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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부화용(雪膚花容)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이다.
雪 : 눈 설(雨/3)
膚 : 살갗 부(月/11)
花 : 꽃 화(艹/4)
容 : 얼굴 용(宀/7)
(유의어)
경국지색(傾國之色)
경성지미(傾城之美)
단순호치(丹脣皓齒)
단장가인(斷腸佳人)
담장가인(澹粧佳人)
명모호치(明眸皓齒)
반야가인(半夜佳人)
수화폐월(羞花閉月)
진수아미(榛首蛾眉)
천향국색(天香國色)
침어낙안(沈魚落雁)
화용월태(花容月態)
이 성어는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날씬해져야 한다고 수술까지 해가면서 살과의 전쟁을 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예뻐지는데 전력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서양에서 여러 기록에서 풍만한 여성들이 인기가 있었고, 왕비가 되는 조건이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경향은 르네상스 시대까지 여성의 대표적 모습으로 계속 이어진다.
다음은 중국 역사상 가장 날씬한 여자를 좋아한 초(楚)나라 영왕(靈王)의 이야기다. 초영왕(楚靈王)은 장화궁(章華宮)이라는 궁전을 짓는데, 이 궁전은 세요궁(細腰宮)이라고도 불렀다.
세요(細腰)는 가는 허리라는 의미이다. 그것은 초영왕이 허리가 가는 여인을 좋아해서, 궁안의 미녀들은 모두 하나같이 가는 허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楚王好細腰, 宮中多餓死.
초나라 임금은 가는 허리를 좋아해서, 궁 안에 많은 여인들이 굶어 죽었네.
초나라 영왕이 허리가 가는 미인을 좋아하므로, 궁녀들이 너도나도 허리가 가늘어지기를 원하여 밥을 조금씩 먹다가 굶어 죽은 일이 있었다는 뜻이다.
초영왕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궁중의 미녀들은 속속 살빼기를 하고 먹는 음식을 줄였다. 이런 살빼기를 위한 전쟁을 온 나라가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자주 사람들이 굶어죽는 경우가 나타났고, 이때부터 가는 허리를 칭할 때 초요(楚腰)라는 말이 생겼다.
이런 살빼기 운동은 여자들에게만 미친 것은 아니었고, 남자들도 그 화를 피하지 못했다. 초영왕이 가는 허리를 가진 여인을 좋아했을 뿐 아니라, 남자도 가는 허리를 좋아했다. 허리가 가는 대신들이 중용을 받고 총애를 받았으나, 뚱뚱한 대신은 파면되거나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전국의 선비들이 모두 절식(節食)을 하고 살빼기를 했다. 매일 한 끼만 먹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벽을 잡고서야 겨우 일어설 수 있을 지경까지 살빼기를 했다. 그러다보니 하나같이 얼굴이 시커멓게 되었고 나란일이 제대로 될리 없었다.
독선적인 리더의 결정이 나라마져 위태롭게 한다. 저마다 타고난 체질이 있고 그 능력에 따른 재주가 있음인데 말이다.
초영왕은 전국의 남녀들이 모두 허리가 가늘어지고, 사람마다 마르게 되니 아주 기뻐했다. 이런 살빼기 운동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한 시대를 풍미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황당한 일이라 하겠지만 지금도 다이어트 시대는 마찬가지다.
물론, 요즘 누가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하긴 사회적 편견도 강요 일 수 있겠다) 다이어트 하다가 약물을 과용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하는 일이 있고, 성형수술을 하다가 부작용이 생겼다는 뉴스가 즐비하다.
누구나 다 꿈은 있겠지만 안 되는 걸 억지로 하지 말며, 지나친 것은 부족함보다 못하니 그 이치를 잘 알고 삶의 즐거움을 스스로 찾을 일이다. 누구나 이런 미인이기를 꿈꾼다. 하지만, 모두 이리 되지 못한다.
綠衣紅裳(녹의홍상)
푸른 저고리와 붉은 치마에
丹脣皓齒(단순호치)
붉은 입술에 새 하얀 이
雪膚花容(설부화용)
눈같이 흰 살결에 꽃같이 예쁜 얼굴
柳眉蜂腰(유미봉요)
버들 같은 눈썹에 벌(개미) 같은 허리
[참고]
🔘 경국지색(傾國之色)
경국지색(傾國之色)은 나라를 기우릴 만한 매우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중국 한무제(漢武帝) 때 협률도위(協律都尉; 음악을 관장하는 벼슬)로 있던 이연년(李延年)이 지은 다음과 같은 시(詩)에서 비롯되었다.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북쪽에 어여쁜 사람이 있어, 세상에서 떨어져 홀로 서 있네.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한 번 돌아보면 성을 위태롭게 하고, 두 번 돌아보면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寧不知傾城與傾國, 佳人難再得.
어찌 경성이 위태로워지고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모르리요만, 어여쁜 사람은 다시 얻기 어렵도다.
이 노래는 무제(武帝) 앞에서 절세미인인 자기 누이동생을 자랑하여 부른 것이었다고 한다. 무제는 이때 이미 50고개를 넘어 있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없이 쓸쓸한 처지였으므로 당장 그녀를 불러 들이게 하였다.
무제(武帝)는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와 날아갈 듯이 춤추는 솜씨에 매혹 되었는데, 이 여인이 무제의 만년에 총애를 독차지하였던 이부인(李夫人)이었다.
그녀가 병들었을 때 무제가 문병을 와서 얼굴 보기를 청하였으나 초췌한 얼굴을 보이기 싫다고 끝내 얼굴을 들지 않았다 한다.
🔘 침어낙안(沈魚落雁)
침어낙안(沈魚落雁)은 물고기는 연못 속에 잠기고 기러기는 하늘로부터 떨어진다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얼굴을 최대한으로 형용하는 말이다.
진(晉)나라 헌공(獻公)의 애인 여희(麗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녀를 보면 그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물고기는 물 속으로 깊이 숨어버리고 기러기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대열에서 떨어졌다(沈魚落雁)고 하고, 또 환한 달은 구름 뒤로 모습을 감추고 꽃은 부끄러워 시들었다(閉月羞花)고 여희(麗姬)의 미모를 극찬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 雪(눈 설)은 ❶회의문자로 비(雨)가 하늘에서 얼어 내리는 하얀 눈을 빗자루(부수를 제외한 글자)로 쓴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눈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雪자는 '눈'이나 '흰색', '고결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雪자는 雨(비 우)자와 彗(비 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彗자는 손에 빗자루를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빗자루'나 '쓸다'는 뜻이 있다. 雪자의 금문을 보면 雨자 아래로 彗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린 눈을 빗자루로 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눈을 표현하기 위해 재미있는 방법이 적용되었다. 그래서 본래 彗자가 적용된 䨮(눈 설)자가 쓰여야 하지만 편의상 획을 줄인 雪자가 '눈'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雪자는 하얀 눈에서 착안 된 '고결하다'나 '씻어 버리다'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雪(눈)은 ①눈(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 ②흰색 ③흰것의 비유 ④눈이 내리다 ⑤희다 ⑥고결하다 ⑦씻다 ⑧표명하다(의사나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눈이 내리는 경치 또는 눈이 쌓인 경치를 설경(雪景),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눈이 내리는 밤을 설야(雪夜), 눈이 뒤덮여 있는 벌판을 설원(雪原), 눈이 많이 내림으로 인하여서 받는 피해를 설해(雪害), 굵게 엉겨 꽃송이 같이 보이는 눈을 설화(雪花),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을 설욕(雪辱), 부끄러움을 씻음을 설치(雪恥), 맛이 달고 물에 잘 녹는 무색의 결정을 설탕(雪糖), 세차게 내리는 눈을 강설(强雪), 많이 오는 눈을 대설(大雪),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많이 오는 눈을 장설(壯雪),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을 폭설(暴雪), 고생하면서도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학문을 닦음을 가리키는 말을 형설(螢雪), 얼음과 눈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가 결백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빙설(氷雪), 봄철에 오는 눈을 춘설(春雪),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겹침을 이름 또는 환난이 거듭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설상가상(雪上加霜),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기러기가 눈이 녹은 진창 위에 남긴 발톱 자국이라는 뜻으로 얼마 안 가서 그 자국이 지워지고 또 기러기가 날아간 방향을 알 수 없다는 데서 흔적이 남지 않거나 간 곳을 모른다는 말을 설니홍조(雪泥鴻爪), 매화를 달리 이르는 말을 설중군자(雪中君子), 눈 속의 송백이라는 뜻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는 눈 속에서도 그 색이 변치 않는다 하여 절조가 굳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설중송백(雪中松柏),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줌을 이르는 말을 설중송탄(雪中送炭),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눈 빛에 비쳐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가난을 무릅쓰고 학문함을 이르는 말을 영설독서(映雪讀書), 얼음이 얼고 찬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을 동빙한설(凍氷寒雪), 정씨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는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을 존경함을 이르는 말을 정문입설(程門立雪) 등에 쓰인다.
▶ 膚(살갗 부)는 형성문자로 肤(부)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편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글자 (로, 부)로 이루어졌다. 살 위를 펴덮고 있는 것의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膚(부)는 ①살갗, 피부(皮膚) ②겉껍질, 표피(表皮) ③제육(돼지고기), 저민 고기 ④깔개 ⑤길이(네 손가락을 나란히 한 폭) ⑥이끼 ⑦아는 것이 얕다, 천박하다 ⑧떨어지다 ⑨벗기다 ⑩크다, 넓다 ⑪붙다 ⑫아름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가죽 기(肌), 껍질 각(殼), 갑옷 갑(甲), 가죽 피(皮), 겉 표(表), 가죽 혁(革)이다. 용례로는 천박한 학문을 부학(膚學), 인물이 뛰어나고 재주가 있음을 부민(膚敏), 피상적인 관찰이나 천박한 견해를 부견(膚見), 지식이나 말이 천박함이나 생각이 얕음을 부천(膚淺), 큰 공로를 부공(膚功), 피부에 와 닿는 것처럼 하는 매우 절실한 참소를 부소(膚訴), 살갗에 소름이 돋음 또는 그 소름을 부속(膚粟), 얕은 지식을 부식(膚識), 살결을 부리(膚理), 척추동물의 몸의 겉은 싼 외피를 피부(皮膚), 머리털과 살을 발부(髮膚), 얼음 같이 맑고 깨끗한 살결을 빙부(氷膚), 옥과 같이 아름답고 고운 살갗을 옥부(玉膚), 흠이 없이 완전한 채로 있는 살가죽을 완부(完膚), 추위로 살에 생기는 소름을 속부(粟膚), 곡식알에 겉껍질이 없는 것을 무부(無膚), 몸과 피부를 체부(體膚), 살을 에는 듯이 사무침을 절부(切膚), 춥거나 무섭거나 징그러울 때 살갗이 오그라들며 겉에 좁쌀 같은 것이 도톨도톨하게 돋는 것을 교부(鮫膚), 사람이나 동물의 몸을 싸고 있는 살 또는 살가죽을 기부(肌膚), 살을 대는 듯한 통절한 하소연을 부수지소(膚受之愬) 등에 쓰인다.
▶ 花(꽃 화)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化(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초두머리(艹)部는 식물, 花(화)는 후세에 생긴 글자로 본래는 華(화)로 쓰였다. 음(音)이 같은 化(화)를 써서 쉬운 자형(字形)으로 한 것이다. ❷형성문자로 花자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花자는 艹(풀 초)자와 化(될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化자는 ‘변하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본래 소전에서는 땅속에 뿌리를 박고 꽃을 피운 모습을 그린 芲(꽃 화)자가 ‘꽃’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花자가 모든 ‘꽃’을 통칭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花(화)는 성(姓)의 하나로 ①꽃 ②꽃 모양의 물건 ③꽃이 피는 초목 ④아름다운 것의 비유 ⑤기생(妓生) ⑥비녀(여자의 쪽 찐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신구) ⑦비용(費用) ⑧얽은 자국 ⑨꽃이 피다 ⑩꽃답다, 아름답다 ⑪흐려지다, 어두워지다 ⑫소비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꽃구경을 하는 사람을 화객(花客), 꽃을 꽂는 그릇을 화기(花器), 뜰 한쪽에 조금 높게 하여 꽃을 심기 위해 꾸며 놓은 터 꽃밭을 화단(花壇), 꽃 이름을 화명(花名), 꽃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화용(花容), 환갑날에 베푸는 잔치를 화연(花宴), 화초를 심은 동산을 화원(花園), 꽃과 열매를 화과(花果), 꽃을 파는 곳을 화방(花房), 꽃병 또는 꽃을 꽂는 병을 화병(花甁), 꽃놀이 또는 꽃을 구경하며 즐기는 놀이를 화유(花遊), 비가 오듯이 흩어져 날리는 꽃잎을 화우(花雨), 온갖 꽃을 백화(百花), 많은 꽃들을 군화(群花), 꽃이 핌으로 사람의 지혜가 열리고 사상이나 풍속이 발달함을 개화(開花), 떨어진 꽃이나 꽃이 떨어짐을 낙화(落花), 한 나라의 상징으로 삼는 가장 사랑하고 가장 중하게 여기는 꽃을 국화(國花), 암술만이 있는 꽃을 자화(雌花), 소나무의 꽃 또는 그 꽃가루를 송화(松花), 시들어 말라 가는 꽃을 고화(枯花), 살아 있는 나무나 풀에서 꺾은 꽃을 생화(生花), 종이나 헝겊 따위로 만든 꽃을 조화(造花),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이르는 말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무늬가 같지 않음 또는 문장이 남과 같지 않음을 화양부동(花樣不同),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자태를 이르는 말을 화용월태(花容月態), 꽃이 핀 아침과 달 밝은 저녁이란 뜻으로 경치가 가장 좋은 때를 이르는 말을 화조월석(花朝月夕),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 또 좋은 일이 더하여짐을 이르는 말을 금상첨화(錦上添花), 말을 아는 꽃이라는 뜻으로 미녀를 일컫는 말 또는 기생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해어화(解語花),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마른 나무에서 꽃이 핀다는 뜻으로 곤궁한 처지의 사람이 행운을 만나 신기하게도 잘 됨을 말함을 고목생화(枯木生花), 달이 숨고 꽃이 부끄러워 한다는 뜻으로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폐월수화(閉月羞花) 등에 쓰인다.
▶️ 容(얼굴 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谷(곡, 용)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谷(곡)과 큰 집에(宀)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듯이 많은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얼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容자는 ‘얼굴’이나 ‘용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容자는 宀(집 면)자와 谷(골 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谷자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로 응용되었다. 우선 갑골문에 나온 容자를 보면 內(안 내)자에 항아리가 하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창고에)물건을 보관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방안에 항아리가 자리 잡은 모습을 통해 ‘보관하다’라는 뜻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사람의 얼굴과도 같아 후에 사람의 ‘얼굴’이나 ‘용모’를 뜻하게 되었다. 요즘 중국에서 囧(빛날 경)자를 ‘난감하다’라는 뜻으로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容(용)은 ①얼굴 ②모양, 용모(容貌) ③몸가짐 ④용량 ⑤속내, 속에 든 것 ⑥나부끼는 모양 ⑦어찌 ⑧혹(或),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⑨담다, 그릇 안에 넣다 ⑩용납하다 ⑪받아들이다 ⑫용서하다 ⑬치장하다, 몸을 꾸미다 ⑭맵시를 내다 ⑮조용하다, 누긋하다(성질이나 태도가 좀 부드럽고 순하다) ⑯권하다, 종용하다 ⑰쉽다, 손쉽다 ⑱어렵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건을 담는 그릇을 용기(容器), 관용을 베풀어 벌하지 않음을 용서(容恕), 사람의 얼굴 모양을 용모(容貌), 무릎을 간신히 넣는다는 뜻으로 방이나 장소가 매우 비좁음을 용슬(容膝),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의 언행을 받아들임을 용납(容納),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입을 놀림 또는 옆에서 말참견을 함을 용훼(容喙), 용납하여 인정함을 용인(容認), 용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분량을 용량(容量),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을 용의자(容疑者), 사물의 속내나 실속을 내용(內容), 남의 문물이나 의견 등을 인정하거나 용납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수용(受容), 허락하여 받아들임을 허용(許容), 도량이 넓어서 남의 잘못을 이해하여 싸덮어 줌을 포용(包容), 마음이 넓어 남의 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을 관용(寬容), 범법자 등의 특정한 사람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가둠을 수용(收容), 사물의 어떠함을 말이나 글 또는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을 형용(形容),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여자의 꽃다운 얼굴을 가용(佳容), 위엄 있는 모습을 위용(威容), 얼굴과 몸매가 뛰어나게 크고 씩씩하고 훌륭함을 용모괴위(容貌魁偉), 얼굴 모습과 몸매가 가지런하여 아름다움을 용자단려(容姿端麗), 대지가 만물을 포용하듯이 마음이 크고 너그러움이라는 용지여지(容之如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