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춘천시 강원사대부고에서 수험생들이 소독과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올해 수능은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비교적 쉬운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수학과 영어영역의 경우 일부 변별력 있는 문제들로 체감 난이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강원도 내 교사들은 국어영역의 경우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김용화 원주 상지여고 국어 교사는 “변별력과 난이도 결정의 중요요소인 독서영역이 예년 대비 지문의 길이가 길지 않고, 개념이 크게 어렵지 않아 난이도가 더 쉬웠다”며 “고난이도 문제가 2~3개 있었지만 추론, 비판적 사고력이 높은 학생은 충분히 풀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였다”고 분석했다.
수학 영역은 자연계열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은 중위권 학생들에게 어려웠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인문계열이 보는 나형은 9월 모의평가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평이하게 느꼈을 것으로 여겨졌다. 박성규 강원고 수학 교사는 “수학 가형은 미적분 등 계산력보다는 개념 위주의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돼 체감난이도가 다소 높았을 것”이라며 “나형은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끼는 빈칸 추론 문제 등이 나오지 않았고, 6월·9월 모의평가를 통해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수험생의 부담감은 줄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어 영역은 9월 모의평가보다 쉽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는 분석이다. 김근영 강원사대부고 영어 교사는 “새로운 유형이나 고난도 지문이 적게 출제돼 많이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부 3점짜리 등 까다로운 문제들이 조금 있어서 변별력이 다소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험생들은 국어는 다소 쉬웠다면서도 수학, 영어 영역의 체감 난이도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최병우(강원고 3년)군은 “국어와 영어는 익숙한 지문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EBS 연계가 많이 된 것 같아 다소 평이했다”며 “영어는 빈칸 채우기 문제가 까다로워 다소 어렵게 느껴졌고 생활과윤리, 세계사는 비교적 쉬웠다”고 했다.
조민성(강릉고3)군은 “국어의 경우 9월 모의고사랑 비슷하게 평이한 수준으로 나와 풀기 쉬웠지만 영어는 시사적인 지문이 많아 까다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병준(원주 치악고 3년)군은 “한국사는 중학교때부터 배우던 평소 익숙한 문제가 출제돼 대체로 쉬운 수준”이라고 했다.
박정환 강원도 고교3학년 부장협의회 팀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 다르게 대부분의 입시설명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많은 설명회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팀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수능 응시인원도 적고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수능 결시율이 높아져 영역별 등급컷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의학계열에 지원한 상위권 학생들의 등급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능 최저가 적용되는 학교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수능 등급컷을 확인하고 본인의 가채점 결과를 보면서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에 참여 여부를 교사와 상담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재수생의 경우 강원도 대입 지원관 제도를 이용해 상담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능 가채점 결과 본인의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성적의 하락이 예상되는 학생들은 이미 원서를 접수한 대학의 대학별 고사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며 “제출한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예상문제를 만들어 모의 면접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정기자 hyun@kwnews.co.kr
[수능 특집]“선택과목 유불리 문제 완화에 중점”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
◇사진=연합뉴스
2021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교수는 3일 “고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예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중위권이 붕괴되고 재학생·졸업생 간 학력 격차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6, 9월 모의고사 분석을 통해 졸업생과 재학생 간의 학력 격차, 재학생들 내에서 성적 분포 등에 있어 예년과 달리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특히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조심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최종 결과물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애를 썼다. 초고난도 문항도 피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민 위원장은 9월 모의평가 때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 영어 영역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수능 기조를 유지하되 특별히 등급 간 인원수를 조정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과도한 수험 준비 부담을 완화하고 학교 교육이 내실화할 수 있도록 고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예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다”며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고자 했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된 모의평가를 통해 파악된 수험생들의 학력 수준과 모의평가 대비 수능 학습 준비 향상 정도를 고려했다”며 “선택과목의 경우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