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설립 이래 가장 많은 사제 탄생
사제서품식은 교구에서 보면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 본인과 가족 뿐 아니라 모든 교구 신자들에게 큰 잔칫날이다.
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주례로 거행된 교구 사제ㆍ부제서품식은 교구 설립 이래 가장 많은 16명 사제를 동시에 탄생시킨 기쁨으로 넘친 잔치였다.
이날 서품식에서는 교구 부제 19명, 미리내 천주 성삼성직 수도회 부제 3명,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부제 1명 등 부제 23명도 탄생했다.
○…교세에 비해 사제 수가 다소 부족했던 인천교구는 최근 사제성소가 풍부해졌다. 이날 서품식에서 '성인 호칭기도'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제 및 부제 수품자들이 모두 낮은 자세로 엎드리자 제단 앞 단상이 비좁아 보일 정도.
주안3동본당은 이번에도 새 신부를 3명이나 배출, 교구 최대 '성소 못자리'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만수1동본당도 이날 부제 3명을 배출, 내년에 사제 3명을 탄생시킬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날 수품된 새 사제 중 무녀독남(無女獨男)인 안승현(요셉)ㆍ이현수(바오로)ㆍ정성종(요한 베르크만스) 신부를 포함해 외아들이 8명, 장남도 2명이나 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박제학(요셉)ㆍ한영자(베로니카)씨 부부의 2남 중 차남인 부천 심곡본동본당 출신 박유양(바오로) 신부는 형 박진양(군종, 2004년 서품) 신부에 이어 사제로 수품, 인천교구에서 일곱 번째 형제 신부가 됐다.
아들 둘을 모두 사제로 봉헌한 아버지 박제학씨는 "어려서부터 복사를 하면서 성소의 싹을 키워온 두 아들을 모두 주님 종으로 선택해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며 "형제가 서로 힘이 되어 훌륭한 사목자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글썽였다.
○…백혈병도 성소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지난 2003년 4월 군 제대 후 신학교에 복학한 직후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6년째 투병 중인 장세윤(모세, 연수동본당) 부제는 죽음의 위기와 병마의 고통에도 사제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경우. 항암치료를 받느라 2년을 휴학해 신학교 동기들보다는 수품이 늦었지만 다행히 치료 경과가 좋아 지금은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성소를 키워가고 있다.
장 부제는 "지금이라도 하느님이 부르시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하느님이 큰 병에 걸린 저를 당신의 종으로 선택하신 것은 특별한 소명을 주시려는 뜻일 것"이라며 사제성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