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촌마을에서 가장 두드러진 풍속은 대보름 별신제이다. 정월 초삼일 날 모여 대보름 날 생기복덕일(生氣福德日)에 해당하는 제관을 선정하고 제관은 대보름날 제사를 모실 대까지 궂은일에 관여치 않고 몸을 깨끗이 하여 금기하고 근신한다.
제관은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과 집사 2인 축관, 집례 등 모두 7명으로 구성한다. 초헌관은 火主가 되며 정해진 날부터 근신한다. 3일 전에는 火主의 집을 청소하고 황토(금토)를 깔고 대문에 창호지를 낀 금줄을 쳐 잡인을 금한다. 제물은 火主 집에서 준비하며 제물값은 깎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 회관에 모여 대보름 매귀(鬼) 칠 것에 대비하여 고깔과 매귀옷 등 장비를 갖춘다. 준비가 완료되고 보름날이 되면, 마을 주민들은 제사 장소인 마을회관 앞 공터에 모여 역할에 따라 복장을 갖추고, 매귀를 시작한다. 매귀를 쳐 흥을 돋구고 대열을 정비한 뒤 첫 번째 장소(북문의 터에 위치한 벅수진서대장군과 여장군)에 가서 액을 막아줄 것을 빌며 제주와 제수를 바친다.
마을로 돌아와 화주 집에서 제사를 지낸 음식으로 목을 축이고 돌정지(石亭)에 있는 삼괴정부터 시작하여 각 집마다 마을 곳곳을 돌며, 액(厄)을 쳐내는 의식인 마당밟기를 시작한다. 각 집에 마당밟기가 끝나지 않더라도 전체 마을을 돌아와 오후 한나절쯤에 제사 장소인 마을회관 앞 공터로 나온 다. 마을 앞 공터에는 제관들이 준비한 제사상이 차려지고 마을의 액을 싸서 버리는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남자와 여자)를 젯상 앞에 세우고 메귀를 치며 놀음놀이를 한다. 상쇠가 놀고, 종쇠가 놀고, 설장구가 놀고, 설북이 논다. 백미(百) 중 일미(味)는 '버꾸놀이'이다. 방촌의 북놀음인 버꾸놀이는 3분박 좀 빠른 4박자(8분의 12박)이다. 엇박이 많이 쓰이며 모아가다가 맺고 다시 시작한다. 북통 모서리를 굴려 쳐서 흥을 돋군다. 기본박자는 "궁. 궁궁닥-궁, 궁. 궁궁딱-궁. 궁 궁궁딱-궁"이다. 예전에는 마을과 마을 인근에 사는 무당이 칼춤도 추고 춤과 소리를 하여 큰 마당놀이가 되어 인근 마을 뿐 아니라 먼 곳에서도 굿 구경을 하러 오전부터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놀음놀이가 끝나고 제사를 모시고 음복을 한다.(제사음식을 골고루 나누어 먹는데 백설기떡은 어린아이들이 먹으면 홍역과 질병을 면한다는 속설이 있다)
해는 서산에 지고 달이 떠오르면 다시 매귀를 치고 횃불을 들고 액을 모은 허수아비를 앞세우고 마을 남쪽 허수아비골로 가서 주잔을 드리고 허수아비를 버리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도망 온다. 액을 그곳에 버리고 풍년을 기원하면서 제사는 끝이 난다.
別神祭祝文은 다음과 같다.
-維歲次某年某月干支朔某日干支某官敢昭告于
土地之神伏以幽顯一理有神有人神必依人人亦依神人之禍福在神所使神苦不佑人誰仰惟玆傍村千年古址賢哲間作文章輩起富貴榮達世不見乏人物俱殷家屋并洽凡百慶華莫非神錫盛矣基德人知寶賽每歲上元敬陳神祭建旗鳴鼓巫覡善禱四隣駿奔觀廳如堵匪今斯今振古如玆逮至今日事變時移不用覡亦去鼓旗玆差祭官沐浴致誠酒有雖薄庶將齊明伏惟明神降鑒無射錫我百福惟日不足驅癘逐疫廓清四方牛馬蕃息麥菽豐禳我尊居永享無疆謹以清酌脯醯祗薦于 神 尙 饗
다음날 전 주민이 모여 마을의 제반사항을 협의 의논한다.
한편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 문화 말살 정책으로 별신제를 금지 시키고 농악기구와 덕석기 및 영기 일체를 압수해 갔다. 이때 순사부장 금촌(金村)이 수거한 일로 금촌의 딸이 이름모를 병에 걸리게 되었는데 신령스러운 덕석기 및 영물을 영치하고 함부로 하였기 때문이다 하여 농악기만 보관하고 덕석기는 밖에 버려 주민들이 수거하여 벅수골에 묻었다. 해방이 되어 별신제는 다시 모시기 시작하였지만 덕석기는 만들지 못하다가 2008년 복원하였다. 그리고 집집마다 마당밟기와 액운을 쳐내기 위한 매귀를 꾸미는데 다음과 같다.
•令令 2개 : 75cm 정도 정방향으로 깃폭을 달고 깃봉은 삼지창(三枝槍)을 단다. 깃폭의 색깔은 읍내는 홍색 그 외의 마을은 청색이나 검정색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글씨는 令자를 새긴다.
• 司令旗 : 매우 긴 대나무로 깃대를 만들고 대나무 꼭대기엔 가지와 대잎을 남기고 잘게 자른 종이로 만든 수건을 단다. 깃폭 위쪽에는 양쪽 용머리를 단청한 90cm 되는 판자에 깃폭을 다는데 깃폭은 세로로 길게 펼쳐 農本天下之大本이라 검은색으로 쓰고 깃폭 밑에는 긴 헝겊으로 발을 다는데 5색으로 한다. 용두 양쪽에는 창호지로 만든 수술을 단다.
•덕석기 : 매우 긴 대나무 깃대 끝에 꿩꼬리로 만든 깃봉을 달고 깃봉 밑에는 창호지를 가늘게 잘라 만든 수건을 달며, 그 밑에 깃폭을 다는데 깃폭의 한 변이 3m 정도 정방형으로 되어 있다. 깃폭에는 여러 가지 색으로 용을 그렸거나 炎帝神農氏畵像이 그려진 깃폭의 변에는 발을 너실너실 달며 보롱줄을 양쪽으로 매달아 세운다. 어떻게 잘못되어 넘어진 쪽에는 나쁜 일이 일어나고 흉년이 든다고 전해 온다.
•대포수 : 노루 가죽으로 상의를 만들어 입고 노루 가죽으로 만든 높다란 모자를 쓰며 손에 나무총을 들고 가진 흉내 놀이를 한다. 모자 좌우 양편에 대나무를 꽂아 대나무 끈으로 매고 끈에 짚으로 만든 고리(3-5개)를 꿰어 단다. 백지에 대장이라 써 붙이고 영감, 각시, 광대(창부) 등도 함께 놀이를 하는데 광대의 얼굴에 탄낯(탈)을 쓰고 울긋불긋한 옷을 입는다.
•조리중 : 동냥(求乞)을 목적으로 붉은 장삼을 걸치고 바랑을 지고 머리에 짚으로 만든 송낙(松蘿)을 쓰고 붉은 수건을 메고 손에는 창호지로 수술을 단 노리개를 든다.
*송낙(松蘿) 소나무 겨우살이로 짚주저리 비슷하게 엮은 여승이 쓰던 모자.
•설쇠 : 매귀 옷에 상모를 썼다. 매귀옷은 붉은 까치동달이며 소매는 붉은, 푸른, 노랑색으로 동달을 달고 등에는 드림(길게 메달은 천)을 색색으로 3개 달았다.(붉은색, 노랑색, 푸른색) 전립꼭지에 흰 새털(주로 백로 날개깃)을 꾸며 돌리게 만들어져 있다.
•종식 : 설쇠와 옷차림은 같다.
•징수 : 매귀옷에 담배꽃 꽃봉우리 3개 달린 고깔을 썼다. 담배꽃 고깔 접는법은 창호지와 비단을 붙여 말린 길이 15cm 정도 위에는 넓고 아래에는 좁게 양쪽으로 신의대로 둥글게 말아 풀로 붙인 다음 위쪽은 5mm 간격으로 잘게 베어 말아 담배꽃과 같이 만든다. 무지개색이나 홍색으로 색칠을 하며 20개 정도로 봉우리를 만든다.
설장구 : 징수와 같다.
종장구 : 징수와 같다.
북수 : 담배꽃 모형 24개로 만든 꽃봉우리 5개 달린 고깔을 쓰며 한복을 입고 어깨에서 가슴으로 교차되는 색 띠를 메고 허리에 묶어서 길게 늘어뜨린다.
매귀의 장단을 학술적으로 서술하기는 어렵고 구음으로 적기가 용이하지 않다. 구음으로 적더라도 박자를 몰아치고, 끊어 치고, 사잇가락을 넣어 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1채굿부터 12채굿으로 시작과 장소와 기분에 맞게 하며 폐회까지 마무리한다.
마당밟기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길굿
2. 문 굿(쥔쥔 문여소, 쥔쥔 문여소, 문열었다 댕, 문열었다 댕)
3. 마당 굿(전체적으로 놀음 굿)
4. 샘-굿(물 주소 물 주소, 새암 각시 물 주소)
5. 성주굿(6채 굿을 친다)
6. 장독-굿(장독대 앞에서 대게 3채 굿을 친다)
7. 정재-굿(부억/3채 굿으로 치다가 끊고 7채 굿으로 치다가 끊으면서 상쇠가 “매구여"하면 종식 이하가 "예"라고 화답하고 상쇠는 “그 집에 명운을 빌고 후미에 잡귀 잡신을 쳐내고 명과 복을 쳐 들이자"하고 7채 굿을 치고 집을 나오면서 마당밟기를 끝으로 다음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