후 김소월의 스승이었던 김억이 김소월의 다른 작품들을 설명하면서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김억은 민요시를 “전통적인 민요조에 기반을 두고 곱고 서러운 정서를 아름답게 짜고 엮어서 만든 시”라고 규정하면서 민요시가 더욱 많이 창작되기를 바랐습니다. 신체시 이후 우리 시 문학이 지나치게 서구적으로 변하자 그에 대해 우리의 리듬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민요시 운동이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요의 리듬을 살려서 그렇다면 민요시의 실체는 어떤 것일까요. 여러분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보며 민요시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이 시의 리듬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글자수를 리듬으로 삼는 음수율에 기반을 두고 7 · 5조와 그 변형이 나타났다고 보는 반면, 누군가는 호흡 단위를 세 번씩 끊어 읽는 3음보 율격이 사용되었다고도 봅니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참고서에는 두 가지 견해가 모두 적혀 있을 것입니다. 음수율과 음보율이 모두 쓰인 것처럼 말이지요.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시에 민요시라는 부제가 있는 만큼 민요의 전통적인 리듬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민요에 쓰인 리듬은 대체로 음보율입니다. 그중에서도 “잠아 잠아 ˅ 깊은 잠아 ˅ 이 내 눈에 ˅ 쌓인 잠아”처럼 4음보율과 “아리랑 ˅ 아리랑 ˅ 아라리요”처럼 3음보율이 대표적입니다. 그렇다면 김소월의 「진달래꽃」에는 어떤 리듬이 사용되었을까요. 바로 3음보 율격입니다. 자, 한번 1연을 읽어 볼까요. “나 보기가 ˅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 고이 보내 ˅ 드리우리다” 어떻습니까, 호흡의 단위를 세 번씩 끊어 읽으니 자연스럽지요? 이처럼 「진달래꽃」에는 3음보 율격, 그러니까 민요의 리듬이 아주 잘 활용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진달래꽃」이 민요는 아닙니다. 민요의 리듬을 살린 근대적인 서정시이지요. 민요시라고 해서 민요는 아니지요.
전통적 정서를 담다
그렇다면 민요시에 나타난 정서는 어떤 것일까요? 1920년대 쓰였던 작품들은 대체로 서구의 근대적인 시들을 흉내 내려는 것이 많았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 수입된 서구의 근대 시들은 퇴폐적이고 상징적인 시들이 많았는데 우리나라 시인 중에는 이런 시들의 영향을 받아서 퇴폐적이고 상징적인 시를 쓰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달래꽃」은 달랐습니다.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은 ‘임과의 이별’, ‘이별의 정한’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는 우리나라의 고전 작품들과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고대 가요인 「공무도하가」, 고려 가요 「가시리」, 「서경별곡」, 「정석가」, 현재까지 사랑받는 민요 <아리랑>까지 우리 민족이 즐겨 부르던 노래의 정서는 대개 이별의 정한이었는데 이런 주제가 「진달래꽃」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민요시는 민요의 리듬을 근대적으로 살려서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를 표현한 근대 시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민요가 근대 시는 될 수 없지만 민요의 리듬과 주제가 근대 시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합니다.
상징주의는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상징주의는 개인의 사상과 감정이라든가 초월적인 이념 세계를 표현하는 문예 운동을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상징주의 시들은 직접적인 표현이 없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상징주의 시인들은 한눈에 봐서는 이해하기 힘든 상징들을 주로 활용하는데 이러한 까닭에 상징주의 시들을 읽어 내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이들에 의해서 시 문학은 오래된 전통과 인습에서 벗어나 현대 시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억이 랭보, 보들레르 등의 시들을 번역하여 소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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