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감자 부침에 막걸리 한잔 하며 추억에 젖어봄이~~~
1.추억
마흔이면 불혹이라 했던가?
앞만 치다보고 뛰어오다가 요새는 가끔썩 힐끗거리며 뒤를 돌아봐여.
나라는 넘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오고 또 우뚜키 살아왔는가를 돌아보면서
때론 혼자 씨구운 웃음을 짓기도 하고 회한에 젖어 보기도 하지.
이제는 늘~ 앞만 보기보다는 지금까정 살아온 날들에 대해 감사하고,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민서 지내야 겠다고 생각해여.
가마~이 생각해보만 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나의 성장기와 학창시절은 잘난 구석이라고는
개~콧구녕 만침도 없는 별 볼일 없는 넘 이었어
어데하나 내세울만한 구석도 없고 아무데도 정 붙이지 못하고 떠도는
근원적인 보헤미안이요, 주류 쪽에는 한번도 붙어보지 못한
그야말로 빌 볼일 없는 마이너리티 인생이었던 것이라.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나는 촌넘이라는 딱지를 달고 댕겨야 했지.
지금이야 시내까지 한걸음에 닫는 길이지만 옛날만 하더라도
'아채'는 시내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촌이었어.
그러니 아~들 해가지고 다니는 행색도 추리~하고 행동도 순디기라
촌놈이란 소리를 듣기에 충분했지.
그 당시 대부분 아~들이 해가이고 댕기는 행색은 대충 이러했을 끼라.
머리는 바리깡으로 빡빡 밀어붙인 일명'중대가리'에다
얼굴에는 허연 마른 버점이 두서너 개 박혀있으며,
어깨에는 책보를 둘러메고 신발은 타이어표 꺼먹 고무신을 신었지.
일부 아~들은 밑도리라고 해서 학교 이발관에 가서
밑두방치만 돌려 깎는 그런 이발도 하고 댕깄지만,
촌넘들은 그런 거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고,
가방도 없어 책을 바부재에다가 싸서
머시마들은 어깨에, 지지바들은 허리에 둘러매고 댕깄던 것이라.
밴또는 누런 양은에다가 반찬통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밥 담은 위에다 꾹 눌러 넣고 그냥 밴또 뚜껑을 덮어버리는 것이어서,
책보에다 같이 싸서 어깨에 메고 놀개이거치 쫒아 댕기다 보만 짠짓물이
줄줄 흘러나와 책과 공책은 벌겋게 되어 있기 일쑤였어.
더군다나 시장통에 있던 아 ~ 들은 일찍 꽤가 들었겠지만,
우리는 촌에서 논틀로 밭들로 돌아 댕기고,
학교만 갔다오만 일꺼리가 울매나 많은지 공부는커녕 쉴 틈도 없었던 것이었어.
여름에는 시미기나 염소 또는 토끼풀 한 대래키썩 해다 날라야지,
틈만 나면 논일, 밭일 거들고 겨울에는 나무해야지 정말 쉴 틈이 없었던 것이지.
다른 집에 비해 농사거리가 많지 않았던 나도 농사일이라면 쟁기질,
쓰레질 빼곤 안 해 본 일이 없는 거 같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