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의 아버지와 삼촌이 요근래 기분이 별로 안좋은 저(여러가지로 안좋은 일들이 생겨서.)를 데리고 기분풀러 영화를 보러 가지고 말씀하셨습니다.그래서 그냥 별말 없이 저는 삼촌이 보자고 하는 "말죽거리 잔혹사."를 봤습니다.
저의 삼촌이 예전에 말죽거리(지금의 양재역부근)쪽에 사셨고,또 딱 70년대 후반 그쪽의 고등학교를 다니고 계셔서 그때 그 시절을 아주 정확히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영화보시면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며 많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덕분에 저는 영화를 집중하지 못했지만.ㅡㅡ;;참 이런 저런 얘기를 하시는데,그 중의 몇 가지를 들자면 당시 그쪽 고등학교의 싸움?상황은 영화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원래 당시에는 막 개발되는 지역이라서(아무래도 이런 쪽은 좀 여러가지가 많이 얽혀있죠.)정말 더 잔인하고,대단하고,치열했다고 합니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틱한 애들도 삼촌의 말씀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당시의 무법천지같은 말죽거리 근처의 학교에서 살아남으려면 안경쟁이(모범생)들도 싸움도 웬만큼 할 줄 알아야 했다.그래야 덜 맞지."라고 그러시더군요.학교 교사들이 애들을 때리는 것도 훨씬 심했고(저도 고등학교때 무지 맞았습니다만.삼촌께서 말씀하시길 쇠파이프로도 가끔 학생들을 팼다는.ㅡㅡ;;),유신 시대라 참 여러가지로 갑갑하셨다고 그러시더군요.그러시면서도 영화가 끝나고 담배를 연신 피워대시면서 예전 영화속에 나온 장소 얘기를 하시는데 되게 재미있었습니다.버스 정류장에서 담배 피다가 선생한테 딱 걸려서 담날 학교가서 뒤지게 얻어맞고,기말 고사날 학교 안가고,땡땡이 치고 여학생 만나러 갔다가 실연당했던 일등.사회는 갑갑했지만,그래도 그 시절에는 낭만이 있었다고 그러시더군요.
영화는 괜찮았습니다.개인적으로 유하 감독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때부터 상당히 좋아했고,그분의 시집도 저의 어머님이 좋아하셔서 집에서 심심할때면 가끔 읽곤 했죠.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그리고 저의 아버지가 브루스 리 팬이시라 브루스 리 영화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뭔가 브루스 리 영화를 볼때마다 통쾌함과 액션에서 사람냄새 나는 모습을 본다고나 할까?ㅡㅡ;;
권상우의 막판 옥상에서 싸우는 신은 그야말로 요근래 한국영화에서 본 액션신중 가장 멋진 장면이라고 봅니다.감독 인터뷰에서 이중격투기를 보고 이번 영화 액션의 힌트를 얻었다고 하는데,그 말이 맞는 듯 싶었구요."무사."(와이어 액션이 아닌 그야말로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같았음.)"똥개"(역시 상당히 리얼한 액션을 구사.)에 이어 앞으로 한국적 액션이 나가야 할 지표를 이번 말죽거리에서 제시한 것 같습니다.영화관내 있던 여성팬들은어쩔 줄 몰라하더군요.이미 근육때문에 한번 넋이 나간 여성분들은 그 격투신에서 권상우를 보면서 박수까지 쳤다는.ㅡㅡ;;소리 지르고,난리를 치셨다는.ㅡㅡ;;
개인적으로는 이정진의 변신이 아주 놀라웠습니다.김현수보다는 오히려 김우식이 더 현실에 가까운 캐릭터같아서도 그랬지만,좀 느끼하고,연기도 어색했던 이정진이 이번에 제대로 변신을 한 것 같았습니다.전직이 의심스러울 정도로.^^;;권상우도 코믹한 면과 진지한 면,그리고 멜로적인 연기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무리없이 소화해낸듯 합니다.한가인역시 연기 초보지만,영화상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충분히 어필할 만 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연극을 잘 보지도 않고,모릅니다만,말죽거리에 나온 차종원역의 이종혁씨.예전 여자친구가 연극을 좋아해서 이종혁씨가 하는 연극을 본 적이 있었는데,상당히 괜찮은 배우라고 느껴졌는데,이번 영화에서 선도부장 차종원역으로 나와서 카리스마있는 연기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앞으로 영화계를 이끌고 갈 차세대 연기파 배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더군요.햄버거도 괜찮았고.^^;;왕년의 스타 김부선씨도 떡볶이집 아줌마 역을 맛깔스럽게 해냈다고 봅니다.(아버님과 삼촌께서는 "김부선이도 많이 늙었네."라는 말씀만 하셨다는.당시 남자들에게 상당히 인기있는 배우였다고 하시더군요.)
첫댓글 흠;;근데 제 주위에 본 사람들은 다 재미없다고 하던데;;
요즘 세대들은 아마 공감가는 부분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액션씬은 분명 잘 만들었지만 어설픈 러브 스토리와 끝에 한가인과 어설픈 끝맺음... 그리고 중간에 증발한 이정진의 가출 소식등... 허무한 엔딩은 영화의 큰 오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흣.. 소리치고..난리치고 박수쳤습니다. 죄송
난 개인적으로 왜이리 권상우 싫으냐....
카드값줘씨 께서 하고싶던말 잘 꼽아주셨네;; 이정진 소식을 한번 스쳐가듯이라도 들었으면 좋았을꺼 같고.. 끝에 차라리 한가인을 따라 내리는것도 괜찮았을듯한...같이 본 친구와의 대화내용들,,
전 상당히 재미있게 봤는데,,,,^-^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분명 완성도 있는 영화였습니다. 한국영화 중에 그렇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 쉽게 볼 수 없죠..^^. 보시면 후회하시진 않을 거 같네요..
보면서 하품하고 담배까지 피러 갔다 왔다는...
저도 나름대로 재밌게 봤는데.......-0-
음.. 이 영화도 평이 극과 극이군요.. 엄청 재미없다와 재미있다.. -_-
엔딩은 많이 허무했죠..성룡이냐 이소룡이냐..ㅡㅡ;;
요즘 영화가 워낙 빡새다보니 큰재미는 못느낀듯..
어쨌든 영화는 잘 되고 있고 조만간 전 보너스를 받는다죠...ㅡㅡ;
음... 대니얼님 언제 갑모오시나요? 그때 저도 맞춰서 나가야 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