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리.mp3
♬ 미투리
이용구 작사/ 김근동 작.편곡/ 가수 홍주현(홍주)
어찌살라고 나어이 그먼길을 홀로 가시나이까
검은머리 흰머리되어 내손잡고 함께 가시자더니
못다피운 사모의정 죽어도다 적지못해
아마도 나는 그럴겁니다
한~올 한~올 한올 내머리~풀어 눈물담아 만든 미투리
살랑춘풍이 불기도전 님아 어이두고 가시나이까
떠나시는 외로운길 가슴에꼭 품어안고
부디 나를 잊지마세요
꿈에라도 한번 나를 돌아봐주세요 손꼽아 님을 기다릴께요
눈물 채우며 저하늘 달이되어 님오실 그길 비추렵니다
에루화 어화 에루화~
원이 엄마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1998년 안동시 정상동의 택지개발지구에서 발견된 무덤,
고성 李氏 이응태(1556~1586)의 무덤 속에는, 먼저 세상 떠난 남편을 향한 아내의 애끓는
망부 심정이 담긴 편지와, 남편의 회복 기원으로 자기 머리카락과 삼(麻)을 엮어서 만든
한 켤레의 아름다운 미투리가 발견되었다. 신발 길이 23㎝, 볼 너비 9㎝ 정도
< 신발을 쌌던 한지에는 고성 이씨가 신어보지 못하고 죽었다는 글이 적혀 있다. >
KBS TV 역사스페셜은 ‘조선판 사랑과 영혼’프로그램으로 방영하였고,
무덤이 발견된 자리에는 ‘아가페’ 동상이 세워졌다.
그리고 안동댐에는 월영교라는 아름다운 목조다리가 세워지고
다리 끝에는 미투리 모형으로 정자를 만들어 기념하고 있다.
23개 언어로 28개국에서 발행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2007년 11월 호에 이 사연과 사진이 Locks of Love 제하로 게재되었다.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무(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갖고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
< 원이 아바님께 병슐(1586년) 뉴월(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로 시작되는 연서(戀書)
편지글(思夫曲)을 쓴 이는 고성(固城) 이씨 이응태(李應台)의 부인이다.
당시 안동지역의 유력한 집안 자제이던 이응태가 1586년 31세의 나이로 숨지자,
가로 60㎝, 세로 33㎝ 크기의 한지에 깨알같은 언문으로 쓴 뒤 남편의 관 속에 넣어 두었다.
1998년 4월, 택지 개발 도중 무덤이 발굴되며 412년 만에 남편을 향한 연서가 햇빛을 보았다.
원이 엄마는 자신의 일념을 짚신에 바친 헌신과 사랑으로 보여주었다.
한 올 한 올 그렇게 엮으면서 치유의 기도를 바쳤던 것이다.
사랑의 힘?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끊임없이 솟아나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싶은 생각을 의미한다.
끝까지 돌봐 주고 싶으며, 또한 함께 하고 싶은 의지의 마음이다.
그래서 사랑은 주고 또 주어도 더 주고 싶은 마음, 즉 미진의 마음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위한 이기심이며,
지속될 수 없는 어느 한 순간의 감정으로 지나가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