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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同名異人)의 죽음
김광한
내이름과 같은 유명한 디제이 김광한이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나는 그의 생전에 그가 해설하는 음악 이야기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고 사석에서 만난적도 없다.내가 평생한 일과 그가 한 일이 딜랐기 때문이다.그러나 가끔씩 펜이라면서 내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젊은 여자들을 접할 수 없었다. 아마도 전화번호부에 적힌 이름때문일 것이다.그때마다 나는 음악하는 디제이가 아니고 구멍가게 하는 사람이라고 극구 부인하지만 하도 찾는 사람이 많아서 부인하는 것인줄 알고 자꾸만 전화하고, 선생님 그러시지 마시라면서 목소리가 같다느니 정말 귀찮은 전화를 시도 때도 없이 받곤 했다.인터넷에서 김광한이란 글자를 입력하면 디제이 김광한이 도배를 하고 내 이름은 맨 뒷구석에 어느 카페에 쓴 너절한 글 위에 손톱만하게 박혀있을 뿐이다.
유명한 디제이라면 먼저 타계한 이종환 선생을 들수가 있다. 이종환 선생은 중앙대 선배여서 동창 모임에 몇번 뵌적이 있을 뿐이고 그 다음 김기덕이란 분도 있다.디제이란 직업이 큰 돈 생기는 직업이 아니라 남이 부른 음악을 유머 감각있게 잘 해설해주는 역할이다.음악을 해설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직업은 모두가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오염에 활력소를 주고 즐거움과 함께 삶의 깨달음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기업가가 물질로서 삶을 기쁨을 준다면 예술가는 정신적인 충족을 시키는 역할을 한다.따라서 이 두분야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기업가로서 이름이 남는 사람보다 예술가로서 이름이 후세에 전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물질이란 한번 쓰면 없어지지만 당장 효능이 없어보이지만 정신적인 역할을 하는 예술은 인간의 뇌에 오래동안 박혀있기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그 이름들이다.이름을 흔히 고유명사라고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이름이란 어떤 우연에 의해, 가계의 이름 행렬에 따라서 남들과 같을 수가 있다.따라서 이름이란 사는동안 글자를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그 이름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 마음에 안드는 위선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인생 치사하게 산 자들이 자서전을 돈들여 쓰는 행위가 그렇다.
디제이 김광한,언론 보도를 보니 생전에 좋을 일을 많이 한것같아 타계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이다. 명복을 빈다 김광한 선생! |
첫댓글 삼가고인의명복을 빕니다 이렇게 붙혀서 쓰는거라네요 저도 이분 돌아가섰다는 말을 모임에서들었어요
좋으재미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매우 귀여우신 공주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