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5월 28일
경향신문 사설
고속도로의 경제적 역할을 바란다.
고속도로의 경제적 역할을 바란다.
-유통구조와 영세 수송수단에서 본 저속차량 문제
총연장 6백 41Km에 달하는 고속도로상에서 해마다 교통사고가 늘어나, 급기야 저속차량을 추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금년들어 4월말까지 삼륜차, 오토바이에 의한 사고가 72건이 발생, 고속도로 전체사고 2백 87건의 25%를 차지했고, 사망 5명, 부상 57명, 재산 피해 8백 97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통계를 근거로 내무부는 고속도로의 ‘불씨’를 저속차량이라고 일방적으로 단정하여, 오는 6월 1일부터 고속도로에서의 운행을 금지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물론 사고의 예방,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이려는 당국의ㅏ 조처를 이해못하는바 아니나, 그렇다고 저속차량이 고속도로상에서 운행되고 있는 우리의 사회실정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68년말 경인, 경수, 두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비로소 우리나라의 하이웨이 시대는 막을 올렸고, 고속도로는 교통혁명의 총아로 등장하였었다. 그런데 막대한 국고로 건설한 이 도로가 당초의 목적인 산업도로로서의 구실보다는 관광 행락을 위한 자가용족의 전용도로화한 느낌이 있어 세인들의 비판을 받기까지 했다. 그후 차차 화물차량의 운행이 늘어나 제구실을 찾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10(승용차 및 버스)대 7(화물차)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화물차량 가운데는 소형삼륜차가 차지한 좌폭도 적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이번 ‘저속차추방’조처는 영세 운수업자의 타격은 말할것 없고 경향간(서울, 지방간) 생필품 수송에 지장을 자져올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 내지 유통 구조가 아직도 소지역 단위를 벗어나지 못해 물류량 역시 미미한 처지에 있다. 따라서 대형 수송수단보다는 트럭 또는 삼륜차로 효용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구에(머지 않아) 산업이 고도화 하고 수송이 대량화 할 때 삼륜차 따위의 수송 수단은 고속도로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다. 이러한 과도적 현상에서 성급하게 교통사고의 이유만으로 소형삼륜차의 운행을 단절시킨다는 것은 행정상의 단견이 아닐수 없다. 더욱이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농촌에서는 특용작물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모처럼 넓어진 농로를 누비며 생산품을 수집하는데는 삼륜차가 안성마춤이고, 이것이 고속도로를 치달아 도시에 닿을 때 물자의 유통은 그만큼 빨라지는 것이다. 어촌에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시기에 영세 어민의 운반 수단을 가로막는 일은 쥐잡다가 독을 깨는 식의 어리석음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고속도로에서의 사고빈발의 원인을 삼륜차 등 저속 차량에 돌리고 있으나 차형이 작고 속력이 느리다고 해서 꼭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통계를 보더라도 자동차 사고를 유발하는 근본적 원인은 운전사 부주의, 차체의 노후화, 도로조건 등에 있다. 이에 도로공사에서는 지난 4월 15일부터 한달 동안을 고속도로 교통안전 강조 기간으로 정하고 노후차량의 정비, 안전 표시판의 휴대, 과속, 과로를 피하도록 계몽을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운전사의 피로가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운전사들이 하루 17~18시간의 과중한 노동을 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전체 차량의 18%가 내구연한이 넘은 노후차량이며, 특히 버스의 경우 20년이상의 것이 4.2%나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한국 특유의 실정에서 사고의 불씨를 차종과 속력에만 돌린다는 것은 그릇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상을 쫓는 최선 보다는 현실을 위한 차선이 급하고 내일을 위한 정지보다는 오늘을 위한 전진이 있어야 하겠다. 이러한 당위에서 저속차량을 일률적으로 묶을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상에서 규정된 속도를 지킬 수 있는 차량이면 차향에 구애됨이 없이 가동하도록 발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이것이 영세 운수 업자 및 생산자도 살고 고속도로가 산업도로로서의 제 구실을 하는 첩경임을 강조해 둔다.
경향신문 1972년 5월 24일 기사 (뉴스)
고속도 사고 불씨 저속 추방
올들고 사고 25%나 차지
노후차 대체, 안전 수칙 지켜야
생필품 수송엔 타격 커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해마다 3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사고는 운행차량의 스피드화 때문에 인명 및 재산의 손실이 다른 사고와 견주어 양산되고 있어 문제는 심각하다. 사고의 원인은 불안전한 저속 차량의 통행과 노후 차량의 운행 그리고 운전사들의 안전수칙 무시와 과로운행 등으로 저적돼 관계당국이 현재보다 다원적으로 교통행정을 다루고 운전사들이 안전수칙만 준수한다면 고속도로의 윤화(자동차 사고)는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중략)
이러한 저속차량(삼륜차 등)의 통행금지는 최근 일반차량의 고속도로 통행량이 많아지면서 저속차량에 의한 각종 사고가 잦았기 때문인데 ... (중략)
이에대해 치안국 관계자는 이 차량들이... 자동차적 요건에 비해 고속도로 통행이 무리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도로공사 관계자도 고속도로 안전운행을 위해 저속차량의 통행제한이 시급하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이러한 저속차량의 통행제한 만으로 고속도로에서의 각종 윤화(자동차 사고)가 방지되는 것은 아니며 사고예방은 일반 교통사고에서와 마찬가지로 ▲노후차량의 대체, ▲운전사의 취업조건 개선 ▲운수기업의 합리화 ▲법규단속의 과학화와 순찰 강화 ▲운전사의 안전수칙 준수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 세줄 요약
1. 고속도로의 이륜차 통행 금지의 근본적인 이유는 이륜차보다는 삼륜차(저속운행 차량)의 사고 유발 위험 때문임.
2. 자동차 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저속차량이기 때문이 아니라 운전사의 부주의, 차체의 노후화, 도로조건 등임. 이륜차, 삼륜차라고 해서 사고가 잘 나는 것은 아님
3. 저속차량을 일률적으로 묶을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상에서 규정된 속도를 지킬 수 있는 차량이면 차향에 구애됨이 없이 가동하도록 발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 덕분에 결과가 왠지 예상보다 잘나올 것 같습니다. 언제 완성되면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원더풀,....
삼륜차(저속운행 차량)때문이 맞습니다. 삼륜차는 고속도로에서 전복위험이 당연히 많아 선진국에서도 금지하고 있습니다만 이륜차를 동시에 금지하는 바보짓은 안하지요.
현재 바보짓을 하는 우리나라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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