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화해수욕장에 고래 두 세마리가 출현하자 여기저기 함성이 터져나오고 사람들이 바닷가로 몰려듭니다. 제주도가 아무래도 저를 무척 사랑하는가 봅니다. 자꾸 뜻밖의 선물을 주니... 제가 많이 사랑하는 것을 아는가 봅니다.
세화해수욕장은 밀물 때는 물이 도로장벽까지 꽉 차있다가도 썰물 때는 희한하게 물 한가운데에 모래사장이 조금씩 드러나는데 그 모양새가 참으로 독특하고 멋집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막 썰물이 시작될 때라서 작은 모래섬이 점점 커져 거의 세화해수욕장을 안팎으로 갈라놓습니다.
태균이도 완이도 신나는 물놀이 삼매경! 여러번 왔어도 언제나 멋진 곳! 이런 곳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우리 팔자도 퍽이나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준이는 외출을 거부했으니 아쉽기 그지없지요.
완이녀석 자꾸 더 깊은데로 가려고 하고 잠시 안보면 해조류 입에 넣고 있어서 밀착감시를 해야합니다. 아직 바다에서는 짭짤한 맛을 탐닉하며 조개나 미역, 파래를 그대로 먹곤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제 어느정도 변기사용도 가능해졌지만, 며칠 전 한밤 중에 벌어졌던 끔찍한 변테러 사건은 저에게 큰 트라우마격이었습니다.
그 사건 뒤로 물놀이다녀오면 바로 고용량 유산균을 먹이고 기어코 변보기를 성공한 뒤 재우곤 합니다. 11살이 다 되어서야 겨우 대소변을 가리다니, 아직은 완벽하진 않아도 작년에 비하면 그나마 큰 발전입니다. 안될 것 같았는데 그래도 변하는 것보니 작정하고하면 안 될 것이 없습니다.
자아인식도 희미하게 시작되서 제법 신발도 챙기고 자기물건도 알아보니 이것도 박수쳐줄 일입니다. 예전에는 그저 내팽겨치고 나몰라라 했건만 나름 내것에 대한 책임도 생겼습니다. 다듬어져 가는 모습은 역시 보기좋습니다!
참 좋은 제주도, 오늘 고래까지 눈 앞에 데려다 주었으니 다음에는 또 어떤 멋진 구경을 하게 될까요?
첫댓글 우리 아이들이 발전을 한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물을 싫어하는 준이, 참말로 안타깝습니다.
세화해수욕장은 아기들 데리고 가기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