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소중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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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려는 버스를 따라 종종걸음으로 뛰었던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물건이라도 들었으면 더욱 당황했 을 것이고 말입니다.
1회용 커피가 뭐라고, 이를 꼭쥐고 뛰다보니 커피물이 튀어 옷 곳곳에 얼룩이지요.
어디 커피 뿐이겠습니까?
우리 생활에서 이렇게 놓지 못하고 꼭 움켜쥐고 있는게 한둘이 아니지요.
가끔 집앞 건널목,
또는 횡단보도에서 목격하는 파란불이 10초도 안남았는데,
저 멀리서 젊은여인이 외칩니다.
“야, 빨리 뛰어!”
10살도 안된 아이 둘의 손을 잡은 부부는 열심히 뛰어 아슬아슬하게 길을 건넜습니다.
'빨리빨리' 이게 이 나라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라는 건 알지요.
저는 우두커니 서서 다음 신호를 기다리며 있었습니다.
실은 이제 신호등 앞에서 급히 뛰기도 무리거니와,
나이 들어가면서 깨달은 또다른 지혜도 있지요.
산다는 것이
삶과 생활에서
적재적소에 생각이 나지않아 지나고 나서야 왜 그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가 많지요.
사람이기때문에
그렇다고 해야겠지요.
놓지 못하고
움켜쥐는 인생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해보는
오늘입니다.
24.10.6.일.
그렇게 소중했던가/이성복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쉴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안으로 털어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깨기 전에 삶은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