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자리를 이어받으려면 : 공자-유약 (孔子-有若)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1. 2.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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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자리를 이어받으려면 : 공자-유약 (孔子-有若)
공자의 모습을 닮은 제자. 이칭으로 자유(子有), 유자(有子)라 한다.
신사가복(信使可覆)’ 즉, ‘약속은 지킬 수 있게 한다’는 말은 유약에게서 나온 말이다.
유약 [有若] 춘추시대 노나라 BC 518 ~ BC 458 (60)
對曰
百姓足 君孰與不足
百姓不足 君孰與足
유약이 노나라 제후인 애공(哀公)의 물음에 대답하여 말했다.
"백성이 풍족한데 임금이 어찌 부족하겠습니까?
백성이 풍족하지 않는데 임금이라고 해서
어찌 풍족할 수 있겠습니까?"
『논어(論語)』 「안연(顔淵)」편
공자의 외모를 빼닮은 유약(有若)
유약(有若)은 공자의 외모를 빼닮은 제자였다.
공자가 사망한 후 스승을 잊지 못한 여러 제자들이 공자와 닮은 유약(有若)을 스승처럼 모시고 섬겼다.
그러나 유약(有若)을 스승처럼 모시는 문제를 두고 공자의 제자들 사이에서는 꽤 격렬한 논쟁이 오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둘러싼 이야기가 『사기(史記)』 「중니제자 열전(仲尼弟子 列傳)」과 『맹자(孟子)』 「등문공 상(滕文公上)」편에 나온다.
……
공자가 사망한 후에도, 그를 그리워하는 제자들의 마음은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제자들은 의견을 모아 공자와 외모가 닮은 유약(有若)을 스승으로 추대하고, 마치 공자를 모시고 섬기듯이 그를 대우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제자가 유약에게 질문했다.
"옛날 선생님(공자)께서는 외출할 때 제게 우산을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렸습니다.
제가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비가 올 것을 아셨습니까?' 하고 묻자,
선생님은 '『시경(詩經)』에 달이 필성(畢星)에 걸려 있으면 큰 비가 내린다고 하지 않았느냐? 어젯밤에 달이 필성에 걸려 있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다른 날에 달이 필성(畢星)에 걸려 있었으나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또 상구(商瞿)는 나이가 많도록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가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선생님께서 상구를 제나라로 심부름을 보내고자 했습니다.
상구의 어머니는 사정을 말하면서, 공자에게 심부름 보내는 일을 연기해달라고 했습니다. 이때 선생님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상구는 마흔이 넘으면 다섯 아들을 두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과연 선생님의 말씀대로 되었습니다.
감히 여쭙겠습니다. 선생님(공자)께서는 어떻게 그 같은 일들을 알 수 있었습니까?"
유약(有若)은 대답을 하지 못한 채 묵묵히 앉아만 있었다.
그러자 다른 제자가 일어나서 말했다.
"유자(有子 : 유약)는 스승의 자리에서 물러나시오.
당신은 그곳에 앉아 있을 만한 인물이 못 됩니다."
- 『사기(史記)』 「중니제자 열전(仲尼弟子 列傳)」
……
어느 날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자장(子張)·자유(子游)가 유약(有若)이 성인(聖人)과 같은 인물이라면서, 공자를 섬긴 것처럼 유약을 스승으로 섬기자고 증삼(曾參 : 증자)에게 강요했다.
그러나 증자(曾子)는 "절대로 안 된다.
공자의 큰 덕(德)은 마치 장강(長江)과 한수(漢水)의 물로 깨끗이 씻고 가을 햇볕에 말린 것처럼 순수하고도 순수하다. 유약(有若)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맹자(孟子)』 「등문공 상(滕文公上)」편
증자(曾子)는 유약(有若)을 섬기자는 주장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대자였다.
증자는 표면적으로는 학문과 덕(德)이 아닌 외모를 기준삼아 유약을 공자처럼 모시는 것은 스승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대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증자(曾子)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유약(有若)을 중심으로 한 세력 간의 공자 학문의 계승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약(有若)의 원칙 : 근본(根本)에 힘쓴다.
공자의 제자들 중 유약(有若)은 근본에 힘쓴 제자였다.
그는 공자의 가르침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효(孝)·공경(恭敬)·의리(義理)·신(信) 등을 유독 강조했다.
……
그 사람됨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에게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윗사람에게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법을 어기고 혼란을 조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군자(君子)는 근본(根本)에 힘쓴다.
근본이 올바르게 확립되어야 도(道)가 생겨난다.
효도와 공경은 바로 인(仁)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 『논어(論語)』 「학이(學而)」편
……
약속이 의리에 가까우면 그 약속한 말을 실천할 수 있다.
공손함이 예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치욕(恥辱)을 멀리할 수 있다.
가까운 사람과 친밀함을 잃지 않으면 또한 섬길 수 있다.
- 『논어(論語)』 「학이(學而)」편
유약(有若)은 공자 사상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예(禮) 역시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이때 예(禮)란 인간관계에 있어 사람이 스스로 지켜야 하는 질서나 규율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강요나 압박 때문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규범이다.
따라서 예(禮)는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
예절을 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이다.
선왕(先王)의 도(道)가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큰일과 작은 일 모두 조화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조화를 알았다고 조화에만 치우쳐 예절(禮節)로써 절제하지 않는다면 또한 제대로 이룰 수 없는 것이다. - 『논어(論語)』 「학이(學而)」편
유약(有若)이 노(魯)나라의 제후인 애공(哀公)과 나눈 대화를 보아도, 그가 얼마나 근본(根本)을 중요시했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는 애공(哀公)에게 임금의 풍요보다는 백성의 풍요를 우선시하는 정치(政治)가 '올바른 정치(政治)'라고 직언했다.
……
애공(哀公)이 유약(有若)에게 물었다.
"흉년이 들어 나라의 재정이 부족한데, 어떡하면 좋겠소?"
이에 유약이 대답했다.
"왜 철세법(徹稅法 : 10분의 1을 세금으로 내는 법)을 사용하지 않으십니까?"
애공은 말했다.
"10분의 2를 거두어도 부족한 형편인데, 왜 10분의 1을 거두는 철세법을 쓴단 말이오?"
유약이 대답했다.
"백성이 풍족한데 임금이 어찌 부족하겠습니까?
백성이 풍족하지 않은데 임금이라고 해서 어찌 풍족할 수 있겠습니까?"
- 『논어(論語)』 「안연(顔淵)」편
이렇듯 유약(有若)의 언행을 살펴보면, 그가 공자 사후 외모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제자들로부터 공자와 같은 존경과 대접을 받지는 않았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자하(子夏)·자장(子張)·자유(子游)의 말처럼, 근본에 힘써 학문을 닦고 실천을 한 유약(有若)에게는 분명 성인(聖人)의 품성이 있었다.
[출처] 9. 스승의 자리를 이어받으려면 : 공자-유약 (孔子-有若)|작성자 조아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