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道와 酒法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글,편집: 묵은지
12월, '乙未年'의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다사다난 했던 올 한 해도 이 한 달이면 막
을 내리고 새해인 '丙申年'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때쯤이면 어김없이들 바쁘게 모
임이 잦아지게 되는데, 묵은지 역시 벌써부터 잦은 술자리로 나른해진 몸을 추수리
는데 애를 쓰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이어지는 송년 모임은 아직 절반도 치루지 못
했는데 벌써 몸이 지쳐 이 모양이니..앞으로 남은 술자리가 걱정됩니다. 왠만한 사
람이라면 요즘은 거의가 한 해를 마무리하려는 많은 송년 모임을 갖게됩니다. 하지
만 모임마다 에누리없이 빠져드는 술은 모임이 잦아지면 잦아 질수록 많은 사람들
을 힘들게 하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무리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라 해도 무조건 분별없이 술을
마시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酒道와 酒法이 있기 마련입니다. 일년중 가장 술자리
가 빈번한 12월이라고 해도 지킬 것은 지켜가며 마시는 애주가가 진정한 애주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주가를 위한 애주가들이 남긴 명언들은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에는 아까운 말들이 많습니다. 술을 오래도록 즐기며 살다보니 자신
의 경험과 깨달음을 후배들에게 남기려 술상 위로 건네는 선배 애주가들의 진리의
명언은 애주가들의 입장에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 하겠습니다.
술은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수많은 교훈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술을 가까이 하
고 즐기는 사람들은 거의가 그렇게 알고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묵은지도 나누는
술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우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연많은
술은 우리네 인생과 같이 호흡하며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쏟아냅니다. 적
어도 술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술에 관한 재미있는 사연들을 지니
고 삽니다. 술과 인생을 논하라 하면 할 말이 너무도 많은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여
러사람들의 얘기들을 모아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술입니다. 주량에서도 그렇고 취기나 습관, 버
릇에서도 그렇습니다. 다양한 술버릇에서 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도 이
러한 이유라 할 것입니다. 이맛살을 찌푸리게 된다거나 상종을 못하겠다고 뒤돌아
서는 것도 다 이 술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두고두고 생각하며 웃기는 일이라던
지 새록새록 정감이 우러나는 돈독한 사이로 만들게 하는 것도 이 술입니다. 그래
서인지 사람들은 술을 세상살이의 윤활유라고 까지 하는게 아닐까요? 척박한 인생
길을 원활하게 헤쳐가기 위해 칠 해주는 술, 하긴 잘못된 술로 패가망신하고 인생
을 실패하는 일도 다반사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술이 있기에 인생은 역사가
있는 것이라 하는가봅니다.
술의 명언은 술을 즐기는 명언가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명언가가 일갈한 그 취중명언
속에는 진리가 상당히 묻어나기도 합니다. 마치 자신이 술에게서 대단한 어떤 진리라
도 得道한 듯이 말이지요.ㅋㅋ 술 속에 진리가 있다느니 술은 사람의 거울이라느
니...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웃기는 생쑈로 보이지만 말이지요.ㅋㄷㅋㄷ
술 속에는 우리에게 없는 모든 것이 숨어 있다라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까닭이
있어 술을 마시고 까닭이 없어 술을 마신다 고로 그래서 오늘도 마시고 있다"라
며 어쩔수 없이 마시는 자신의 처지를 철학적으로 그럴듯하게 둘러대는 핑계의 말도
있습니다. 마누라의 어이없는 웃음과 짜증을 누그러뜨리는 멋들어지게 포장된 말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
술판 위를 넘나드는 명언들은 수없이 탄생되는 酒黨神들의 숫자많큼 보다도 더 많
습니다. 그런저런 사정이 담긴 名言이나 名法은 애주가들의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
는데 참 귀담아 들어 볼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야말로 술이 없이는 생기지도 않
을 술이 만들어낸 주도와 주법의 명언(?)들이 이따금씩 묵은지의 귀에는 지당하게
들리는 것은 왜일까요? 여러분도 그런가요? 아래 글들을 참고 삼아 읽어보면 묵
은지의 심정을 조금 이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미삼아 가볍게 지어낸 얘기부터
심쿵하게 느낌이 팍!팍! 와 닿는, 더러는 자신에게도 좋은 충고가 되는 내용도 있
을 겁니다.
술에 관한한 높은 경지에 있는 애주가를 우리는 酒黨이나 酒神으로 부릅니다. 이 글
에선 그 분들을 酒黨神으로 호칭하겠습니다. 첫번째인 이 주법은 주당신도 지키기
힘든 상당히 엄한 요구를 하는 축의 법도인데 술을 좋아하는 여러분들은 과연 지킬
수 있는 법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세가지(三戒)를 지켜라! 즉, 술을 마시되 때를 구
별 할 줄 알며 깨끗하게 마시고 과음을 피하라는 지당하게 옳은 교훈입니다.
하지만 좋은 안주거리나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났을 때에 어김없이 한 잔을 나누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묵은지에게는 석잔 이상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대목을 포함
해 지키기 힘든 교훈입니다. 다음으로는 세가지(三食)를 먹으라고 했습니다. 이런
정도는 묵은지도 그럭저럭 지키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삼식이 시리즈도 나오고 있
는 이 마당에 솔직히 집 식구에게는 눈치가 보이고 미안한 규칙이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묵은지의 스타일에 딱 맞는 좋은 주법도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세가지
(三樂)를 즐기라고 하는 대목입니다. 이것은 묵은지가 술을 마시는 이유이며 술을
즐기는 방법인데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집에서의 자작은 일절 하지않는
묵은지가 진정한 애주가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인들과 만나는 반가운 술자리에는
환희에 넘쳐 거침없이 달리기 선수(?)가 되는 것은 묵은지 본인 스스로도 알쏭달쏭
하기만 합니다.
주당신은 술을 마시면서 세가지(三禁)를 해서는 안될 일을 말합니다. 술은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면 감정기복을 심하게 요동시키는 성분이 있습니다. 여,야로 갈라
선 찬,반이 극명한 정치적인 이야기나 신앙심이 있던 없던 자신이 믿고자 하는 마
음속의 신을 스스로나 상대방을 비하, 또는 저 평가를 내려서는 않됩니다. 자신이
선택한 신을 믿는 종교는 신성시 하려는 마음이 강합니다. 자신이 믿는 믿음에 신
의를 잃는 것은 어떤 것보다 더 광분할 수 있습니다. 또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는 돈
자랑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없는 것도 서러운데 구긴 자존심과 박탈감을 느
낀 상대는 생각보다 큰 불쾌감과 함께 울화와 분노로 치닫게 됩니다.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말인 것 같은데 예의를 갖추는 차원에서 세가지(三禮)
예의를 지키라 고 했습니다. 상대방에게 술을 억지로 강권 한다거나 함부로 허툰
말을 쓴다던지 내 기분과 뜻대로 건방진 행동을 하는 것은 술자리를 같이한 상대를
배려하지 못한 치졸한 행위입니다. 술을 권했다 할지라도 상대방이 공손히 사양을
한다면 그의 뜻을 존중해 주어야합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행태를 다섯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오등작(五等爵)으로 분류
를 했습니다. 귀족들의 직급을 술꾼들의 행태와 결부시켜 그대로 풀어서 엮어 놓은
참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묵은지도 이 가운데 몇개가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ㅋㅋ
나원참! 나열을 쭈욱 하고보니 격식을 갖출게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볍게 술 한
잔 정도 마시려고 한다해도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거 가리는게 너무많고 어
려워 묵은지는 이 정도 지키려다 술 맛이나 제대로 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밌는 이야기 (술집에서 정신이 없는 이유)
사장은 여자에 취해 정신이 없고,
상무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고,
계장은 눈치보기 정신이 없고,
말단은 빈 병 헤아리기 정신이 없고,
마담은 돈 세기에 정신이 없다.
주당신은 애주가들에게 육불문(六不問)여섯가지를 묻지말라 하였습니다. 순전히
자신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역력하게 느껴집니다. 자신이 술자리를 어떻게 하였는
지를 부인이나 그 밖의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심히 꺼리는데서 그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응큼하기는...
술판에서 나뉘는 일곱가지(七階) 계급이 있다고합니다. 술자리 마다 대처하는 여
러 사람들의 형태를 부류별로 분류를 한 것입니다. 과연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하는
존재일까요?
우리나라의 음주문화는 유난합니다. 서로 술잔을 주고받아 마시는 수작문화(酬酌
文化)라 술의 양이나 시간을 자의로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느 술자리
를 가더라도 무리가 따르게 되는겁니다. 술의 문화도 동,서양의 나라와 민족성에
따라 다릅니다. 서양에서는 대개 자작문화(自酌文化)로 서로 각자가 좋아하는 술
의 종류를 선택하여 각자가 알아서 마시는 문화입니다. 또 중국이나 러시아, 동구
권 사람들 처럼 술잔을 맞대고 마시는 것을 대작문화(對酌文化)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음주문화 자체를 하나의 예절로 여기며 상당히 까다로운 예의와 격식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술자리도 상석이 있고 나이나 신분에 따라 위,아래가 있으며 그
런 격에 맞는 술을 마셔야 올바른 애주가가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도 자신의 건강을 위한 절제와 관리를 해야합니다. 요즘의 올바른 애주가는 격식만
을 잘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까지도 잘 챙기는 그런 사람이 진정한 애주
가인 것입니다. 올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은 나의 건강을 술로 잃지 않도록 묵은
지나 여러분들 꼬옥! 명심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가야 하겠습니다.
술이 죄가 아니라 만취할 정도로 마시는 사람이 죄다! -프랭클린(미국정치인)-
술은 차(茶)를 대신할 수 있지만 차(茶)는 술을 대신할 수 없다! -張 潮(중국문인)-
술은 행복한 자에게만 달콤하다! -존 키츠(영국시인)-
술 속에는 우리에게 없는 모든 것이 숨어 있다! -愛酒家의 노래에서-
근데 우리 언제 만나서 한 잔 하나염?.........................................................묵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