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일 AM09:30 MBC라디오 여성시대 "윤병대의 맛있는 여행" (FM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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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사)
MC>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이번 주말여행이 살짝 걱정이 됩니다...어디로 안내 해 주실건지....?
윤> 사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어디 길 떠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대구에서 가까운 봉화로 안내 해 드릴까 합니다.
최근 영화 워낭소리 촬영지로 유명한 봉화에는 가을이면 송이버섯으로 유명해지는데, 송이버섯은 아직은 철이 좀 이르고 봉화역에서 우회전해 달리다 보면 물야면 오전약수터를 만나게 되는데, 이 약수가 조선시대 보부상에 의해 발견되어 마음의 병을 고치는 물로 이름나 지금까지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약수는 탄산성분이 많아 톡 쏘는 맛이 일품이며 특히 피부병이나 위장병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바가지에 한 가득 물을 받아 마시면 첫 맛은 톡 쏘는 맛인데 이내 혀 끝을 부드럽게 감돌며 여운을 남기는 것이 역시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어디를 가나 약수가 나는 곳들은 약수로 끓인 닭 백숙이 유명한데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이 곳은 녹두를 넣어 끓인다는 것인데, 약수의 탄산 성분이 닭의 지방을 제거 해 주고 녹두의 고소한 맛이 더욱 맛있게 해 줍니다.
이제 가을이 깊어지니 운이 따른다면 백숙을 드신 후 후식으로 주인이 직접 산에서 따 온 산머루를 후식으로 드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MC> 약수에 녹두로 끓인 백숙이라 그거 먹으면 더위에 지친 심신이 확 풀어지며 기운이 막 솟을 것 같은데....또 다른 먹거리는 없나요!
윤>왜 없겠습니까 봉화 봉성면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사료에 당귀와 다른 한약재를 첨가해 청정지역에서 사육한 암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서 왕소금 골고루 뿌려 가며 소나무 숯불에 부채를 부쳐 가며 석쇠로 구운 돼지숯불구이가 아주 유명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곳 봉성에는 숯불고기 단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봉성 소 시장을 처음 찾은 것은 1981년이었습니다.
그 때도 시장 한 켠 에는 소금 뿌려 가며 고기 굽는 집이 서너 집 있었습니다.
5일 장이 서는 그 때는 막걸리잔 기울이며 애환을 달래는 장꾼들로 고기집마다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그 소 시장은 간 곳 없고 "봉성 숯불단지"가 조성되고 제마다 각기 "원조" 간판을 내 걸었습니다.
누가 원조인지는 저도 모릅니다...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요....!!
아직도 제대로 그 때 그 맛을 내는 집이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월이 흘러 연탄불에 굽든 것이 이제는 소나무 숯으로 대신하는 것이 발전된 모습이랄까...?
그래서 지금은 이 곳으로 들어오며 멀리서 보아도 굴뚝에 고기 굽는 연기들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습니다.
봉성 숯불구이의 특징은 고기가 다 익을 때 쯤 솔잎을 넣어 솔 향이 고기에 베게 한다는 것입니다.
숯불에 구워 비린내 등 잡 냄새가 전혀 없고 담백하며 특히 소나무 숯불만을 이용하여 구운 고기에 소나무에서 나는 독특한 향긋한 소나무 향이 배어 나와 그 맛이 아주 산뜻하고 담백하여 일품 입니다.
이 숯불돼지고기를 당귀 잎에 싸서 먹으면 쌉쌀한 뒷맛이 향기롭고 개운합니다
요즘은 양념치킨 같이 양념을 한 것도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먹거리는 이렇게 자꾸 변해갑니다
무엇보다 주변 들에서 직접 기른다는 채소와 함께 나오는 것도 변한 모습 중 하나이고, 시어 빠진 신김치 씻은 것에 싸서 먹는 것도 변한모습입니다.
이 곳은 고기를 숯불에다 아예 다 구워서 나오다 보니, 고기 익는 시간만큼은 기다려야 하고, 배고픈 손님들은 밀려오고 자리는 없고, 앉았다 하더래도 또 기다려야 하니, 성격 급한 손님들은 자리를 박차고도 나가기도 하는 모습입니다.
MC> 봉화를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윤> 찾아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풍기IC에서 빠져 나와 풍기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영주방면으로 달리다가 봉화방면으로 난 36번 국도로 갈아타서 20분 정도 달리다 보면 큰 간판이 보입니다.
MC> 봉화에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면?
윤> 봉화의 청옥산(1,277m)은 덩치가 크고 산세가 의연하며 수림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습니다.
바로 위쪽에 솟은 태백산이 형제처럼 느껴지는 명산입니다.
깊은 계곡도 숱하게 가지를 뻗고 있는데 웬만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청옥산 기슭에는 자연 휴양림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곳의 특징은 울창한 산림 덕분에 대낮에도 해를 보기 어렵고 계곡 물도 차디차다는 것입니다.
각종 시설이야 다른 휴양림과 크게 다를 바가 없으나 길이 35m, 높이 7m의 출렁다리가 운치를 돋웁니다.
MC> 봉화하면 워낙 산이 깊어 산골로만 기억 되는데 또 다른 특별난 체험은 없을까요?
윤> 봉화 춘양에서 하루밤 묵는 고택 체험이 있습니다.
대한제국 당시 일제의 침탈에 노한 만산 강용선생이 고향으로 내려와 국운 회복을 기원하며 지냈다는 이 고택은 건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선시대 개인 건물 중 가장 빼어난 외관을 가졌다고 평가할 만큼 빼어난 외관을 자랑하는 이 곳에서 하루 밤 잠을 잔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일 것 입니다.
청정한 봉화지역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하고 새소리 매미소리에 잠을깨 문을 열면 시원한 산 바람과 마주하고 수십종에 달하는 야생화에 둘러싸여 주인마님의 꽃 강의를 듣노라면 자녀들에게 자연이 무엇인지 한옥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것입니다.
숙박이 가능한 방이 9개 밖에 없어 사전에 연락해서 예약을 하고 찾아 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