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6, 오후, 양평읍 오빈리 자전거 도로옆에서 찍다.
사월의 색, 소운/박목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고유의 색깔이 있다.
동양 철학에서는 계절에도 색깔을 부여하고 그 의미와 특성을 음양 오행적 관점에서 찾으려 한다.
우리가 봄은 3월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3월은 마음의 봄일 뿐 진정한 계절의 봄은 아니다
진정한 계절의 봄은 4월이라고 할 수 있다.
3월은 이제 입춘이 지났으니, 하고 위안하는 마음의 봄이지 춥기로 말하면 겨울 못지않고 을씨년스럽기
까지 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달이 3월이 아닌가 생각된다..
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은 이런 3월의 날씨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려면 두 가지 좌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시간의 좌표요, 하나는 위치의 좌표이다. 이 두 가지 좌표가 있어야 비로소 존재가 인정된다.
우리가 죽을 때까지 달고 있어야 할 좌표가 주민등록 번호이다. 태어나면 부여받고 죽으면 거둬가는 게
주민등록 번호이다. 앞의 6단위는 시간적 좌표이고, 뒤의 7자리는 위치에 대한 좌표이다.
몇 년도 몇월 며칠 출생해서 사는 곳은 어디라고 부여된 좌표가 있어야 비로소 존재가 인정되는 것이다.
작고하신 유명한 분들을 봐도 출생과 사망, 삶의 장소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만약에 이런 좌표가 없는 분은 그냥 전설이나 설화 속의 인물로 기억되지 실존의 인물로 인정받지 못한다.
입춘이 춥다고 했다. 이런 절기를 만든 곳이 이 땅이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에 입춘이 추운 것이다.
중국은 세계의 중심국가요, 중국의 황제는 천자라 했다. 즉 하늘을 대신해서 땅을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매년 달력을 만들어 주변 제후국에 나눠 주는 것도 천자의 중요한 의무였다.
즉 시간의 좌표가 될 기준을 만들어 나눠 주는 것은 세상의 질서를 관리하는 천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천자가 정한 달력을 받아와 이를 필사하여 백성들에게 나눠 주는 것은 왕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했다.
역사가 존재하는 것은 다 이런 시간의 좌표가 있기 때문이고, 이런 좌표가 없는 단군은 신화로 남았다.
존재하기 위해 인간은 모든 일에 좌표를 부여한다.
주소가 있고, 차량 번호가 있고, 전화번호는 물론이고 군에 가면 군번, 예금하면 통장번호, 다 좌표이다.
진정한 계절적 봄은 사월이라고 하려다 보니 서두가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음양오행에서 봄의 색깔은 청색(綠色)이다. 청색의 의미는 생명의 소생이라고 해석된다.
추운 겨울 동안 죽은 듯이 웅크리던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봄이고, 파랗게 움트는 식물의 색이 봄의 색이다.
청색이 봄의 색이라고 생각했다면 구태여 이 글을 쓸 마음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소운에게 봄이 오는 색깔을 말하라 한다면 노란색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산을 머리서 바라보면, 잎이 움틀 때는 노란색이 먼저 느껴진다는 것이 소운의 생각이다.
산수유나 개나리가 이런 느낌을 더 강하게 하는지는 몰라도 4월의 색깔을 말하라 한다면 단연 노란색이다.
노란색은 중용의 색이다. 모든 것을 다 어우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계절적 의미에서의 노란색은 환절기의 색이라 할 수 있다. 겨울과 봄 사이에서 움트는 색깔도 노랑이요,
가을에서 겨울로 가기 전 낙옆이 지기 전의 색깔도 퇴색된 노랑, 아니 누런 갈색이 아니던가,
황금의 색깔도 노랗다. 옛날에는 황색은 천자의 색이라 하여 천자 외에는 감히 황색 옷을 입지도 못했다,
(우리나라 임금은 아마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은 것 같다)
사월의 색이 노란 것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추위와 굶주림의 계절, 겨울을 이겨낸 백성에게 포용과 어우름의 색깔 노랑을 먼저 내보이는
자연의 섭리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만물이 소생하고, 온갖 꽃들이 자태를 뽐내는 화려한 계절이 봄이다.
이 한 계절 만이라도 우리 모두 서로를 포용하고 안아주는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월의 색을 노랗다고 우기고 싶은 마음도 이런 바람 때문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행복한 4월이면 정말 좋겠다.
사월의 색,
노란 개나리 눈부시고
필 듯 말듯 산수유 봄 놓칠까
조바심에 종종걸음
어둡던 겨울을 거둬 낸
사월의 화려함이여,
나물 캐는 아낙들
봄에 취해 나른한 하품하는데
갓 태어난
노랑 병아리만
봄을 쪼느라 분주하구나,
첫댓글 노랗다는거...여리고 새로운 시작의 색으로 느껴지네욤... ㅋ
맞는 말씀입니다.
유치원 애들도 노란옷을 입히더군요,
개나리꽃과 어우러진 "사월의색" 시를읽으며
스케치해놓은 밑그림에 수채물감의냄새가 물씬풍깁니다
감사히 잘읽고갑니다
좋은 댓글로 격려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양평은 개나리와 산수유까지 어우러져 온통 샛노랑입니다.
뚝길을 걸으며 노랑 꽃내음을 체우고 싶어지내요...잘 쉬었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시골에 와서보니 오히려 서울보다 환경이 좋네요,
이곳 엘에이는 봄이 없습니다. 감사 합니다
대신 기후가 아주 쾌적했던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고향의 봄이 그리우시죠?
이국땅이시니 건강 하셔야 합니다
@작은구름 감사 합니다...님도 건강 하세요
올해는 개나리랑 벚꽃이랑 같이 구경했죠~. 그중에 누가 이쁘냐고 묻는다면 단칼에~ 미치게 노란 개나리가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개나리 너 짱머거라! 엄지척~
고맙습니다.
저도 봄꽃 중에는 단연 개나리가 최고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네, 고맙습니다.
잘보구갑니다~
네, 고맙습니다.
잘보았슴니다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