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와 우리몸의 낮선 상식들
과학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어느 덧 평범한 상식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재미있게 접한 이야기들 몇 가지를 적습니다.
* 피는 빠르다
심장에서 뿜어진 피는 발끝까지 가는데 1초도 채 걸리지 않는 답니다.
크기를 고려한다면, 거의 우주선 속도라네요.
가끔 단전호흡하시는 분들이 기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몸 어딘가에서 서서히 흘러가는 모습을 이야기하신다면... '낙오한 혈액/림프액'...인 셈입니다. 우리 눈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슝~! 하는 사이에 발끝까지 이미 가있다니까요...
* 인간은 단일생명체가 아니다
우리 몸의 세포수를 대략 3조개 이상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공생/기생하고 있는 생명체의 수는 그보다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 생명체가 내 몸에서 없어지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내것인듯, 내것아닌, 내것같은 너~ 입니다.
회사라면... 정직원보다 파견직/알바가 더 많이 근무하고 있는 셈입니다.
나라라면... 자국민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살고 있는 셈이구요.
* 미토콘드리아는 대장균에게서 훔쳐온 세포기관이다
우리 몸에는 대장균과 같은 외래 생명체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내 몸에서 같이 살던 넘을 아예 내 일부로 흡수한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미토콘드리아'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지구에 있는 거의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기도 하죠.
DNA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는 대장균류와 흡사한데, 진화의 과정에서 아메바 수준의 단세포 생명체일때 외래 세균의 DNA를 흡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새로 세포를 만들때 복제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1967년에 처음 이 학설을 주장한 분은 논문도 거부당하고 힘든 시절을 보내셨다고 하네요. 당시에는 DNA 분석도 없었으니... 어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그러한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셨을런지... 궁금합니다.
지금이야... 그냥 DNA 분석하면 며칠이면 알 수 있는 세상입니다만...
* 장에는 제2의 뇌가 있다
장에는 거대한 거의 두뇌에 비견될만한 신경다발이 있는데, 최근까지는 두뇌에서 내리는 명령을 해석/수행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하지만 단지 그러한 역할만을 위해서 존재한다기에는너무 컸다네요.
암튼, 그래서 제2의 뇌라고도 불렀답니다.
최근에 밝혀진바로는 장의 제2의뇌에서 머리의 두뇌에 명령을 내린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여태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입니다.
두뇌와 장의뇌 사이에는 고속도로에 비할수있는 넓고 빠른 신경통로가 있다고 합니다. 두뇌에서 다른 부분으로 뻗어나가는 신경망에 비하면...
* 야식을 시키고 있는 건 내가 아니다. 뱃속의 미생물이다.
무언가가 먹고 싶을 때, 우리는 스스로 능동적으로 음식의 종류를 고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장에 살고있는 미생물이 먹고 사는 종류의 음식을 장의 제2의뇌에서 두뇌에게 전달하고, 두뇌는 다시 구체적으로 음식의 이름으로 바꾸어서 생각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결국 장에 어떤 미생물이 사느냐에 따라서... 장의 미생물이 요구하는 영양소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음식물을 시키는 셈입니다.
나의 의지박약함을 탓하지말고... 내 장속에 있는 입주민들 - 미생물들-을 싹 다 바꾸어보셔요~!
* 내장에 있는 지방은 내장지방... 흉부에 있는 지방은?
내장에만 내장지방이 있는것이 아니라, 갈비뼈 안에도 지방이 있습니다. 장 주위에 위치한 지방은 장근막 사이를 가득 채워서, 장의 운동을 방해해서 소화를 더디게하고 변비를 만듭니다. 그리고 지방은 혈액의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온도가 낮아서, 아랫배의 체온을 같이 떨구게 됩니다. 아랫배에 살이 많다면... 아랫배도 당근 냉한 겁니다.
흉부의 지방은 심장 주위의 공간을 채우고, 혈관을 고정시키고, 심장을 약하게 뛰게 만듭니다. 역시 심장과 그 주위 혈관의 체온을 낮추는 작용도 하게 됩니다.
옛 분들이 화병이라고 불렀던 증상이 여기서 오는 것이겠죠.
* 머리카락의 색은 햇빛의 강도에 의해서 달라진다
머리카락의 원래 색은 블론드/브라운/블랙이 아니라... 백색/무색입니다.
머리카락에 색이 있는 것은 외부에 대한 보호색이자, 태양의 자외선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태양빛이 강한 곳에 사는 사람은 검정, 덜 강한 곳에 사는 사람은 갈색, 약한 곳에 사는 사람은 금발에 가까워집니다. 점점 연해지죠.
그리고 태양빛이 강한 곳에 사는 사람은 모발의 굵기도 굵습니다. 덜 강한 곳에 사는 사람은 중간굵기, 약한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얇아집니다.
모두 태양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기 위함이죠.
* 머리카락은 솔방울같이 생겼다
머리카락의 모양을 그려보라고 하면 다들 실선을 그을 겁니다. 구조를 상세하게 그려보라고 하면 아마도 원기둥/빨대의 형태를 그리겠죠.
머리카락의 실제 생김새는 솔방울과 같이 생겼습니다.
솔방울은 비가오면 닫히고, 건조하면 열립니다. 그리고 씨를 뿌리죠...
머리카락 역시 습도에 대해서 반응을 합니다. 습하고 건조할 때 솔방울이 스스로 개폐하듯이, 머리카락도 그렇습니다. 비 오는날과 건조한 날 머릿결이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하나 능동적으로 머릿 속 열기도 수분과 함께 배출할 수 있습니다. 이때 머릿 속에 과하게 걸린 압력을 빼는 작용도 하죠.
요즘같이 눈과 두뇌를 혹사하면서 살고 있는 시대에는... 우리 몸에서 특히 중요한 정화기능일 수 있습니다.
염색에 대해서는... 그래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어쩌면 저한테만 신기했던 과학이야기일수도 있겠습니다.
상식의 수준이... 단지 넓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점점 더 높아지고 깊어지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