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장 정채情采 인간내면을 묘사하고 사물의 형상을 모사하는 것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은 문자를 다루는 일에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종이위에 훌륭한 글을 조직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루어진 것이 능히 광채를 발할 수 있는 것은 문채가 뚜렷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채를 구성하는 방법에는 세종류가 있다.
첫째, 다섯가지의 색채로 구성되는 형문形文, 둘째, 다섯가지음률로 구성되는 성문聲文, 셋째, 다섯가지 性情으로 구성되는 정문情文이다. 다섯가지 색채를 섞어놓으면 예복의 무늬(청황적흑백)가 되고, 다섯가지 음률을 배합해놓으면 韶夏의 악곡(궁상각치우)이 되며, 다섯가지 성정(인의예지신)을 묘사하면 문장이 되는 것이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 형성하는 사물의 복잡함이라 하겠다.
어버이의 상을 당했을 때는 말에 수식을 하지말라고 했다. 문장의 수식은 단지 언어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다. 문채의 아름다움은 성정의 진지함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정리情理는 문장의 날줄이요 말과 글은 정리情理의 씨줄이다. 날줄이 올바르게 배열된 다음이라야 비로소 씨줄이 제대로 성립될 수 있듯이 정리가 확정된 다음이라야 비로소 문장이 유창해질 수 있다.
고관의 높은 봉록을 탐하면서도 공허하게 전원의 은거생활을 노래하며, 어떤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번거롭고 바쁜 정무를 근심하면서도 세상밖의 탈속한 정취에 대해 공허한 말을 한다. 거기에는 진정함이 결여되어 있으며 말하는 것과 내심의 감정이 완전히 상반돼있다. 어찌 그것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오늘날 설명에 따르면 <정>과<질>은 문학작품의 내용에 해당하고 <채>와<문>은 문학작품의 형식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