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내야 그물망이 대폭 낮아진다.
잠실구장을 장기 임대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과 LG는 최근 서울시와 협의,올시즌부터 내야 그물망을 현행 8m에서 3m로 대폭 낮추기로 결정했다.
대신 1·3루쪽 내야 펜스 끝까지 설치돼 있던 그물의 너비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프로야구 8개구단 단장들은 지난해 7월23일 관중의 시야를 가려온 내야 그물망을 자율적으로 철거하기로 합의했다.
두산과 LG는 논의 끝에 그물망 철거는 아직 무리가 따르는 만큼 관중이 관전에 불편이 없도록 높이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한편 지방 구단들은 잠실구장의 운용 실태를 지켜본 뒤 점차 그물망을 축소하기로 했다.
곽홍규 두산 단장은 “그물망은 관중이 파울볼을 맞을 위험에서 보호하고,오물 투척이나 그라운드 난입을 막는 역할을 해왔다”며 “시민 의식이 성숙해진 만큼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관중 안전을 위한 후속 조치로 현재 1·3루쪽에 자리잡은 치어리더 응원석을 외야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물망이 3m로 대폭 낮아진 상태에서 예전처럼 응원을 벌일 경우 관중이나 치어리더들이 파울 타구에 맞을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프로야구 8개구단은 관중이 부상당할 경우에 대비해 상해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부상 위험이 높아진 만큼 관중도 파울 타구에 더욱 유의하면서 경기를 관람해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관중 부상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판례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법원은 12일(한국시간) 야구경기를 관람하다 파울볼에 맞아 부상당한 관중의 손해배상 청구심에서 항소를 기각했다.
97년 야구경기 도중 파울볼에 맞아 광대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여성팬인 도나 더몬드는 ‘야구장 조명이 너무 어두웠고,스탠드가 그라운드에서 너무 가까워 다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야구팬은 야구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부상 위험을 인지해야 된다’고 판결했다.
메이저리그 구장 대부분은 포수 뒤쪽을 제외하고는 그물망이 없어 시각적 장애물 없이 경기를 볼 수 있다.
일본도 일부 구장에는 그물망이 설치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