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 주신글]

시원한 대구탕
국물이 끝내줍니다.
요즘 남해안 거제 외포에는 대구로 파시를 이룬다니, 짬을 내서 겨울철 대표음식인 대구탕을 맛보러 가자! 여행은 남는 장사라고 했다.
명태와 대구는 닮은 점이 많다. 두 생선 모두 시원한 국물 맛에 먹는다.
명태가 혀끝으로 느끼는 얕은맛이라면, 대구는 깊숙이 숨겨진 깊은 맛이다.
담백하고 시원한 대구탕은 속까지 후련하게 해 주는 대표적인 겨울철 음식이다. 해장에 좋고. 술국으로 그만이다. 내장과 뼈를 고운 맑은 탕은 술 많이 마셔 부실해진 속(腸)을 보호한다.
대구는 어두육미(魚頭肉尾)
대구는 큰 것이 1미터가 넘고 무게가 25kg이나 나간다. 알이 풍성하고 머리통이 크다. 알이 서냥이라면, 머리가 서냥 그리고 남은 몸통은 합쳐 서냥이다.
어두육미라고 했다, 대구는 머리에 먹을 것이 많다. 입만 큰 것이 아니라 머리통이 커서 대두어라고 부른다. 전감으로 포를 뜨고 나면 머리만 남는데. 뽈찜과 머리탕이 먹을 만하다. 아가미젓도 일품이고.
한국에서는 버리는 머리통을 수입한다. 한 개의 무게가 2-3kg나가는데 가락시장에선 개당 5000원씩 팔린다.
비린 생선을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은 대구를 먹지 않는다. 몸통은 어묵용으로 사용하고 머리통은 사료로 쓴다.
대구 세찬(歲饌)
전에는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보양(保養)하라고 지인들이 세찬거리를 보내왔다. 주로 민어나 농어 아니면 대구였다. 간혹 전라도 출신들은 홍어를 보내왔다.
대구가 얼마나 크던지! 바지게에 지고 왔다. 배를 가르면 검은 막에 싸인 광주리 하나 가득, 알 보가 나온다. 대구알젓 만들기 위해 소금을 뿌려 독에 넣어 저장한다.
머리뼈 연한 부분을 잘게 저며서 다지고, 아가미와 함께 염장(鹽藏)하면 몇 달 뒤에는 대구 아가미 젓이 된다.
살은 포(脯)를 떠서 말려 전을 부치거나 골뱅이에 채로 친 대파와 함께 버무리면 술안주가 된다. 요즘도 을지로 2가 속칭 쌍룡골목에 가면 대구포가 든 골뱅이 파 무침을 골 맛볼 수 있다.
남은 서더리와 뼈는 가마솥에 넣고 푹 고아, 대구탕 국물을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敬老)잔치를 한다.
정치망(定置網)어장
예부터 주문진에는 알부자가 많았다. 정치망(定置網)어장을 가진 어부들이다. 년 중 만선이니 부자가 될 수밖에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근처 바다에는 먹이가 풍부하여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대구는 주문진 인근 해역에서 많이 잡힌다.
먹이가 좋으면 맛도 좋다. 같은 무게의 광어 값이 서해산은 1냥이라면 남해산은 2냥이고 동해산은 3냥이다.
대구는 찬물을 좋아한다.
대구는 한대성의 심해어류다. 오오츠크 해에서 지내다가 겨울철에 진해만 연안까지 내려와 산란을 한다.
북대서양 스칸디나비아 반도주변 해역이 대구의 회유무대이며. 최북단 부동항 베르겐은 거점항구다.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항구는 대구잡이 어선들로 분주하다
에스키모 어린이가 칭얼댄다. 이때 할머니들이 선반에서 홍시를 꺼내 주듯이, 말린 대구 눈알을 주면. 금방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맛이 좋고 영양분이 많은 생선 눈알은 어린애들 몫이다. 눈깔사탕(fish eye candy)도 대구 눈알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북극곰에게는 혹독한 추위를 견디는데 대구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대구와 연어는 에스키모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다.
이순신 장군과 대구의 인연
이순신 장군이 조정에 올린 장계는 간단명료한 여덟 글자뿐이었다.
상유십이(尙有十二)
순신불사(瞬臣不死)
이순신 장군 어록에서
집안이 나쁘다고 탓 하지마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랐다.
머리가 나쁘다 탓 하지마라
나는 첫 시험에서 낙방하고
서른둘에 겨우 과거에 급제하였다.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 하지마라.
나는 14년 동안 변방 오지에서
말단 장교로 복무 하였다.
윗사람 지시라고 탓하지 마라.
나는 직속상관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을 당할 뻔 했다.
허약한 몸을 탓 하지 마라
나는 평생 동안 위장병과
전염병으로 고통 받았다.
기회가 없다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나라가 위태롭게 되자
마흔 일곱에 통제사가 되었다.
조정의 지원이 없다고 낙담 하지마라
나는 논밭을 일궈 군자금을 만들었다.
그래서 오합지졸을 강한 군대로 만들었다.
위에서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 하지 마라
나는 임금의 오해와 의심을 사서
그 간의 공적이 사라지고 옥살이를 해야 했다.
배가 없다고 절망하지 말라
열두 척의 낡은 배로 133척을 막았고.
스물세 번 싸워 스물세 번 이겼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해안의 포구에서는 대구가 많이 잡혔다. 이순신장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해안 포구, 거제 다대포 마산포 진해 장승포 등은 만의 입구가 좁고 수심이 얕았다. 그리고 유속도 느려. 대구가 산란하기 좋은 장소다.
왜선은 조선의 판옥선과 달리, 장거리 행해에 적합하게 선저를 깊게 만들었다. 그 점을 이용했다.
대구의 회유통로에서 족집게 같이 목을 지키고 기다렸다가 적은 병력으로도 손쉽게 왜군을 격파하였다.
1. 옥포해전 : 최초승리, 거제 옥포 (아군부상 1명 적선 44척 침몰 )
2. 합포해전 : 경남 마산시 산호동 (아군 피해없음 적선 5척 침몰)
3. 적진포해전 : 경남 고성군 거류면 당동리(일설은 통영시 광도면 덕포리 적덕마을, 아군 피해 모름 적선 13척 파손)
4. 사천해전 :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왜성 근처 (아군 피해 모름 적선 13척 파손)
5. 당포해전 :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아군 피해 모름 적선 21척 파손)
6. 당항포해전 : 경남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리 ( 아군피해 없음 적선 26척 파괴)
7. 율포해전 :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율천리 ( 아군피해 없음 적선 7척 파손)
8. 한산대첩 : 경남 통영시 한산면 ( 아군피해 없음 적선 59척 파손)
9. 안골포해전 : 경남 진해시 안골동 (아군피해 없음 적선 20척 파손)
10. 장림포해전 :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아군피해 없음 적선 6척 파손)
11. 화준 구미해전 : 부산시 사하구 몰운대 인근 (아군피해 모름 적선 5척 파손)
12. 다대포해전 :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 아군피해 모름 적선 8척 파손)
13. 서평포해전 :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 감천항 (아군피해 모름 적선 9척 파손)
14. 절영도해전 : 부산시 영도구 (아군피해 모름 적선 2척 파손)
15. 초량목해전 : 부산시 동구 초량동 (아군피해 모름 적선 4척 파손)
16. 부산포해전 : 부산시 동구 좌천동 ( 6명의 조선수군 사망함, 25명이 부상 적선 130척 파손)
17. 웅포해전 : 경남 진해시 웅천동 ( 왜군 100여명 사살 )
18. 제2차 당항포해전 : 경남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리 ( 아군피해 없음 적선 30척 파손)
19. 장문포해전 : 거제시 장목면 장목리
20. 어란포해전 : 전남 해남군 송지면 어란포
21. 벽파진 해전 : 전남 진도군 고군면 벽파진
22. 명량해전 : 전남 해남군 문내면, 진도군 녹진리 (13척-133척 조선수군 손실부상자 2명 일본 31척 격침)
23. 절이도해전 :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
24. 장도해전 : 전남 순천시 장도
25. 노량해전 : 경남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 (이순신 장군이 사망. 10명의 조선 수군 사망, 적선 200여척 격파, 적군 4만 사망)
대구 육포는 전투 식량이었다.
오랜 전란으로 농사지을 겨를이 없어 알곡이 부족한 상태여서 말린 대구포가 수군의 전투식량(씨레이션)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끔 육포(肉脯)도 있었으나 양이 적어 주로 생선을 말린 어포(魚脯)를 사용했다. 배고픈 병사들에게 대구포는 애국을 한 샘이다.
서해에 사는 대구
특이하게도 우리나라 서해안에는 북양대구보다 체구가 작은 왜대구가 살고 있다. 이름에 왜 자가 붙으면 몸집이 작다는 뜻이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서해 산 왜대구 보다 동해에서 나는 것을 훨씬 비싸게 판다.
수산 학자 정문기(鄭文基) 박사는 그의 저서 ‘수산학’에서, 왜대구는 육봉 하천같이 북쪽이 막혀, 찬물이 내려오지 않는 서해로 잘못 들어와 먹이 부족으로 왜소하게 자란 것이라고 했다.
산란기가 대구와 달라 다른 종이라는 학자도 있었으나, 환경에 따라 산란기가 달라질 수 있고, 오랫동안 먹이가 부족한 상태에서 적응하다 보니 종자가 작아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종을 식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척추마디 수’가 동일하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허주의 아침산책
홍혜걸의 우환 폐렴 주의사항
첫댓글 9. 안골포해전 : 경남 진해시 안골동 (아군피해 없음 적선 20척 파손)
10. 장림포해전 :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아군피해 없음 적선 6척 파손)
11. 화준 구미해전 : 부산시 사하구 몰운대 인근 (아군피해 모름 적선 5척 파손)
12. 다대포해전 :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 아군피해 모름 적선 8척 파손)
13. 서평포해전 :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 감천항 (아군피해 모름 적선 9척 파손)
14. 절영도해전 : 부산시 영도구 (아군피해 모름 적선 2척 파손)
15. 초량목해전 : 부산시 동구 초량동 (아군피해 모름 적선 4척 파손)
16. 부산포해전 : 부산시 동구 좌천동 ( 6명의 조선수군 사망함, 25명이 부상 적선 130척 파손)
17. 웅포해전 : 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